하버드 사랑학 수업 -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1월
구판절판


나는 내 상대가 신데렐라 이야기의 중요한 메시지, 즉 공주의 옷차림 뒤에는 평민 아가씨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했으면 합니다. 무도회가 끝난 이후에도 뒤치다꺼리가 필요한 생활이 있다는 걸, 그리고 아무리 소소한 판타지라 해도 인생은 그에 미치지 못하리라는 걸 그가 알았으면 합니다.-115쪽

튕기기는 전략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확신하지 못할 때 하는 행동이다.-116쪽

혼자 살아나갈 힘이 있다고 해서 사랑이 더 쉬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연인의 존중을 불러올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이 사랑이라는 높이뛰기의 바bar를 높이 걸게 해줄 것입니다. 여러분이 대충 타협하지 않게 해줄 것입니다. 여러분을 갖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죠. 기준을 높게 잡으면 여러분은 튕기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갖기 어려운 사람이 됩니다. 남자들이 최고의 노력을 바쳐야 한다는 의미에서요. 여러분은 남자들이 갖고 싶은 여자가 되기 위해 의도적으로 튕기는 척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으로 갖기 어렵다는 점에서 여러분은 갖고 싶은 사람이 됩니다. 이것은 게임이 아닙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관계보다는 차라리 혼자인 편을 택하겠다는 결단입니다. -124쪽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남자와의 관계에서 여러분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것뿐입니다.-127쪽

내 남자가 이랬으면 좋겠다는 소망의 씨앗은 우리에게서 나온 것이기에 말 그대로 그 남자 '이상'입니다. 물론 우리는 이 점을 잘 깨닫지 못하죠. 우리는 남자가 지닌 매력이 그 남자가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남자가 섹시하거나 멋진 이유는 그가 다른 남자들보다 어딘지 더 낫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죠. 그를 꽃미남으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욕망이라는 걸 알지 못합니다.-143-144쪽

첫인상에 좌우되어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은 무모하며 이런 욕망은 믿을 수 없는 것으로 흔히 치부되곤 합니다. 그렇다고 '그것'의 끌림을 무시하라고 말하는 것은 욕망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요인을 간과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151쪽

위기와 장애가 없는 관계란 없습니다. 우리는 다들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우리 무의식은 이런 문제를 촉발하는 남자를 고르는 데 선수입니다. 한 남자를 내 삶 속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의 문제들까지 같이 초대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그를 있게 한 그의 개인적 역사까지 초대하는 것이죠. 우리는 그의 과거의 유령들을 지금의 연애 한복판으로 불러냅니다. 이런 일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하죠. 두 사람의 문제가 충돌하면 그 결과는 대단히 파괴적일 수도 있습니다. -180쪽

그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신 때문이 아니라고' 여러분을 안심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그건 당신과 거리를 두고 싶어서가 아니라 당신을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상대를 더 사랑하기 위해 고독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이런 이들은 여러분과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혼자 지내는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184-185쪽

자신을 고통의 가능성에 노출하지 않는다면 사랑에 도달할 방법이 없습니다. 열정을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무엇으로 바꿀 방도가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안타까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는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받는 사랑이야말로 엄청난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슬픔은 피할 수 있겠지만 가장 심오한 인간의 잠재력을 실현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198-199쪽

잃어버린 연인의 기억은 끈질기게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기억을 지우려 할 것입니다. 그를 잊으려고 일에 파묻혀 살 수도 있습니다. 다른 도시로, 심지어는 다른 나라로 이주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진심으로 내 인생을 살 수 있을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어느 날 친숙한 음악을 듣게 됩니다. 여름 폭우 뒤에 시골길의 냄새가 어땠는지 불현듯 떠오르면서 추억이 물밀듯이 밀려듭니다. 과거에서 도망치는 데 온 힘을 쏟아부었다 해도 과거는 우리의 방어 태세가 느슨해졌을 때 우리를 덮치는 재주가 있습니다.-208-209쪽

3년 전에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힘들다고요? 그이만 한 사람을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아 두렵다고요? 그 기분 잘 알지요. 하지만 더 근사한 사람을 만날 운명이 예정되어 있을지 누가 압니까? 여러분이 슬픔에 휩싸여 있을 때는 이런 소리가 전혀 들어오지 않겠죠. 그러나 이 사람이 멋지다고 해서 그보다 더 멋진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기 고유한 방식으로 빼어나고, 남들과는 조금씩 다른 광채를 발하게 마련이죠.-222-223쪽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열정이 이끄는 대로 섹스를 할 때 더 즐거운가요 아니면 '여자가 잠자리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 12가지'같은 매뉴얼을 명심하며 섹스할 때가 더 즐거운가요? 이런 지침서에 집착하다보면 틀림없이 섹스하고 싶은 생각도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애에 12가지 매뉴얼을 적용한다는 발상은 섹스지침서만큼이나 우스운 생각입니다. 섹스는 실리적으로 접근할수록 더 즐기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랑도 섹스만큼이나 제어 시스템 같은 것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에로스는 대단히 비이성적이죠. 사회 개선이니 진보 따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사랑은 진화의 명령을 따르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안녕에도 관심이 없으며 사랑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려는 모든 노력을 무시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우리가 사랑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싶어하는 이유죠. 사랑이 그토록 기쁜 것은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227-228쪽

애정에 생기를 부여하는 것은 노력이 아니라 일정한 거리입니다. 근사한 것들로 채워나갈 공간이 연인들에겐 필요하다는 거죠. 물론 이 공간은 친절과 신뢰 같은 것들로 보강되어야 합니다. 또한 연인을 잃을 정도로 너무 먼 거리여서도 안 됩니다. 편안한 친밀감이 필요한 때가 있고 강렬한 융합의 에너지가 긴급히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계가 오래 지속되려면 이런 융합의 에너지를 극대화해줄 일정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235쪽

그의 최선에 내가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236쪽

열린 마음이야말로 사랑이 빗나갔을 때를 대비한 최선의 방어책입니다. 그것은 사랑이 옆길로 비켜났을 때 우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보호해줍니다. 그리하여 더 만족스러운 관계를 이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열린 마음은 용기 부족 때문에 실패하는 사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줍니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대신 영원히 마음을 열어놓겠다고 약속하는 게 더 나은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더 솔직해지고, 그러므로 더 깊이 사랑하게 될 테니까요.-240-241쪽

자신의 강인함에 대해 미안해하지 마십시오.
이 말은 주문처럼 외우고 다녀도 좋습니다. 내가 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자란 사실 때문에 괜히 미안해하지 마세요. 괜찮은 남자라면 억지로 꾸며낸 여성스러움이나 의존적 태도보다는 이런 자질을 더 원할 수 있습니다. 여성을 비하하는 것으로 자신의 남성성을 확인받는 남자만큼 한심한 인간도 없습니다. 누가 이런 남자를 필요로 하겠어요?-249-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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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리 루티 라고요!
    from 마지막 키스 2017-03-15 10:09 
    오늘 아침 알라딘을 열고 어떤 신간이 나왔나 검색을 해보다가 제목부터 흥미로운 책을 똭- 만났다. 오오, 이거 재미있겠는데? 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는데, 어라? 저자의 이름이 낯익다? 마리..루티? 접힌 부분 펼치기 ▼ [책소개]진화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남녀에 관한 유해한 이분법을 비판한 책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꽤 진보했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철저하게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믿는다. 게다가 그 믿음을 일반 대중들에게 끊임없이 공유
 
 
2014-03-08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10 09: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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