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 보고 듣는 클래식 이야기 04
애너 하웰 셀렌자 지음, 조앤 E. 키첼 그림, 이상희 옮김 / 책그릇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 흔히, 클래식은 '교양있는' 상류층 만의 음악이라고 받아들여지지만, 그것은 한 음악이 사회에 자리잡게 된 특정한 사회적 배경 때문이지, 음악 자체로 부터 기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3~4분 정도의 길이인 대중가요에 비해 길이가 긴 것도, 클래식과의 거리를 설명해주지는 못합니다. (음악과 영화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대중적인 문화라는 측면에서 비교하자면) 우리는 3~4분 길이의 대중가요와 120분 길이의 대중영화에 모두 집중을 하니까요. 우리가 클래식으로 부터 멀어진 것이지, 클래식이 우리로 부터 멀어진 것은 아닙니다.

- 선입견은 또 있습니다. 보통의 문고판 보다 크기가 크다고 해서, 과장된 몸짓의 그림이 등장한다고 해서,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림은 글과 마찬가지로,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좀 더 잘 표현하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순수하지만 이해력이 조금 부족한 아이들에게도, 이해력은 갖추었지만 선입견으로 둘러쓴 어른들에게도, 글과 그림으로 된 이야기는 클래식으로의 좋은 안내자가 될 것입니다.

- 보통 어떤 음악을 듣고 "좋다." 라고 표현할 때, 사람마다 만족의 내용이 다릅니다. 어떤 이들은 음악의 선율이 좋아서, 어떤 이들은 음악의 가사가 좋아서, 어떤 이들은 가수의 목소리가 좋아서 좋아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가수와 가사가 없이 연주로만 된 클래식은 만족의 폭이 좁을 수 있을텐데요, 책그릇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보고 듣는 클래식 이야기' 시리즈는 클래식에 대한 만족의 폭을 대중가요 만큼이나 넓혀줄 것입니다. 우리가 대중가요를 들으며, 가사가 연상하는 자신의 경험이나, 뮤직비디오에서 봤던 짧은 비디오 영상을 떠올리듯, 우리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며, 카이제를링크 백작의 집에서 밤새 하프시코드를 연습하던 골드베르크를, 잠을 이루지 못하던 백작의 요청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심하던 어린 소년의 열정을 떠올릴 것입니다.

- '보는 것'을 통해 곡에 담긴 사연을 알았다면, 이제 선입견을 버리고 '듣는 것'을 통해 클래식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시기 바랍니다. 대중가요에는 없는, 클래식만의 매력을 발견하실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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