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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을 희망의 이름으로 기억하리라 - KTX 여승무원 문집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엮음 / 갈무리 / 2006년 7월
평점 :
스물여섯 스물일곱, 내 또래의 그녀들 KTX승무원.
파업투쟁 100여일을 훌쩍 넘기며 내어놓은 한권의 문집에는, 그녀들의 꿈과 노력이, 기쁨과 자부심이 담겨있습니다.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승무원의 꿈을 이뤘다는 기쁨에 하루에도 몇 번씩 합격자 발표 한에 찍힌 내 주민번호를 보고 또 보며 행복해 했다."그래서 더 많이 화나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힘들었을 그녀들이지만,
그녀들은 너무나 너그럽습니다. "잘 다녀와 다음에는 꼭 같이 할께" 주인공이 빠진 'KTX 개통 2주년 기념행사' 에서 떠나고마는 KTX를 보며, 그녀들은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승무원으로서의 자부심이 '꿈의 속도로' 추락했지만, 지금 'KTX 열차'와 '고객님'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있지만,
KTX 열차에 대한 가장 순수하고 애틋한 마음이 그녀들의 글에 곱게 배어있습니다.
그래서, 그녀들은 잘 싸워나갈 것입니다.
당장의 비용절감에만 눈이 멀어버린 경영진 어느 누구보다도, 'KTX 열차' 라는 일터에서의 자기 삶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단지 '철도공사의 정규직 승무원'이란 단순화된, 대표화된 요구만은 아니다. 해준 약속은 지켜주고, 한 만큼 알아주고, 되돌려주며 사랑과 책임감 있는 삶을 누리게끔 해달라는 것이다. (중략) 아직도 내 바람은 헛되지 않았다는 믿음과 믿음에 대한 순수를 버리지 않는다."능력과 열정을 가진 이들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의와 순수함을 가지고 있고 지키려는 이들은 그리 많지 못합니다.
100여일 동안, 정부, 철도공사 경영진과 경찰은, 그녀들에게서 아무 것도 빼앗지 못했습니다. 그녀들은 지금 모든 것을 쥐고 당당하고 아름답게 서있기 때문입니다.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 동지들이, 더욱 당당하고 아름다워지기를 응원합니다. 화이팅!
"시간과의 싸움에서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안달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것도 없다. 시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나도 흔들리지 않고 정해진 만큼 넉넉히 기다려 주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