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매일경제)
"언론의 신뢰성이야말로 생존의 비결입니다 ."
프랑스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창간을 기념해 방한한 이냐시오 라모네 발행인 겸 주필(64). 그는 14일 한국언론재단이 마련한 `세계화와 미디어 문화민주주의` 토론회에 참석해 언론의 생존 비결을 이렇게 전망했다.
라모네 주필은 현재 미디어가 직면한 위기를 양적 팽창과 질적 저하라는 두 가지 차원으로 평가하고 미디어의 생존 비결을 질적 개선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미디어 세상이 열려 매체 숫자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오히려 통신ㆍ방송ㆍ신문 겸업 등 언론의 독점화와 집중화로 인해 다양한 목소리는 줄어드는 실정이며 매체들은 생존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그는 프랑스 사례를 들어가며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독자에 대한 신뢰성 회복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미디어 통합에는 거대 자본이 필요하므로 위기에 처한 매체에는 현실성 없는 대안이며 △미디어 홍수 속에서 오히려 독자들은 방향을 제시할 줄 아는 언론을 찾고 있으며 △결국 독립적이고 신뢰성 있는 매체만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라모네 주필은 지난해 있었던 프랑스 EU헌법 개정 투표 사례를 얘기했다. "EU헌법 개정 찬반 여부가 국민 투표에 부쳐졌을 때 거의 모든 언론이 국민들이 개정 찬성을 원한다고 기사화했죠.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국민들은 반대를 원했습니다 . 이를 계기로 대다수 국민들은 언론을 신뢰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는 자사 신문이 추구하는 방향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추구하는 방향은 바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견제하는 `제4의 권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요. 내용 면에서 미디어의 획일화로 특수성이 떨어지고 있기에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죠."
한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은 국내 월간지와 달리 일간지 외형을 지니면서 가격은 월등히 비싸다. 국내 일간지에 비해 14배 높은 7000원인데 이는 신문이 독자적인 입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라는 설명이다.
[이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