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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 Connor - Sexy As Hell [Enhanced CD]
사라 코너 (Sarah Connor)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10년 5월
품절
가사집을 펼치니 이런 사진들 옆에 가사들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마치 성인용품을 파는 동네 골목의 간판을 보는 것 같은, 그런 색감이라고 해야하나.
오, 사라 코너. 당신은 정말 이런 배를 가지고 있습니까? 이렇게 예쁜 배를? 물론 가사집에 배 사진이 왜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큐트하게 입은것 같으면서도 농염한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아마 사라 코너만이 할 수 있을것이다.
그렇지만, 사라 코너의 이번 앨범은 실망스럽다. 마치 노련한 아이돌이 만들어낸 음악같달까. sexy, touch, fantasy.. 이런 단어들이 노래속에 들어가있다고 해서 그것이 궁극적인 성인 여자의 마음을 표현해줬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기존 앨범에서 i wanna touch you there 라고 속삭여서 내 온몸을 부들부들 떨게 만들던 사라 코너는 대체 어디로 자취를 감춘걸까. 그저 능숙한 신음소리로 노래를 가득 채우면, 그것이 성숙한 여자의 모든것이라고 생각하는걸까. 남발하는 신음소리는 끈적한 그녀의 목소리로 불렀던 전의 앨범에 비해서 다소 실망스럽다.
노래중에 『TOUCH』란 곡은 가장 만족스럽기는 하다. 가사도 touch 란 단어가 여러차례 나오고 그 뒤로는 ah~ 하는 소리만 들린다. 게다가 간혹 근육질의 흑인 남성의 것으로 상상되어지는 코러스는 심장박동을 빠르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앨범의 노래들이 그 전 앨범만큼 내게 만족을 주기에는 갈 길이 멀다. 두번째 트랙의 『under my skin』은 동방신기의 노래와 같아서 나는 깜짝 놀라서 앨범 자켓을 열고 해설을 읽어봤다. 혹시 동방신기의 노래를 샘플링했다든가 리메이크 한건가 싶어서. 그러면 사라 코너를 아예 안 들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 두 노래가 같은 노래인건 맞는데 노래를 만든 사람이 다른 버젼으로 동방신기와 사라 코너에게 준 듯 하다.
일전에 문학평론가 신형철은(좋아합니다, 숭배합니다, 신형철님), 동방신기의 노래 가사를 예로 들면서, 그 기획사에는 가사교열부가 필요해 보인다는 말을 했던적이 있더랬다. 그동안 그 기획사는 샘플링에 리메이크를 아이돌들을 통해 많이 들려줬다. 내 생각엔 가사교열부는 물론, 창의력 교육반도 필요한것 같다. 사람들이 듣기에 좋은 음악을 제대로 '창조'해낼 줄 아는 작곡,작사가가 필요한게 아닐까. 뭐, 하고나니 이건 딴소리지만.
touch, 라고 나올때는 쉽게 들리는 단어이니만큼 따라불렀지만 그러나 i wanna touch U there 처럼 이 앨범에 푹 빠지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녀는 너무 많이 선을 넘었고 도를 지나친것 같다. 그러지 않았아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는데 말이다.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