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국민일보)



삶의 숨결이 오롯이 배어있는 민속촌은 시간이 정지된 마을이다. 감이 익어가는 고샅길에 들어서면 처마를 맞댄 초가집과 기와집이 두런두런 정담을 나누고 장독대를 수놓은 가을꽃은 빛바랜 앨범 속 사진처럼 정겹다.

충남 아산 송악면의 외암민속마을은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다.

중요민속자료 제326호로 지정된 외암민속마을은 광덕산과 설화산 자락에 자리잡은 500년 역사의 양반촌으로 예안 이씨의 세거지. 영암댁 참판댁 송화댁 교수댁 감찰댁 등 10여 가구의 기와집과 50여 가구의 초가집 대부분이 조선시대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다 양반가의 넓은 마당엔 전통 정원이 꾸며져 있어 당시의 생활모습과 풍류를 짐작하게 한다.

실개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왼쪽의 소나무 숲과 오른쪽의 황금들판 사이로 난 고샅길로 들어서면 맨 먼저 초가집과 기와집을 둘러싼 돌담이 반긴다. 외암민속마을의 돌담은 모두 5300m로,굳이 발돋움을 하지 않더라도 뜰 안에 심어놓은 감나무 살구나무 밤나무 은행나무 등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낮다.

외암민속마을은 다른 민속촌과 달리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거미줄 같은 골목길을 거닐다보면 호미 등 농기구를 든 마을주민과 고무줄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물론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디딜방아 등도 만날 수 있어 정겨움을 더한다.

마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집은 외암참판댁. 19세기 말에 지어진 집으로 구한말 참판을 지낸 이정렬이 고종으로부터 하사받은 집으로 전해진다. 건재고택의 안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설화산에서 내려온 물길을 마당에 흐르게 하고 사랑채 앞마당에 학의 모양을 한 연못을 만들었다. 외암민속마을은 TV드라마 ‘덕이’ ‘옥이이모’ ‘야인시대’ ‘임꺽정’을 비롯해 영화 ‘취화선’과 ‘태극기 휘날리며’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마을 입구에 있는 외암민속관은 조선시대 생활용품 등 1000여점을 전시해놓은 전통문화 교육의 장으로 계절별로 다양한 농촌 전통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전통국악공연,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에는 예약객을 대상으로 전통혼례도 올려준다. 짚풀문화제가 열리는 10월20∼22일엔 이엉엮기 짚풀공예 민속놀이 떡메치기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와 체험행사가 곁들여진다(041-544-8290).

외암민속마을 부근에 있는 온양온천,아산온천,도고온천은 아산의 3대 온천으로 귀성 및 귀향길에 지친 몸을 달랠만하다. 솔잎탕 사과탕 복분자탕 등 20여개의 아이템탕을 운영 중인 아산스파비스온천은 30일부터 10월8일까지 3인 이상 가족이 입장하면 20% 할인해준다 (041-539-2080).

글·사진 박강섭 기자 k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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