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식탁 - 독성물질은 어떻게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나
마리 모니크 로뱅 지음, 권지현 옮김 / 판미동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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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식탁 : 우리는 매일매일 독을 먹고 있다!


책 제목과 표지가 인상적이다. 요즘 식품에 대한 위험성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기에 이 책도 그런 이야기를 다룰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알고 먹으면 세상에 먹을게 어디있겠냐는 생각도 함께 모르는게 약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게된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은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인간이 건강이나 환경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것이 정치, 경제, 규제 기관의 논리입니다."


지난 수십 년 간 암, 백혈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불임, 자가면역질환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인도, 칠레 등 10개국에서 50명의 과학자, 활동가, 규제 기관 대표들과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2년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우리 일상을 점령한 수만 개의 화학물질이 그 질병의 주요 원인임을 밝힌다.


또한 밭에서 쓰는 농약에서부터 식탁 위의 플라스틱 용기까지 먹거리가 생산되는 방식을 거슬러 올라가 우리의 '일용한 양식'을 '일용할 독'으로 바꾼 정치, 경제, 규제 기관의 시스템을 낱낱이 파헤친다.

우리가 지금껏 애써 무시하며 눈감고 먹고 있던 것들은 결코 모르고 먹어야하는 것들이 아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숨겨진 시커먼 비밀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어쩌면 알고 먹으면 세상에 먹을 것 하나도 없다며 그냥 먹으라고 하는 말도 그냥 나온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이 책은 식탁의 특정제품을 먹지말라는 것보다는 조금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농장에서 태어나 농사꾼의 딸로 자란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기에 설득력 있게 들린다. 농약때문에 생긴 질병. 농약이 물, 공기, 음식을 오염시킨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미국의 다국적기업으로 제초제를 생산하는 '몬산토: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을 다큐멘터리와 책으로 발간한 저자의 또 다른 이야기다.


농부 폴 프랑수아는 몬산토의 제조체 라소를 흡입해 급성중독에 빠졌고 몬산토를 상대로 소송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업은 이를 부인하고 결국 소송은 기업의 손을 들어주었다. 저자는 이는 화학 산업과 공권력이 사탕발림으로 덮고 넘어가려는 것이라 말하며 농약이 독이라는 사실을 피력한다. 농약은 인간이 다른 생물체를 해하거나 죽이기 위해 만들어 고의적으로 자연에 방출한 유일한 화학제품이라는 말에 다시한번 농약의 심각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살충제가 우리의 생명을 파괴하는 살생제가 되는 구체적인 이야기들도 들려준다. 해충을 죽이기 위해 뿌려지는 농약들이 결국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매일매일 독을 먹고 있다!"


- 전쟁에서 쓰던 화학무기가 농약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 병충해 '킬러'에서 식물 '약제'로 변신한 농약을 사실 해충보다 인간에게 더 큰 타격을 준다?

- 일일섭취허용량, 잔류농약 최대 허용치 등 독성 규제 기준은 화학 기업과 결탁한 과학자와 규제 기관들이 합작하여 만든 개념이다?

- 공권력의 의도적인 침묵으로 발암물질인 아스파르탐이 현재 6000개의 식품과 300개 이상의 의약품에 첨가제로 쓰이고 있다?

- 플라스틱 용기, 통조림과 음료수 캔, 젖병 등에 들어 있는 비스페놀A는 불임을 불러일으키고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책에서 제기하는 의문들은 간과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그냥 눈감고 지금처럼 먹을 수는 없는 내용들에 자리를 바로잡고 책을 보게 한다.

아스파르탐! 아이들이 좋아하는 감자칩, 시리얼, 음료수, 껌뿐 아니라 술에도 들어있다. 6000여개의 식품과 300개 이상의 의약품에 첨가제로 쓰이고 있다고 하니 대부분의 제품에 쓰이고 있는 것이다. 설탕보다 200배나 높은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 그런데 이 독성화학물질이 제조 기업과 결탁한 규제 기관들의 묵인 하에 사용 승인되어 현재 약 2억 명의 인구가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몸에 이렇게 나쁜 것임을 알면서도 섭취허용량만 지키면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말로 판매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 외에도 PVC, 비스페놀A, PCB등 문제가 드러나 일부 품목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물지들이 어떤 품목에서는 여전히 쓰이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 무엇이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지 저자는 그런 것들에 주목하며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보라, 더이상 어쩔 수 없다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듯하다.


"물에 퍼져 있는 독을 흡수한 플랑크톤을 초식동물이 섭취하고 그 초식동물을 작은육식동물이 먹어치우며, 작은 육식동물은 대형 육식동물에게 잡아먹힌다. 우리의 식탁에는 하위 포식자들이 축적한 모든 오염물질이 올라온다."


"그런 일을 할 과학자들을 어떻게 찾느냐? 돈을 주고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몸 파는 과학'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왜곡된 연구 결과가 규제 기관에 전달되고, 규제 기관은 그 결과를 그대로 믿는다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이것이 독성이 강한 물질들이 우리 환경, 먹을거리, 논바, 공장을 수십 년 동안 오염시킨 방법입니다."


"일일섭취허용량을 과학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리스크의 범위를 나타내는 값이 아니라 허용 범위니까요. '허용 범위'란 사회적이고 규범적이고 정치적 혹은 상업적인 개념입니다.

누구를 위해 '허용할 수 있다'는 겁니까?

이 개념 뒤에는 얻는 이익에 비해 리스크를 허용할 만한가 하는 질문이 늘 숨어 있습니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도처에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프탈레이트처럼 임산부가 절대로 피해야 하는 물질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포장재와 랩, PVC로 만든 물건뿐 아니라 샴푸 같은 바디 용품도 조심해야 합니다."


이 책이 들려주고 있는 이야기들은 이익만을 위한 기업들에게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예방 원칙의 논리는 제약 산업의 사적 이익과 대립하는 것이고 제약산업에게 암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라는 의견에 끄덕이게 한다. 이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유기농 식품을 먹이며 농약의 위험에서 아이들을 보호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의 이윤추구 논리에 더이상 휘둘리지 말고 제대로 볼 줄 아는 눈을 좀 길러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규제 기관이 화학물질에 권리를 빌려 주는 일을 멈춰야 한다. 화학물질에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 그 권리의 주인은 인간이다."

- 미국 식품의약국의 독성학자 재클린 베렛 563page


목적을 위해 타인을 희생키시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인류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 말을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들에게 다시 한번 각성시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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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별 일파만파 해법 수학 1-1 세트 - 전5권 - 수학 1~2학년군 1 일파만파 해법수학
해법수학연구회 지음 / 천재교육(학습지)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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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별 일파만파 해법수학

1학년은 연산만 간단하게 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1학년 문제집을 볼때마다 깜짝깜짝 놀랍니다.

그냥 연산만하다간 2학년 올라가면 큰일나겠구나!

아이들 수준이 이제는 내가 알던 초등1학년이 아니구나!

스토리텔링수학이라고 등장하고 문제도 어렵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기초를 쌓아가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일파만파는 일단원씩 파헤치고 만화로 파고드는의 줄임말입니다.

만화가 들어있어서 학습만화를 좋아하는 후니가 딱 좋아할 스타일입니다.

단원별로 판매를 하고 5단원을 묶어서 세트로도 판매를 하는 문제집입니다.

스토리텔링 개념학습, 집중 문제 연습, 잘 틀리는 문제, 창의사고력 문제가 담겨있습니다.

부록으로 카드놀이북이 있는데 어떤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단원별 문제집을 묶은 것이라서 그런지 아주 두껍습니다.

처음에 두께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안의 내용을 보면 그리 부담을 느끼지 않게됩니다.

하지만 첫인상은 뜨악!하게 된다는.


각 단원별로 동일한 구성입니다.

-차시별 개념학습

-집중 문제 연습

-잘 틀리는 문제 34선

-창의사고력 문제


한 단원을 정말 파헤칩니다.

부족한 단원이 있다면 그 부분을 집중하기 위해 일파만파 단원을 찾아 학습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학년 문제집도 출간되었으면 좋겠는데 현재 4학년 문제집까지만 나와있어서 아쉽습니다.

단원별로 분권이 되기에 하나씩 뜯어서 사용하면 됩니다.

한 권의 두께는 얇습니다.







만화로 미리보기. 한 단원의 학습 내용을 미리 재미있게 만화로 알아봅니다.

학습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일파만파 문제집을 부담스럽지 않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화로 개념을 살펴본 후에 교과서 개념에서 문제들을 풀어봅니다.

여기서도 문제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만화들이 들어있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1학년 문제집이라서 그런지 그림들이 제법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집중 문제연습에서는 기초연습, 실력연습, 문장제 연습을 통해 교과서 개념을 완벽하게 익힙니다.

한 단원을 여러가지 문제유형들을 풀어가면서 완벽하게 이해하게됩니다.

한 장이 끝난 후 마무리 평가를 통해 교과서 개념을 제대로 익혔는지 평가합니다.

단원 성취도 평가를 통해 단원평가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학교시험 집중문제에서는 잘 틀리는 문제 34선을 실었습니다.

시험 전에 잘라서 사용하는 부분입니다.

이것까지 풀면 학교시험 100점!

구성을 따라가다보면 정말 한 단원을 완벽하게 끝내가는 것 같습니다.

개념문제부터 시험대비 문제까지 모두 담고 있어서 한단원을 제대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수학 문제는 창의사고력 문제에서도 접해봅니다.

일반 문제집과는 다른 것은 일파만파 카드놀이북입니다.

문장과 그림, 식카드로 놀면서 단원의 개념도 잡고 수학 실력을 쌓아가는 문제집입니다.

이 놀이북에서는 문장제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림과 문장, 식을 묶어서 생각하는 연습을 하게 되는 놀이입니다.

문장제에 알맞은 그림 또는 식을 찾아가면서 문장제 문제를 익숙하게 접하게 됩니다.

문장을 읽고 문제를 파악하는 방법을 그림을 떠올려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는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될 것 같습니다.

한 단원을 정말 야무지게 공부하는 문제집같습니다.

고학년용도 빨리 나오면 좋겠습니다.

시험대비용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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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집 빵 - 퇴근 후 30분 아빠가 구워주는 쿠키.케이크.빵
박호근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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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 제과는 정말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거기다 아빠가 만들어주는 거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쿠키 케이크 빵 만드는 손쉬운 레시피 50가지를 담은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을 남편에게 보여주면 아마 굉장히 싫어할 겁니다.

요리라고는 라면만 할 줄 아는 남편이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쩍 남편의 눈길이 가는 곳에 두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퇴근 후 30분 아빠가 구워주는 쿠키, 케이크, 빵 만만한 집 빵입니다.

일하고 오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집에서 베이킹까지 남자들이 정말 할 일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아빠의 부엌]을 운영하는 저자는 금융회사 기획팀에 근무하던 직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요리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발견하고 요리를 통해 가슴 뛰는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7년 뒤 17살 딸과 함께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다녀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차리겠단 꿈을 갖고 있습니다.

와!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꿈은 십 대에서 이십 대의 팔팔한 청년들에게나 해당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고 나이도 마흔에 가까워가는 지금 이제 꿈을 갖기엔 참 늦었다 생각하는데

요즘 읽는 책들에서는 아직 늦은 나이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줍니다. 그래! 나도 늦지 않았어!


초보자도 만만하게! 손쉬운 레시피 & 난이도별 구성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역시나 제과 제빵은 직접 해보지 않고 눈으로 봐서는 난해한 분야입니다.

일반 요리책보다 작은 사이즈.  요리 과정 사진을 자세하게 많이 실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글로 설명이 되어있는 부분이 많았는데요. 글도 짧게 설명이 되어서 요리에 영 자신이 없는 사람이 도전하기엔 버겁단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해보면 또 다른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요.


이 책의 독특한 점이라면 각 레시피마다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레시피만 있었다면 여느 제빵 제과 레시피와 그다지 차이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아빠가 만든 책이란 느낌이 들게 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가족 모두 늦잠을 자는 시간 아빠는 아이들을 위해 브런치를 만듭니다!

세상에 이런 아빠가 존재하는군요. 아빠들의 공공의 적이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엄마는 여전히 꿈나라를 헤매고 딸들이 아빠에게 아침을 챙겨달라고 졸라댑니다. 우와!

와플과 함께 달걀프라이와 콩, 방울토마토를 곁들여 브런치를 만들고 아내를 깨웁니다.

정말 이 책을 우리 남편 눈앞에 들이밀어야겠다 생각했다가 나도 뭐 그다지 잘해주는 건 없단 생각에 꼬리를 살짝 내립니다.

그래도 나는 전생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라는 말이 절로 나오긴 합니다.

캠핑도 즐기고 아이들과 블루마블 게임도 즐겨주는 아주 다정다감하고 멋진 아빠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쿠키부터 케이크, 식빵까지 정말 다양한 레시피들이 등장합니다.

이걸 다 만들 줄 아는 아빠. 정말 대단합니다.

홈베이킹 도구가 없다고 맨날 핑계만 대고 시작 안 하고 있는데 안되겠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그냥 나라도 부지런히 빵과 쿠기를 구워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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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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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이 책을 보고나서야 정유정 작가의 매력을 확 느껴버렸습니다. 확!
7년의 밤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소설도 아닌 여행에세이를 통해 알게되다니!
또다른 발견입니다. 소설보다 작가의 실제 이야기에 훅 빠지게되는 신기한 매력.
아직 정유정이란 작가를 모르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나를 데리고 안나푸르나 등반을 하시겠다, 그 얘기야?

지영이 되물었다. 뭔가 불편한 기색이 느껴지는 질문이었다. 어디든 따라온다 해놓고.

 

나 관악산도 못 올라가는 저질체력인 거 몰라? 쏘롱인지, 패스인지를 넘으려다간 피 토하고 쓰러져 죽을 거라고.

내가 약속은 했다만 저승까진 못 따라간다.

 

인사말도 못하는 영어벙어리인 데다, 융통성 없고 붙임성 없고 방향감각마저 없어 집 근처마 벗어나면 환상방황을 일삼는 길치 아내가 홀로 안나푸르나를 헤매다 행방불명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다는 게, 반대 사유였다. 

나도 안나푸르나 가고 싶다고 새벽 3시에 통곡을 하면 될까?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겐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저자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버립니다.

더이상 글이 써지지 않다며 자신의 소설 '내 심장을 쏴라' 주인공이 꿈꾸던 곳 히말라야 안나프루나로 갈 생각을 합니다.

별들의 바다를 보기 위해 작가 김혜나와 떠나는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의 나이가 이팔청춘이 아니라는 사실! 유부녀에 아들이 있는 엄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올해 48세! 간호사로 일하다 42세에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직업을 그만 두고 펜을 들었다는 그녀.
아들이 일본 유학중이라는 말에 또 한번 놀랍니다. 이렇게 장성한 아이가 있는 작가였던가.

사진 속 그녀의 모습에 많아야 30대 후반일거라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정말 동안미모의 소유자입니다.


천부적인 글쟁이인 그녀가 궁금했습니다.

책의 앞뒷면의 내용만 보다가 '정유정'이란 작가가 궁금해져서 그녀의 인터뷰 기사들을 찾아봅니다.

산행중 죽음의 공포가 밀려왔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내 아이'라는 문구에 아이가 있다고?라는 궁금증에 찾아본 것이었습니다.

 

저자의 아버지는 관심이 없나 싶을 정도로 찬성도 반대도 안했지만 등단 뒤 초등학교때 받은 상장 전부를 모아둔 상자를 가져와 그녀가 그때 이런 글을 썼었지라며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합니다. 왠지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나는 인터뷰 글이었습니다.

열한 번 공모전에서 떨어지고 변기를 닦고 있다가 열두 번째 공모에서 당첨전화를 받고 변기를 붇잡고 울었다는 이야기도 눈에 들어옵니다. 천성적으로 외조를 잘 한다는 남편과의 만남도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남동생의 절친!! 연하입니다.
공무원이 되면 결혼해준다는 말에 119 구조대에 합격한 남편. 대단합니다.

글쓸 체력을 위해 복싱을 한다고 합니다. 대단합니다.

 

"새 우산을 사들이다 지친 남편은 아파트 재활용품 통에서 살이 부러졌거나
손잡이가 고장 난 우산을 구해다 놓고는 했다.
들고 나가서는 마음껏 잃어버리라고. 몸에 달려있지 않다면
가슴도 놓고 다닐거라는 게, 나에 대한 남편의 평가였다." -  본문 중에서

 

남편의 작가를 향한 마음이 오롯이 드러나는 질투나는 글들입니다. 참 알콩달콩 서로를 위하며 사는 부부란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말을 걸라치면 허둥지둥 허리를 굽혀 등산화 끈을 매는 척하는 저자의 모습이 눈에 선해지며 그런 저자를 사랑스럽게 쳐다볼 남편이 그려집니다.

 

아직까지 만나보지 못한 그녀의 소설, 그녀를 히말라야로 내몬 '내 심장을 쏴라.'도 궁금해졌습니다.

 

"어린 시절, 사남매의 맏이였던 내겐 몇 가지 금기어가 있었다.
힘들어요, 무서워요,못해요.
어머니는 내게 '강인함을 요구했다.
상처를 받아도, 슬픈 일이 생겨도, 힘든 일이 생겨도 내색 없이
이겨내기 바랐다. 죽는시늉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것이 자존심이라고 했다.
이 가르침은 내 인생을 통제하는 정언명령이 됐다.
- 49page

 

이 책엔 히말라야의 이야기보다 그녀 삶의 이야기가 꽉 들어차있습니다.

여행의 에피소드보다는 여행에서 떠오른 그녀의 추억 이야기에 더욱 눈길이 갔습니다.

그녀가 왜 작가로서 성공의 고지에 오르고서 다시 펜을 들기 힘들었을지 그녀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나서 조금씩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왜 히말라야로 향하고 싶었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찾고 싶었는지를, 그녀의 마음의 무게를 이해하게됩니다.

 

"아임 헝그리라고, 이것들아."

 

선머슴의 이미지가 그려지는 그녀의 말들이 웃음을 유발하는데요.

중간중간 그들의 리얼한 여행 모습을 사진과 함께 보여줬다면 더욱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화려한 풍경보다는 떼가 꼬질꼬질해진 여행 중의 모습을 담았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 점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음식에 꼭 들어가야할 향신료 마살라를 거부하는 저자, 여행 3일째까지 음료만 달라질 볶음밥의 흡입장면
집어넣었는데 나오지 않는다!로 표현되는 변비가 계속되는 여행일정.

"아직 변비로 죽은 사람은 못 봤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로 대변되는 여행기.

이 책은 여느 히말라야 험난한 산행 여정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산만 하루종일 타는 거라 생각했는데 은행, 경찰서, 체크포스트, 약숙, 식당, 분식점등이 있는 큰마을도 있고 하루쯤 묵어가는 곳과 식당도 존재합니다. 히말라야 여행의 루트도 다양하다고 하니 지금껏 생각하고 있던 루트와는 다른 여정입니다.

 

여행 중 저자의 기억 속 일틀이 툭툭 튀어나와 읽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여행동안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저자의 추억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또 미사 빼먹고 불장난하러 가면 죽는다."라고 말하는 호탕한 저자의 어머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생과 함께 쥐불놀이를 하고 쌔까맣게 타서 집에 돌아가는 저자.

"어머니는 회초리를 꺼냈다. 내 거짓말이 마음에 안드셨던 거다.

반면 하느님은 마음에 드셨던 게 분명하다. 나를 소설가라는 직업거짓말쟁이로 만든 걸 보면. 안그런가?" -본문 중에서

그런 것 같다! 하느님은 정유정 작가가 마음에 드셨나보다. 분명히!

 

꺼둔 전화기에서 울린 첫번째 전화! 로밍도 되지 않은 전화기에서?

비싼 요금을 물어야하는 전화는 남편도 아들도 친구도 친지도 아닌 택배 기사였다.

"택뱁니다. 집에 계세요?"

 

그녀가 들려주는 히말라야 환상방황은 유쾌하지만 그 속에 담긴 그녀의 마음은 짠하다. 

어머니를 추억하는 이야기엔 움찔. 뭉클. 주룩!

 

"스물두 살은 내 생의 랜드마크였다. 어머니가 투병을 시작한 해였고 질주하듯 살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내 등에는 세 동생이 업혀 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아버지마저 내게 기댔다.

나는 싸움꾼이 돼야 했다.

어머니가 가르친 대로 죽는시늉하지 않고 살아남아야 했으므로,

어머니의 유언대로, 어머니를 대신해 엄마의 임무를 수행해야 했으므로" - 132PAGE

 

"안나푸르나에 오면서, 링이 아닌 놀이터에 나를 부려놓으리라, 결심했다.

죽기 살기로 몰아붙이는 습성을 버리고 가겠노라, 마음먹었다.

싸움꾼의 투지와는 다른 힘을 얻을 수 있겠지, 기대했다." - 133PAGE

 

"안심키켜 드리고 싶었다. 걱정 말라고. 내가 잘 할 것이라고. 그 순간, 어머니의 손끝이 움찔했다.

사력을 다해 내 손을 맞잡아주는 느낌이었다.

작으 ㄴ움직임이었지만, 반사적인 움찔거림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것을 어머니의 작별인사로 받아들였다.

어머니의 속삭임이 들리는 것도 같았다. 내딸, 힘내.

이제부터 너 혼자 가는거야." - 141PAGE

 

"나는 혼자 가야했다. 빚을 갚고, 동생들을 가르치고, 집안 살림을 꾸리면서

운명이 내게 둘 중 하나를 요구한 셈이었다. 달리거나 고꾸라지거나.

이제 와 나는 울고 싶었다.

어머니가 떠났던 오늘, 이국의 쓸쓸한 강가에서 뒤늦게 목 놓아 울고 싶었다.

그러면 내 인생을 지배하고 있는 두려움에서 놓여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달리지 않으면 고꾸라진다는 두려움, 고꾸라지면 죽는다는 두려움으로부터" -142PAGE

 

왕매미를 잡아달라고 울어재끼는 아들을 위해! 나무로 오르는 엄마 정유정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작가 매력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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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희망을 보여 주세요! - 동화로 읽는 어린이 인권
서지원 지음, 윤세정 그림, 국제앰네스티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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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희망을 보여 주세요!

 

세월호의 참사로 어른들의 잘못으로인해 아이들이 처참한 환경에 빠지는 것만 생각하면 툭하고 눈물이 나와버립니다.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 주세요라며 울고 있는 책표지의 아이의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짠해집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섯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계속 울컥 울컥 눈물 쏟고 말았습니다.

지금 나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 도대체 어른들이 왜 아이들이 이런 일들을 시키는지에 대한 이해할 수 없음에 울분이 나오게 됩니다. 이 사람들은 자식을 키우지 않은 것일까 설마 그렇지는 않을텐데 어떻게 아이들을 이 지경까지 몰아갈 수 있는 것인지 천벌을 받으라고 저주합니다. 저의 저주와 상관없이 아이들을 학대하는 어른들은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가난한 나라들은 인구의 절반이 18세 미만의 아이들이지요.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힘든 일을 시킵니다. 세계에서 심각한 차별과 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1억 7천10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 머리말 중에서

 

안타깝게도 이 책에 소개된 다섯 아이들의 이야기는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고 합니다. 실제 사건은 동화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하니 더욱 마음이 아파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을위한 동화책이지만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꼭 읽어야할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분명 지금 이순간에도 아이들은 학대를 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어떻게 해주지 못하는 어른들이 꼭 일어야할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에겐 결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을 또한 느끼며 어른들의 무관심한 방치와 돈에 눈먼 행동들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보게됩니다. 도대체 돈이 뭐길래 권력이 뭐길래 아무 죄도 없는 아이들이 어른들을 대신해서 이렇게 희생되고 있어야하는 것인지 속이 터지는 내용입니다. 

 

 


 

 

이 책엔 보호받아야할 다섯 명의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삼촌에게 속아 구걸을 하며 살아가게된 발다. 부모는 가난해서 발다를 더이상 키울 수 없기에 삼촌에게 잘 키워달라보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삼촌을 발다를 학교에 보내지않고 구걸하는 생활을 하게합니다.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발다를 보며 어린 아이들의 구걸로 먹고 사는 어른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사람을 왜 어쩌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 분통이 터집니다.

가난이 죄라고 말합니다. 부모는 아이를 버리고 경찰은 어른들의 악행을 모른 척하고 어른은 아이를 학대하고 이 모든 것은 가난때문입니다. 얼마전 아이가 학교에서 굿네이버스 희망편지쓰기라는 것을 한다고 편지를 가져왔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여동생과 할머니 대신에 이른 아침부터 막노동 현장에서 벽돌을 나르고 공사를 도와주는 일을 하는 열두살의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아이의 꿈은 비행사라고 했는데요. 힘든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 학교에 다닌 동생과 같이 공부하는 것이 낙이라고 합니다. 아......한숨만 푹 나오게 되는 실화를 보며 안타까움이 더했습니다.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방관하지 말고 지켜보고 힘을 주고 도움의 손길을 주는 것이 이 아이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겠지요.

한 가족 관광객이 구걸하는 아이를 보고 구걸을 도와주면 더이상 일하지 않고 나태해진다며 아무것도 주지 말자고 합니다.

하지만 관광객의 아이는 아이가 불쌍하다며 도움을 주자고 말합니다.

내 아이들은 이런 아이로 크면 좋겠습니다. 불쌍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줄 수 있는 아이로 크면 좋겠습니다.

앞뒤 따지지 말고 도움을 주는 어른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책 속 관광객 부모의 생각이 저와 똑같았기에 뜨끔했습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돌볼 능력이 없어서 아이들을 키울 수 없어서 그런 거야.

지독한 가난과 미신 때문에 아이들을 마귀로 몰아 길거리로 내쫓는 거지.

아이들을 내쫓을 구실을 찾으려고 마귀와 마녀라는 누명을 씌우는 거야."

 

마녀사냥으로 어린 아이들이 죽어나갑니다. 아이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난때문에 자식을 버리고 아이를 죽이는 세상. 그것이 책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기에 암담합니다.

 

 

아이들은 고통을 견디다 못해 도망을 치고 구원의 손길을 느끼게됩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이들이 손을 내밀기 전에 미리 손을 내밀어 줄 수는 없는 것인지 그게 참 안타까웠습니다. 스스로 도망치고 길을 찾아야 어른들이 뒤늦게 뭔가를 해줄 수 있다는 사실에 어른으로써 참 미안해지고 맙니다. 부끄럽습니다. 한없이 미안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아이에게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려고 한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상황에서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길 정말 두손 모아 기도해봅니다.

 

이 책은 어른들이 꼭 한번 읽어야할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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