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그 이유가 어떻든 죽고 싶지 않은 거야. ‘공포‘ 때문이라고." 그러고는 타인의 공포를 강조하는 몸짓보다 더 정력적인 긍정의 몸짓으로 덧붙였다. "내가 군 복무를 다시 하지 않은 것도 ‘정말이지 공포‘ 때문이라고!" - P95
전쟁은 중심 도시들을 여성들만 있는 곳으로 만들어 동성애자들에게 절망을 안기지만, 반대로 그들이 스스로 공상을 지어낼 만큼총명하며, 그러나 그 공상의 기원을 꿰뚫어 보고 인식하고 자기를 판단할 만큼은 총명하지 않다면 이런 동성애자들에게 전쟁은 열정적인 소설의 공간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어느 해에 모든 사람들이 디아볼로* 놀이를 했을 때처럼 몇몇 젊은이들이 단지 스포츠 모방 정신에서 군에 지원했을 때, 생루에게 전쟁은 그의 보다 구체적인 욕망 속에서, 그러나 이데올로 - P110
기라는 구름에 가려진 욕망 속에서 자신이 추구한다고 상상하는 이상형에 한층 더 가까웠다. 여성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순전히 남성들로 구성된 기사단에서 그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동으로 섬기는 이상이었다. 거기서 그는 당번병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고 부하들에게 열광적인 사랑을 불러일으키면서 죽어 갈 수 있다. 이처럼 그의 용기에는 비록 다른 많은 요소들이 들어 있었지만, 그가 대귀족이라는 사실과 또한 알아보기 힘들고 조금은 이상화된 형태로 샤를뤼스 씨의 관념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여성적인 것이 전혀 없는 남성의 본질이었다. 게다가 철학과 예술에서도 유사한 두 관념이 전개되는 방식에 의해서만 가치가 있듯이, 또 크세노폰에 의해 서술되었는가, 아니면 플라톤에 의해 서술되었는가에 따라 크게 다르듯이, 나는 그들이 그런 점에서 서로 닮았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밝은 색 넥타이 매기를 꺼리는 샤를뤼스 씨보다는 지극히 위험한 곳으로 떠나기를 청하는 생루를 무한히 찬미한다. - P111
샤를뤼스 씨로 말하자면 그의 경우는 성 정체성에 연유하는 약간의 차이를 제외하고 사랑의 일반 법칙에 포함된다. 비록 그가 카페 왕조보다 더 오래된 가문에 속하는 부유한 존재이며 상류 사회가 덧없이 추종하는 존재라 해도, 또 모렐이 비천한 존재이며, 샤를뤼스 씨가 내게 말했듯이 모렐에게 "난 왕족이라네. 자네의 행복을 비네."라고 말한다 해도 아무 소용 없는 일로, 모렐이 굴복하지 않는 한 여전히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모렐이었기 때문이다. - P249
알베르틴과 생루는 자주 내 건강을 걱정하면서 "병약한 당신"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죽은 자들은 바로 그들이며, 하나는 참호 앞에서 다른 하나는 시냇물에 떠다니는*** 그들의 마지막 이미지를, 나는 사실 그렇게 짧은 간격에 의해 분리된 그들의 첫 번째 이미지와 비교할 수 있었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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