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Blu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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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면 늘 일본소설 책장에서 발길을 떼지 못하는 나.

이번에는 기필코 다른 분야로 눈길을 줘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어김없이 일본소설 쪽을 향한다.

그곳에서 이만큼 나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책이다라고 말해주듯 유독 허름하게 너덜너덜한 자태를 뽐내는 한권의 책을 만났다.

냉정과 열정사이. 아! 이 책은 영화로도 상영되고 왠지 로맨스에 관해 얘기할때면 등장하는 냉정과 열정사이.

묻고 따질 겨를도 없이 내 손에 들려왔다.

 

한 제목의 소설을 두 사람의 작가가 쓴 장편소설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2년에 걸쳐 실제로 연애하듯이 써내려간 릴레이 러브 스토리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

내 손에 들려온 소설은 Rosso와 Blue 두권으로 이뤄진 세트 중 츠지 히토나리가 쓴 냉정과 열정사이였다.

헤어진 연인을 잊지못해 10년후 재회하자는 약속을 가슴에 간직한 준세이의 지독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 Blue.

준세이의 헤어진 연인 아오이가 주인공이 된 이야기는 Rosso. 에코니 가오리의 책도 빨리 찾아들어야겠다.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다는 평에 책도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었는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어간 책이라서 그런가 기대이상이었다.

책 속 글귀가 너무 마음에 들어 글귀를 적어가다보니 노트 2장을 빼곡하게 채워버렸다. 그동안 달달한 로맨스를 읽어가며 나는 이제 늙었다!를 외치곤 했는데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며 또다른 로맨스의 맛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사람이란 살아온 날들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소중한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난 믿고 있다.

아오이가 그 날 밤의 일을 완전히 잊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는 그녀를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 해도...... 

 

아직도 아오이가 잊혀지지 않는다. 

괴팍한 나를 멀리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 그녀만이 나를 이해하고 받아주었다. - 11page

미술품 복원 공부를 위해 이탈리아에 온 준세이는 과거의 어떤 기억때문에 더이상 상대를 옭아매는 연애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

과거의 연인 아오이를 일상에서 쫓아내지 못하고 있는 준세이는 현재의 연인 매미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 마음 속에 아오이가 똬리를 틀고 있어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담을 수가 없다. 매미는 그런 준세이를 보며 불안함을 느낀다. 자신에게 사랑을 퍼붓는 매미를 밀어내지도 못하면서 가슴 속 아오리의 존재도 떨쳐버리지 못한다. 과거의 연인은 마음 속에 담고 현재의 연인을 품는 준세이는 참으로 무책임하게만 보인다. 일상에서 늘 아오리를 떠올리며 산다.

 

한 번도 품에 안겨 보지 못한 어머니를 그리며 하늘만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었던 준세이는 그런 하늘의 색채를 닮은 아오이를 사랑했다. 현재의 연인 매미를 보면 예전 아오리를 맹목적으로 좋아하던 자신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더욱 준세이는 매미를 밀어내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사라져가는 생명을 되살리는 복원사에 매력을 느끼는 준세이는 유채화 복원으로 잃어버린 생명을 되살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이 거리에서 나 자신을 재생시킬 수 있을까, 내 안에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준세이는 아오이와 헤어진 이후로 계속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재생하고 싶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기보다 그림 복원하는 일에 더 전념을 하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자신은 도저히 재생할 수 없는 과거지만 그림만은 재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매력을 찾은 것 같다.

 

 

어제는 조금 전이지만 내일은 영원히 혼을 뻗칠 수 없는 저편에 있다. - 44pgae 

 

 

약속은 미래야, 추억은 과거. 추억과 약속은 의미가 전혀 다르겠지.  

누구에게도,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 살아가는 과정에 어두운 그림자 한둘은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나는 과거를 쫓아가도 좋은 건지, 또한 미래를 믿어도 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만이 기억하고 있는 약속.

그 주술적인 올가미에 묶여 있는 나 자신.

그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 줄 알면서도,

과거에 발이 묶인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미래에도 과거가 기다리고 있다.

서른 살 생일날 5월 25일 - 100page 

 

인간미 넘치는 소박한 애인 매미를 두고 준세이는 이미 떠나간 아오이만을 떠올린다. 그런데 그가 책 속에서도 나와있듯이 매미를 떠난 10년 후 다시 그녀를 그리게 되지는 않을까. 그건 모를 일이다. 지금 아오이를 그리워하듯 열정적인 매미를 추억하며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하게된다. 과거밖에 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준세이를 보며 아오이와 만나 다시 사랑하게되면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날려버리기는 참 미안하지만 헤어진 8년의 세월이 그들 사이의 장애물이 되진 않을까 싶다. 애써 외면하고 싶겠지만 말이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은 과거, 죽도록 후회되는 자신의 책임이 짐이 되서 헤어진 연인에 대한 미련의 사슬을 끊고 있는건 아닐지. 과연 이것을 사랑이라고 해야할지. 많은 생각이 든다. 두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 나눈 아오이의 서른 날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 약속은 그때의 행복을 생각나게 해서 더욱 간절하게만 보였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아오이를 향한 준세이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결국 그렇게 못 잊을 것이라면 과감하게 아오이에게 달려가란 말이다!라고 답답하기도 했다. 그런데 책을 다 덮고 이야기를 떠올리게되니 준세이와 아오이의 재회나 러브라인보다도 남겨진 연인 매미에게 눈길이 간다.주인공 남녀보다 홀로된 매미가 더 많이 떠오르고 만다. 준세이도 시간이 흐르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되지 않을까. 잡을 수 없는 대상에 관한 감정이 늘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법이니까말이다. 왠지 그렇게 믿고 싶어진다.

 

이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 아오이의 마음을 듣게 된다면 또 다른 생각을 하게될지도 모르겠다.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를 빨리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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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엄마 교과서 - 초등학교 공부, 이렇게 한다!, 개정판
박성철 지음 / 길벗스쿨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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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초등엄마 교과서 초등학교 공부 이렇게 한다!

15년차 베테랑 선생님이 알려 주는 초등 공부와 생활 지도의 모든 것!


큰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예비초등이 된 작은아이때문에 심장이 두근두근합니다. 초등!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여전히 초보엄마입니다. 평생 한번뿐인 아이의 초등학교생활. 그 중에서도 초등학교 공부 어떻게 해야하는지가 걱정입니다. 엄청나게 쏟아져나오는 교육서와 문제집들. 모두 다 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은 방법일테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다 보지 못하는 육아서들과 강남엄마, 대치동엄마의 경제력과 정보력에 기가 죽기도 하고 수학문제집을 풀어가며 버럭만 늘어가고 천재인줄만 알았던 내 아이의 실력이 지극히 평범하다는 것도 깨닫게됩니다. 그럴때마다 느끼는 건 능력의 한계. 학원에 보내야하는 것인가! 공부방에 보내야하는 것인가! 엄마표로 집에서 한다는 것은 무리인 것인가를 시작으로 아! 내가 정말 지금 뭘하고 있는 것인지, 잘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곤 이런 의문으로 끝을 맺습니다.

 

 

 

 

 

 

15년차 베테랑 선생님이 알려 주는 초등 공부와 생활 지도의 모든 것! 이 책을 두고 저자는 다른 어떤 자녀 교육서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실천하기 어렵거나, 경제적으로 무리가 가는 방법, 한권의 내용을 채우기 위한 도루뭉술한 조언들은 아예 넣지 않았다고 자신하는데요. 마지막 장을 덮고나니 모든 내용에 우리 아이들의 상황과 내 입장을 적용하지는 못했지만 덮고나서 막연한 말만 던지는 교육서들과는 달랐습니다. "자녀 교육서를 읽으면 읽을 수록 갈증이 난다!" 이는 저자가 10여 년간 500권이 넘는 자녀 교육서를 읽어 오면서 느낀 마음이라고 하는데요. 베테랑 전문가도 이런 느낌인데 초보엄마인 저는 오죽하겠나라는 위안이 됩니다.

 

"나는 내가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 내 아이를 잘 키우는 법에 대해 가장 잘 안내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생각을 계속 해 왔다. 그 이유는 내가 초등학교 선생님이며, '독서 영재 초등학생 입학사정관제 대비법'에 대한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어린이 책을 50권이상 쓴 작가이고,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이기 때문이다." - 머리말 중에서

 

 

 

 

 

 

"진정한 학부모가 되는 법을 알려 주는 책!"

"내 아이의 미래는 일류 학원도, 수준 높은 학교도, 옆집 엄마의 정보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내 아이에게 맞는 공부 방법, 내 상황에 맞는 교육 방법을 택해서 그것을 꾸준하게 실천하는 일관성이 자녀교육에 성공한 엄마들의 키워드이다."

"공부하는 엄마, 줏대 있는 교육관을 가진 엄마, 그런 엄마가 아이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만드는 진짜 열혈 엄마다. 당신도 그런 엄마가 되고 싶은가."

 

이 문구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다곤 하지만 초등학교땐 부모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합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아이라면 정말 문제가 없겠지만 우리 아이들을 떠올려보면 그 스스로라는 말이 아직은 이른감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공부의 양과 내용은 알아서 정한다 하더라도 꾸준히 빼먹지 않고 공부 습관을 들이는 것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 책에는 초등학교 공부.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공부 잘하는 방법, 시험 기간 공부법에 관한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아이에게 필요한 과목별 공부방법을 제시합니다.

 

책을 읽어가면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는 아이에게 중요한 부분을 읽어주고 대화하면서 봤습니다. 사회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사회과부도를 잘 활용하고 도표, 사진, 지도, 표가 핵심이라는 것, 거실이나 책상에 우리나라 지도를 장식하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수학 공부를 위해서는 교과서를 충실히 보고 크고, 깨끗하게 줄을 맞춰 쓰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국어와 과학, 사회 모두 역시 독서!라는 것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초등공부에서 꼭 필요한 것들은 기존의 교육서에서도 많이 접하던 내용들이라서 복습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머릿속에 새겨넣었습니다. 그 중 강남 엄마들은 교과서를 두 권 마련한다는 사실은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어요. 참고서 문제집 집필자들의 비밀을 밝힌다는 이야기는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문제집을 고르는 엄마의 눈도 절실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요즘 많이 등장하고 있는 각학년이 중요하다는! 책들에 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데요. 저자는 이런 것들이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초등학교 6년 중 중요하지 않는 학년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넘쳐나는 교육서를 앞에 둔 엄마가 왜 줏대가 있어야하는지 진짜 열혈 엄마가 되야하는지를 생각하게합니다. 내 아이에게 딱 맞는 정확한 정보를 콕콕 짚어내는 능력이 절실하네요.

 

 

 

 

 

이 모든 것들의 기본 바탕은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한다!인 것 같습니다. 내 아이에대한 무조건적인 맹신, 과대평가는 금물이라는 것! 명심해야겠습니다. 그래야 아이도 엄마도 무리한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될 것 같아요. 내 아이를 제대로 파악했다면 우리집이라는 학교에서 엄마 선생님이 꼭 가르쳐야할 것은 무엇인가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책 읽는 아이로 만드는 방법, 만화책만 좋아하는 아이를 치료하는 방법, 논술을 잘 할 수 있는 방법, 발표력있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 일기쓰기의 방법, 수업 진도 체크하는 방법, 오답노트 작성법, 노트 필기 작성법, 경제교육방법, 생활 계획표 실천하는 방법등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쉬운 노하우들을 알려줍니다.

 

 

 

 

 

 

반장, 전교회장은 꼭 시켜라!는 부분에서는 그동안 아이가 반장을 하면 어쩌나 걱정하던 절 반성하게 합니다. 요즘은 반장이나 회장이 되었다고 학교에 가야하지도 않고 예전처럼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지도 않느다고 하니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환영해야하는 사항이라고 합니다. 특히 반장, 전교회장이 되면 좋은 점에 대해서 읽고나니 적극적으로 밀어줘야겠단 쪽으로 생각이 바뀌어가네요. 선거에 나가기 위해 준비해야할 것들도 팁으로 담고 있습니다. 반장선거 연설을 아이에게 읽어줬더니 좋은데!라면서 다음 학년에 써먹어야겠다고 하네요. 딸아! 똑같이 하면 선거에서 떨어지는거란다! 떨어지는 지름길!!

그 외에도 내 아이 영재로 키우는 법으로 영재교육 과정에 꼭 들어가야하는 이유, 영재교육원 선발 과정등에 대해서도 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엄마의 생각이 바뀌어야 아이가 바뀐다는 것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카더라 통신에 귀 팔랑팔랑 거리지 말고 공부하는 엄마, 줏대 있는 교육관을 가진 엄마, 진짜 열혈 엄마가 되야겠습니다!

진짜 열혈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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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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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히가시가와 도쿠야

역대 이카가와 시 시리즈 중 가장 놀라운 반전!  "교환살인에 관한 건데요......"

 

이 책 바로 전에 읽은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의 등장인물 사립탐정 우카이, 집주인 아케미, 견습탐정 류헤이가 또 등장해서 무척 흥미롭게 읽어가게된다.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에서는 시체를 운반하는 순수한 덤엔더머 커플에 눌려서 빛을 보지 못했다면 이 책에서는 과연 주인공답다!라는 느낌을 확실하게 심어준다.

 

 

누군가 나를 미행하고 있다! 도대체 누가, 왜? 

상대는 어떤 의도가 있어서 나를 미행하는 것이리라.

그 의도를 알지 못하면 얼마나 찜찜할까?

그럼 어떻게 하지? - 8page 

시리즈 중 가장 놀라운 반전을 준다는 말에 공감하게 되는 첫장면이다. 아무생각없이 읽어가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아!하고 전체를 한번이 이해하며 반전에 끄덕이게 되는 문구다. 책을 읽어가면서 교환살인!이라는 제목을 알고 있기에 아니 제목에서부터 이렇게 스포일러면 이게 무슨 재미로 책을 읽으라는 것이냐!면서 책제목을 누가 이렇게 지은거냐면서 궁시렁거리면서 읽었다. 그러나 밝혀지는 진실과 그동안의 이야기가 한꺼번에 설명되자 와! 가장 놀라운 반전이란 문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제목에서 교환살인이란 스포일러를 해도 재미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피해자는 어디에서 누군가에게 칼로 옆구리를 찔렸다. 몽롱한 의식 상태에서 그녀는 도움을 구하기 위해 길을 걸어가다가 힘이 다하고 숨을 거뒀다. 이 장면을 읽다보니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와 유사하단 생각이 든다. 거기다 놀라서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모습이라니!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에 등장한 캐릭터들의 모습이 딱 떠오르면서 피식하고 웃게된다.

 

이 책은 살인이 벌어지고 탐정이 수사를 벌이지만 하드고어적 미스테리 추리 소설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생각보다 아주 가볍게 추리를 해가면서 읽어갈 수 있다. 명탐정 코난이나 명탐정 몽크, 김전일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에 가깝다. 어딘지 엉성해보이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정감이 가고 똑소리나는 추리도 함께하는 이야기.

 

 

 

 

우카이 모리오 탐정 사무소는 24시간 애타게 손님의 방문을 기다린다. '빈곤한 생활'과 '풍요로운 추리'의 합작이 실력 좋은 빈곤 탐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우카이 탐정 사무소의 집주인 아케미는 스스로를 탐정사무소의 오너라 소개하지만 실상은 빌딩 주인에 지나지 않는다. 매달 연체하는 월세때문에 탐정 우카이는 매 사건마다 그녀와 함께하게 되는데 이 둘의 관계가 심상치않다. 조만간 러브라인으로 발전하게 되지 않을까.

 

1월 20일 토요일, 그날 밤 저는 일이 있어 집을 비울 겁니다. 집에는 남편과 도야마 마리코, 두 사람만 남게 됩니다. 그날 저희 집에 와주십시오. - 17page 

우카이와 아케미는 남편이 바람을 피는 것 같다며 조사를 해달라는 의뢰를 받게된다. 모저택 잠입조사!

운전수와 가정부로 잠입해서 아내가 외출시에 남편이 바람을 피는 장면을 잡기위해 고분분투를 한다.

보조탐정 류헤이는 재벌집 아가씨와 달달한 여행을 함께하지만 살인사건으로 인해 평탄하지 않은 여행이되고 만다. 

갑자기 벌어지는 살인사건들. 옆구리에 찔린 시체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게되는데 결말에서 속시원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읽을 때는 눈치채지 못하지만 마지막에 가서 아! 이것이 복선이였구나를 깨닫고 재미가 더해진다.

 

 

 



 

'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보다 훨씬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흐름과 마지막 결말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탐정 우카이, 집주인 아케미, 견습탐정 류헤이의 매력을 아주 잘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다음 시리즈를 또 기대하게 만든다! 신간이 또 나온다고 하는데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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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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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히가시가와 도쿠야

 

 

검은 옷을 입은 수수께끼의 여자. 흐트러뜨린 긴 머리. '하아하아' 숨을 몰아쉬는 듯한 거친 숨소리.  얼굴을 가린 머리카락 너머로 살짝 엿보이는 눈동자는 광기로 가득찬 듯 반짝반짝 빛난다. 여자지만 이미 선입관이 자리 잡은 하루카의 눈에 그것은 틀림없는 수수께끼의 정신병자. 혹은 위험인물로 인식되었다. 하루카의 공포는 극한으로 치달았다. '나가! 여긴 내 방이야!' - 9page

아침에 일어나 비몽사몽인 순간. 갑자기 느껴지는 인기척. 생각해보니 현관문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은 것이 생각난다. 혹시 침입자? 설마하니 그럴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신병자처럼 보이는 한 여자가 느닷없이 자신을 덮치려고 한다.손을 더듬어 찾은 것은 분홍색 과도.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여자에게 분홍색 과도를 쥔 손을 뻗었다. 여자가 부엌바닥에 쓰러졌다. 죽었다!

 

 

"아니. 내가 칼로 찔렀어...... 그랬더니 죽었어...... 내가 죽였다고." 

"진짜라니까! 진짜로 죽였어! 내가 사람을 찔러 죽였다고!" - 14page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 아리시카 하루카는 아침에 뜬금없는 불청객때문에 하루아침에 살인자가 되었다. 정신을 차릴 수 없던 그녀는 친언니 가오리에게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연락을 한다. 가오리는 동생에게 자신이 모든 것을 처리한다며 언니한테 맡겨라는 말을 남긴다. 그리고 하루카의 집으로 향한다. 부엌바닥에 쓰러진 정체불명 여인의 시체. 가오리는 우연히 갓길에 세워진 경트럭에서 시체를 옮기기 좋은 콘트라베이스 박스를 발견하고 여기에 시체를 넣어 버리려한다. 혼자 옮기기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순진한 경트럭 운전수와 우연히 공범자가 된다. 아무리 약점이 잡혔다고 시체를 같이 옮기자는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긴하지만 이야기의 전개상 여기에 딴지를 걸면 진도가 나갈 수 없을 것 같다.

 

순진한 남자 경트럭 운전수 바바 데쓰오와 동생이 살해한 시체를 대신해서 처리해주려는 가오리. 이 두사람은 정말 착한 것인지 아니면 조금 모자란 것인지 오락가락하며 오간다. 변호사가 되려는 동생의 앞길을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희생하는 가오리가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동생은 언니가 엄청난 사건에 휘말려 생사의 순간을 경험하는데 언니가 편하게 있으라고 했다고 느긋하게 야구장에가서 응원을하고 있으니 극과 극을 달리는 언니와 동생이다. 시체를 옮기자는데 도망도 못가고 그런 가오리에게 잡혀있는 데쓰오 이 남자도 참 안쓰럽다. 둘은 그래서 통했는지도 모르겠다. 말도 안되는 인연으로 시작된 이 둘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서로를 생각하는 관계가 되는데 둘의 덤엔더머같은 모습들이 유쾌하다.

 





 

 

 

야마다 게이코의 시체를 버리는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상식대로 경찰에 통보해야했다. 그렇게 햇으면 일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설령 동생이 무고하다고 해도 언니는 이미 시체유기를 끝낸 후인 것이다. - 122page 

 

 

가오리와 데쓰오는 시체가 들어있는 콘트라베이스를 초승달 연못에 던졌다. 그런데 연못에 빠져 있어야 할 시체가 사라졌다! 시체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제부터 초승달 연못의 수수께끼를 풀기위한 미스테리가 진행된다.

알고보니 콘트라베이스에 들어있는 시체는 우카이라는 탐정에게 사건을 의뢰하기 위해 가오리동생의 집 근처에 찾아오던 중이었다. 의뢰를 하기도 전에 시체가 되어버렸다. 우카이는 실종된 그녀를 찾아 나서게된다. 우카이는 쾌도난마의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전설의 명탐정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몇달째 사건의뢰가 없다. 게다가 빌딩주인 아케미라는 여자는 탐정도 아니면서 우카이를 쫓아다니면서 탐정일에 관여를 하고 다닌다.

 

콘트라베이스 시체의 유령이 한 짓일까! 가오리와 데쓰오가 시체를 버린 초승달 연못 근처 크레센트장에 이들 모두 모이게 된다.  그곳에서 사건의 진상과 범인이 밝혀지고 초승달 연못의 수수께끼가 풀리게된다. 또 한번 일어나는 끔찍한 살인 사건. 가오리와 데쓰오의 어김없이 어긋나는 추리력이 유쾌함을 더한다.

 



 

 

 

우카이 탐정보다는 완전히 무의미한 범죄를 저지르며 다니는 가오리와 데쓰오. 순진하고 유쾌한 이 커플이 더 마음에 들었다. 유쾌한 이 두커플 왠지 책 속 이야기지만 둘이 잘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선혈이 낭자하는 느낌의 이야기는 아니다. 무겁지 않게 가볍게 읽어갈 수 있는 소설이기에 홈즈의 추리소설같은 느낌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묻고 따지지 말고 그냥 유쾌하게 읽을거리를 찾을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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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와 진실의 빛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2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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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와 진실의 빛 누쿠이 도쿠로

 

엄청 두껍구나!라는 첫인상의 책. 누쿠이 도쿠로입니다.

왠만한 소설책 한권은 하루 이상을 넘기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두께뿐 아니라 안의 내용을 찬찬히 읽어가느라고 시간이 더 걸린 것 같습니다. 주인공 한명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내면과 이야기까지 꼼꼼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읽힘에도 불구하고 대충 읽어가지 않는 내용입니다.

 

통곡, 난반사, 실종증후군을 순서대로 읽어가고 있다가 유괴증후군을 읽기 전에 이 책을 들었습니다.

후회와 진실의 빛을 덮고 나니 이 세권의 책을 한꺼번에 만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따뜻한 손길을 그리워하는 경찰, 자신의 일이 아니면 잔인하리만큼 무관심한 사람들, 아내와 아이를 두고 다른 여자를 탐하는 남편을 둔 여자의 이야기, 어린 시절 떠올리면 불쾌한 기억들과 충격적인 기억들.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꽉꽉 들어있습니다.

 

늦은 밤 주택가 골목에서 여성의 비명이 들렸다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그곳에서 발견된 손가락이 잘린 젊은 여성의 시체.

잇따른 동종의 범행 형태로 연쇄살인이라는 쪽으로 사건이 기울어갑니다. 피해자가 하나 둘 늘지만 경찰은 피해자들의 공통점을 찾아 내지도 못하고 인터넷에 올린 범인의 살인예고에 속아 번번히 헛걸음을 하게됩니다. 

 

살인사건 그 자체에 대한 전개는 하드고어적으로 풀어가진 않습니다. 범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경찰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줍니다. 이런 면이 '실종증후군'과 '통곡'의 경찰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좀 더 깊은 사생활과 그들의 생각들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사람은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이런 성격을 갖게 되었는지를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됩니다.

 

이야기의 주축이 되는 인물은 사이조와 와타비키 두 경찰입니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성격이 다릅니다. 와타비키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이조를 무척 싫어합니다.

사이조는 경찰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로 능력까지 뛰어나 경찰로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인관계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입니다.

경찰일만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에 주변에 적을 너무 많이 두고 있습니다.

자신은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지만 그로인해 경찰에서도 쫓겨나고 처참한 결말을 맞이하고마는데요.

대인관계라는 것이 왜 필요한 것인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아내와 귀여운 딸을 두고도 나이 어린 애인을 사귀고 있는 겉으로는 능력자 경찰이지만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와타비키는 초반에 엄청나게 출세욕을 가진 인물로 보여집니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이조가 눈엣가시처럼 느껴지고 그를 볼때마다 활활 타오르는 질투를 어쩌지 못하는데요.

알고보니 그에겐 성공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딸, 행복할 수 있는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을 피고 있는 사이조를 그 누구보다 곱게 보지 못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사람은 정말 겉모습과 첫인상만을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후회와 진실의 빛 속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가슴아픈 이야기들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그 아픔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현실을 살아가느냐는 저마다 다르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그 선택은 자신만이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책임도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실종 증후군'에서 형사의 딸이 경찰을 싫어했던 이유가 늦은 밤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만나게된 불친절한 경찰의 행동때문이란 기억이 나는데요. 이 책에서도 사이조의 아내가 경찰을 싫어하는 이유가 나오는데. 실종 증후군과 비슷했습니다. 경찰을 불신하게 된 이유에 이 이야기를 두번이나 언급하다니! 실제로 있었던 경험일까요.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무기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범인이 살인예고를 하고 살인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일부 사람들이 그 이야기에 환호하는 댓글을 달기 시작합니다. 어떤 사람은 범인이 원하는대로 공범이 되기도 하고 모방해서 글을 올리는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익명이라는 것 앞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도 들여다보게 합니다. 현실에서도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사회파 미스터리의 총아라는 명성답게 그런 것들을 잘 다루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와타비키의 아들이 티격태격하던 친구에게 받은 다정한 그림이 떠오릅니다.

사이조와 와타비키. 이 둘은 적이 아닌 더없이 멋진 친구로 남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안타깝습니다.

아이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어른들은 질투와 증오, 현실이라는 안경을 쓰고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찰이 바람이 나서 사표를 썼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거리의 부랑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현실성이 너무도 없어보였습니다.

그것도 능력있는 경찰이 말이죠.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현실에서 살아가기 힘들다는 극단적인 표현이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와 진실의 빛. 이 책이 지금까지 읽은 누쿠이 도쿠로의 책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능가하는 누쿠이 도쿠로의 작품들을 만나게 되길 바라며 또 그의 책들을 찾아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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