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그러니까 이 쪽은 차라리 낫습니다.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의 단점이 그대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청춘 -ㅠ-), 그래도 최소한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에는 [샬로트 게임]이 있습니다. 두 권을 통틀어 유일하게 건질 만한 에피소드가 이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 한 편뿐이라면 저는 별로 불만을 제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오히려 칭찬을 늘어놓았을 겁니다. 아아, 이 한 편만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의 코코아 이야기는 그야말로 쥐어짜낸 듯한 인상을 주는데(그 용기를 데우려면 본문에서 말한 다른 예시들보다 더 시간이 걸릴 겁니다) 비해, 이 이야기의 전개는 자연스럽고 욕망에 충실하며 유머가 있습니다.
후반의 전개에 대해서는 그냥 말을 말기로 하고, 그래도 여전히 이 책이 전권보다 낫습니다. 물론 단것의 퀄리티는 더 떨어져서, 제발 과일 얹은 것들 좀 고만 먹으라고 날뛰고 싶습니다만 마지막 트로피컬 파르페의 *위용*을 보고는 그야말로 입맛을 잃었습니다.

높이가 30센티미터는 될 것 같았다. 거꾸로 된 원추형 파르페 그릇에 색색가지 과일이 담겨 있고 사이사이에 생크림과 요구르트, 젤리, 콘플레이크가 채워져 있었다. 생크림과 요구르트는 흰색, 젤리는 빨간색, 색색의 과일이 다섯 개의 층을 이루는 가운데 사이사이 박혀 있는 시리얼이 아름다운 줄무늬를 만들어냈다. 그릇 가장자리에서부터 위로 생크림이 올려져 있고 망고, 파인애플, 레몬, 복숭아, 바나나, 수박까지 빙 둘러 꽂혀 있었다. 원추형 크림 꼭대기에는 클럼베리와 블루베리가 한 알씩 장식되어 있었다. 이 산 가운데에는 공 모양의 아이스크림이 숨어 있을 것이다.
아아, 레몬에서 '클럼베리' 까지 그저 완벽합니다. 보통은 넣지도 않는 것을(시트러스 파르페가 아니라면야...) 굳이 넣었다고 쓴 작가나 사전 한 번, 웹 한 번 안 뒤져보고 크랜베리를 클럼베리라고 쓴 번역자나 정말 훌륭합니다. 안 먹어, 안 먹는다고. 소녀라면 파르페라는 구태의연한 발상부터 수박이 물기가 많고 아삭아삭하니 유제품인 크림과 안 어울릴 거라는 발상까지, 그저 완벽할 따름입니다. 너 주위에 여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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