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3억 경제학 - 상하이 특파원의 중국경제 현장 리포트
한우덕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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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이 명확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1) 위기의 중국경제, 그 실상 (2) 슈퍼 파워를 향한 도약, 그 에너지 (3) 중국의 길, 그리고 한국의 길. 첫번째 장에서는 중국경제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점에 대해서, 두번째 장에서는 중국경제가 가진 장점과 잠재력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세번째 장에서는 중국경제의 변화에 대응해야 할 한국경제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학자가 아닌, 기자가 쓴 책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방향을 살펴보는 수준입니다.

중국경제의 문제를 필요 이상으로 특별화 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점이라면 모르겠지만, 단점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특히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문제들, 이를테면 소비가 투자를 쫓아가지 못하는 현상, 도시와 농촌의 지대한 격차, 안정적 노사관계의 균열, 정부관리들의 부패, 부동산 투기, 외자의 함정, 등은 중국경제 고유의 문제가 아니라, 초기 자본주의의 그것이기 때문이죠.

자본주의가 봉건사회를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원대한 생산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산력이란 하루 아침에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기술의 발달과 집약적인 대량생산에서 나오는 것이죠.

기술의 발달이야 둘째 치더라도, 집약적인 대량생산에 필요한 조건들을 갖추는 것 자체가 사회 갈등의 출발입니다. 어떤 자본주의 국가도 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생산을 집중한다는 것이, 단순히 개별 생산자를 한곳에 모으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개별 생산자들의 집합체였던 봉건사회의 질서와 완전히 다른, 대규모적인 생산시설과 다수의 노동자라는 새로운 질서를 의미합니다.

결국, 어떻게 생산자본을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와, 어떻게 다수의 노동자를 만들 것인가 하는 두가지 문제가 발생하는겁니다. 비약하자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는 생산자본과 노동자의 분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차이입니다. 거대하게 집약된 생산자본을 개인의 소유로 할 것이냐 생산자 전체의 공동소유로 할 것이냐의 차이이죠.

중국은 생산자본의 사적 소유를 이미 인정했으니, 향후 중국의 권력이동은 필연적일겁니다. 지금은 형식적으로 국가관료들이 소유하고 있지만, 사적 자본이 생산자본을 형성하고 소유한 이상, 실질적인 지배력은 후자에 있다고 봐야합니다. 국가관료들은 과거 자신이 가지고 있던 국가기구의 권력으로 간신히 방어전을 하고 있는 셈이죠.

갈등은 국가관료들과 사적 자본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닐겁니다. 이들은 권력의 소유를 두고 갈등하겠지만, 권력에 대한 침범에 대해서는 한편이 될 수 있습니다. 즉,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소외되어 있고, 경쟁적인 생산자본의 축적을 통해서 고통받아야 하는 중국의 노동계급이죠. 중국의 노동자들이 광범위한 사회투쟁을 시작하리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기술의 비중이 낮은 산업일 수록, 그런 산업 위주로 경제가 구성된 국가일 수록, 노동자들의 힘은 더 막강합니다.

아시아의 경제지도는 변할 것입니다.
한국의 노동자들도 중국 노동자들과의 만남과 교류를 준비해야합니다. 기업가들이 국가 간 장벽을 뛰어넘는 그 만큼, 노동자들도 장벽을 없애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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