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사건은 잘 맡지 않으면서 재벌 총수 사건은 왜 맡는가? 우선, 돈이 된다. 수임료가 엄청나다. 그리고 국가가 소송의 주체가 되는 형사사건에는 손해를 보는 자가 없다. 재벌 총수에게 무죄를 선고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더라도 직접적으로 손해를 보는 당사자는 없다. 다만 법적 정의가 사라지고, 사회 질서와 도덕이 무너질 뿐이다. 사회 전체로는 엄청난 손실과 비용이 따르는 행위지만 당장 손해를 입는 사람은 없다. 여론의 비난은 잠시 참으면 되고 시간이 지나가면 해결된다.-81쪽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핸드폰 문자 해고'로 유명한 2004년 외환카드 노동자 정리해고 당시에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을 총괄하면서 노사 대책도 책임졌다. 이때 김앤장은 정리해고 통보를 문자로 보내더라도 법률적인 효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 후 핸드폰 문자 해고와 사내 컴퓨터 이메일을 활용한 해고 통보는 기업이나 금융권의 구조조정 매뉴얼이 되었다. 정리해고자들이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하자 변호사 5명, 노무사 1명을 동원해 론스타가 대주주로 있는 외환은행의 방패가 되어 주었다. 이들 해고자는 대법원까지 소송을 계속했지만 패소했다. 대법원에서는 '심리 불속행'으로 재판마저 제대로 받지 못했다.-230-2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