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시상얼 원망하덜 말어. 나럴 원망하덜 말어. 그 쌈에 나슨 것은 옳은 일이었응게. 허고, 혼자 당헌 일이라고 생각하덜 말어. 죽어간 사람이 수없이 많은게.."
"새끼 팔아 배 채우는 부모 봤고, 언니 누님 팔아 호식허는 동살덜 니 어디서 봤냐. 느그 아부지가 저 시상서 피럴 토헐 일이고, 느그 오빠가 타국서 환장허고 죽을 일이다."
"뽀드득 눈 밟히는 소리만 어둠을 간질이고 있었다."
"며칠 사이에 군내를 풍기는 김치는 땅김이 더워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3권)

"다덜 화롯가에 엿 놓고 왔능가."
"그 뜨거운 만남 속에서 세월의 간격도, 겹겹의 고생도, 말못한 사연도 다 불붙어 스러지고 있었다."
"땅언 목심이여."

(4권)

"태산이고 파도이면서도 애간장 타는 속울음이고 천리 밖의 넋을 부르는 소리였다."
"배꼽이 요강꼭지가 되았네."
"수박 밭에서 말 몰아대는 심뽀고, 잔칫상에서 재 뿌리는 심뽀"
"개허고 홀레붙어 좆대감지럴 못빼고 뒤질 놈덜"
"지게럴 꺼꿀로 지고 갯바닥으로 나가든, 뜨건 밥 찬물에 몰아 묵고 체를 허든 다 지 맘이제라. 논 열마지기야 오뉴월 풋감 줍기니께."
"임 그리워 울다 울다 목이 쉬고, 피를 토해 제 피를 되먀셔 잠긴 목을 틔워 다시 운다는 풀국새"
"여름양식 장만해서 논농사를 시작해야 할 고비에 찾아드는 명절이 단오였다."
"호리병을 바로 입에 대고 술을 마시는 것은, 발가벗은 여자의 알몸을 매만지면서 입술을 빨아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매큼허고 쌉사름허고 톡 쏨스로 쌈빡허고 알큰한 것이 아조 지대로 된 약마늘이구만요."
"그것이야 퇴깽이 잡아채 입에 문 늑대보고 퇴깽이 도로 살래도라고 사정허는 꼴이제라. 그리 꿈겉은 생각 해서넌 사람언 사람대로 다치고 무시넌 무시대로 당헐일 아니겄는가요."
"다리 그런 것이야 숭이 아니라 장허게 산 표식잉게."
"핏방울들은 물에 풀리며 떠내려가고 있었다."
"깨소금에 간처녑 찍어묵는 맛이다."
"사람말 업어치고 뒤집어치고 허덜 마씨요."
"날아가는 새 똥구녕이 웃고, 목청 뽀든 장닭 똥구녕이 웃겄다."
"성질머리가 오뉴월 모구에다 구시월 독새란 것언.."
"어른들의 시름 깊은 한숨이 겨울 한바람 아래로 깔리는데 비해, 아이들의 노랫소리는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퍼져나가고 있었다."
"소금값도 비싼디 싱건 소리 말고.."
"젖내음처럼 비릿한 것도 같고, 치자꽃냄새처럼 쌉사름한 것도 같고, 수국꽃냄새처럼 어지러운 것도 같은 그 냄새는 바로 혼자 사는 여자의 냄새였다."
"그 분허고 원통하기가 사람이 도구통얼 싸안고 자빠져 죽을 일이고, 맷돌얼 허리에 매고 둠벙에 뛰어들어 죽을 일 아니겄냐."
"시집 가불면 도로아미타불이고 빈 확돌이제."
"술에 젖은 가슴은 그 사락을 못이겨 허물어지며 더 서러워지고 녹아내리며 한스러워져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가락에는 끝내 물기가 묻어나고는 했다."
"밤바다의 파도소리가 속삭임처럼 연하고 부드럽게 찰싹거리고 있었다."

(8권)

"아무리 살기가 궁해도 인종 못된 것덜 앞이서 소리혀서넌 안된다."
"난 안되겠네. 구천석 집 자식이라."
"그거이 다 시루에 물 붓긴기라."
"풍조라는 말뜻이 무엇입니까. 바람 풍에 밀물 조자 아닙니까."
"화투는 백석지기 노름이요, 미두는 만석꾼 노름이다."
"경상도 디딜방아럴 믿제 인자 당신언 안 믿으요."
"아무 것도 원하지 않는 사랑, 그것이 혁명가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자격이었다."

(9권)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세가지 있었다. 배고픔, 추위, 외로움이었다."
"하늘을 향하고 있는 그 많은 손들에는 조국의 독립을 원하는 젊은이들의 소망이 슬프도록 진하게 담겨 있었다."
"한쪽 가슴에는 아들이 장하다는 마음이 자리잡았고, 또 한쪽 가슴에는 아들이 원망스러운 마음이 자리잡았다."
"너무 상심 말드라고. 삼봉이놈이 지정신 갖고 사는지도 몰릉게."
"그믐달이 뜬 새벽어둠 속의 허허벌판 만주땅에 무릎을 꿇고 한 독립투사가 흐느끼고 있었다."
"없어진 나라는 밤에 저리도 맥박치고 있는 것 아닌가."
“왜놈들과 저런 무리들이 좋은 풍광까지 다 차지했으니”
“술기운 젖은 그 왁자지껄한 소란에서 송가원은 어느 때 없이 푸근함을 느끼고 있었다.”
“왜놈들의 식민지 횡포가 계속되는 속에서 어떤 형태든 행동의 중지 보다는, 적극성이 떨어지더라도 행동의 지속이 더 낫다는 생각이었다.”
“아버지의 목숨은 시나브로 사그라들고 있었던 것이다.”
“왜놈들은 70여만인데, 거기에 붙어먹고 있는 친일파들은 그 두배가 넘는 150여만이었다.”
“뼛가루는 찬바람을 타고 희게 날리며 광막한 만주벌판 그 어딘가로 멀리멀리 사라져 가고 있었다.”
“입 뒀다 호랭이 쫓을 때 써묵을라고 애끼냐.”
“소리는 말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뭉텅이진 울음이었다.”
“결국 그 두가지 물음은 의문으로 바뀐채 기차는 떠나고 있는 것이었다.”
“방영근은 그날 밤 몸을 가눌 수 없도록 술을 마시고 꺼이꺼이 울었다.”
“낭구도 아니고 멋도 아니고..”
“참 바닷물도 징허게넌 푸르고 맑네.”
“방영근은 슬픔 가득한 얼굴로 눈을 감은채 담배만 피우고 있었다.”
“야이 악독헌 김가놈아 니 에미 젯상에나 올려라 허고..”

(11권)

“애첩이 저붐끝으로 살짝만 찍어묵어도 따구럴 올려붙인다고 안혀.”
“쌔넌 짤라도 침언 질게 뱉고 잡고나.”
“말이 그렇다 그것이제 다된 잔치에 코 빠칠 맨치 용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멍청하지도 않은게”
“변명할 것 없소. 서로 거북하니까.”
“지식인들의 소극적 투쟁이란 무엇입니까. 자기가 갖춘 지식으로 벌어먹기를 거부하고 단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낮은 데로 내려가 노동을 하면서 벌어먹는 것입니다.”
“바람소리에 섞이는 그 메아리들은 슬픈 울음처럼 퍼져나가고 있었다.”
“먹고 살아야 하는 것 만큼 절실한 것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 변명거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2천만 중에서 마음 변한 자들은 1백 50여만. 마음 변하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남아 있는가. 우린 든든하고 배부르네.”
“일본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말이 자기네 어린 아들들이 장래에 장군이 될거라고 하는 말이었다.”
“신세호는 또 살아있다는 부끄러움 속에서 송수익을 만나고 있었다.”

(12권)

“죄명도 형기도 없는 죄수, 그것이 아버지였다.”
“반역의 역사에 대한 나의 분노는 이성화 되었고, 증오는 논리화되어갔다. 그 이성적 분노와 논리적 증오는 소설을 써야 한다는 욕구와 열정으로 변모했다.”
“그 작업에 충실하기 위해 나는 많은 취재여행을 해야했다.”
“내가 아내에게 준 것은 ‘여보. 다 썼다!’ 한 외침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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