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재사관학교 - 우리는 삼성을 이렇게 부른다
신현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신입사원을 선발하는데 있어서의 철저함,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사내 교육시스템, 경쟁이 제도화되어있는 기업운영, 등 삼성의 기업문화에 대해서 분석했습니다. 저자는 헤드헌팅사업에 종사하면서 수집한 다양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분석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연간 200시간 이상입니다.
입사시 4주간의 그룹 연수, 2주간의 계열사 연수, 2~4주간의 부서교육을 받지만, 입사 이후에도 삼성종합연수원과 삼성인력개발원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삼성인력개발원에는 1,000여가지의 교육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고, 삼성MBA, 삼성전자공과대학과 같은 경영과 전자 분야 자체 교육기관, 6개국어를 교육하는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 60여개국 700여개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지역전문가제도가 있습니다.

삼성의 방대한 교육 시스템이, 어디까지나 사원의 자기계발이 아니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데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교육의 기회는 6만여명에 달하는 조직에 대한 모니터와 관리를 통해서 선별적으로 주어지는 것이죠.
시장 경쟁에서 요구되는 차별성이, 자본과 설비를 넘어 정보나 지식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이는 세계적인 경쟁을 하고 있는 기업에게 나름의 처사라고 생각됩니다.

삼성의 조직관리 역시 눈여겨 봐야 합니다. ‘경쟁의 제도화’가 인상적입니다. 사업부제 방식이 아니라 GBM 방식을 선택하고 있어 기획에서 개발, 생산, 마케팅, 판매까지 상호 경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PI(생산성장려금), PS(초과이익배분금)을 바탕으로 한 급여체계 역시도, GBM 방식의 기초 위에서 성과 위주로 기능하는 것이죠. PI는 기획조정실, 총괄사장, GBM의 평가를 바탕으로 최대 300%까지 지급되는 성과급이고, PS는 기업의 이익에 따라 순 연봉의 50%까지 지급하는 배분금입니다. 삼성은 급여와 인사체계를 성과위주로 제도화함으로써, 경쟁을 ‘제도화‘ 하고 있는 것이죠. 단적인 예로, 삼성의 채용규모는 최고 수준이지만, 사원들의 근속연한은 거의 밑바닥이니까요.

조직의 관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신입사원 선발에서의 면접의 월등한 비중, ‘논산훈련소‘라 불리운다는 4주간의 신입사원 합숙교육, 사원의 성과와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하는 3색 경보체제, 등은 ’무노조 경영‘ 을 할 수 있는 삼성의 치밀한 노무관리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삼성의 정보수집력을 주목해야 합니다. 국제적인 무역상사들의 정보력이 여느 국가정보기관 못지 않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있지만, 삼성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김일성의 죽음을 청와대보다 먼저 알았다.’ 는 웃지 못할 얘기가 단적으로 보여주듯이, 삼성은 재계, 정치권, 검찰에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 수집은 인적 네트워크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죠. 재계 내에서의 혼맥 관계 뿐만 아니라, 주요 공공기관(재경부, 금융감독원, 통상산업부, 공정위, 감사원, 등) 출신 관료들의 영입, 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명 ‘호구조사’, 등을 바탕으로 할 뿐만 아니라, 해외지사를 중심으로 하는 해외정보 수집에도 뛰어납니다. 최근에는 X-파일,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비롯해 법적자문의 필요성이 늘어나자, 자체 법무팀을 강화해 법무실로 승격시키고 300여명에 달하는 변호사를 모집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정보수집 능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삼성의 기업활동이 가능한 것입니다.

저자는 ‘인재에 대한 발굴과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삼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훌륭한 교육시스템을 통해서 교육받은 이들은 인재임에 틀림없으며, 이들은 사회 어딘가에서 그 빛을 발할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삼성의 인재 발굴이란 어디까지나 삼성의 주주를 비롯한 오너의 이해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만 인재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자가 끝무렵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이제 기업은, 교육받은 이들을 채용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필요한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교육하며 장래의 기업 임원과 CEO를 키워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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