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박범준.장길연 지음, 서원 사진 / 정신세계원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도시에서 성장했고 남 부럽지 않을 만큼의 대학교육을 받은 박범준 장길연 부부는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고 무주의 한 산골에 정착합니다. 비록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함께 농사를 짓고, 화장실이니 목욕통과 같은 집기들은 직접 만들어 쓰며, 범준씨가 글을 쓰고, 길연씨가 천연염색을 하며 살아가죠.

언젠가 언론에도 올랐다는 이들의 삶은 아마도 ‘이색성‘ 이 강조되었겠지만, 정작 두 사람의 글에서 도시를 떠나 산골에 삶터를 마련한 ’이색성‘ 이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답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수필에 가까운데요, 주된 내용은 두 사람의 행복관과 연애관이며, 이것이야말로 이들로 하여금 도시를 떠나게 만든 것입니다. 주거와 생계는 두 사람이 가진 가치관의 ‘표현’ 이자 ‘방식’ 일 뿐입니다.

두 사람은 ‘행복이란 이렇게 사는 것이다‘ 라고 규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사는 것도 행복이다‘ 라고 얘기합니다.
물론, 우리 주변에 자신있게 ‘행복이란 무엇이다’ 라며 절대적인 정의를 내리려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각자 행복에 대한 대답은 다를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저 수많은 행복관 중의 하나일 뿐일 두 사람의 행복관을 주목할 만한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두 사람이 주관대로 삶을 꾸려나갔다는 ‘사실‘ 인데요, 이것은 거꾸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관에 맞추어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오늘날은 마치,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복모범답안에 맞추어 경제적 능력을 키우는 것에만 집착하는 것 처럼 보여집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관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 는 현실이, 곧 그(녀)들이 ’주관이 없다.‘ 거나 사회통념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주관대로 삶을 꾸려갈 ‘용기가 없다.‘ 는 것을 뜻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녀)들이 주관이나 용기대로 살아갈 수 없도록 하는, 외부적 객관적 조건들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활환경, 교육수준, 부양가족, 등 과 같은 것들이죠.
범준씨와 길연씨 역시도, 산골에 삶터를 마련하면서 ‘당장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라는 생계 고민을 했었고, 이것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조건들이 반영되고 고려되었을테니까요.

범준씨와 길연씨의 꿋꿋한 삶이, 선택의 기회에서 용기를 내어야 할 사람들 뿐만 아니라, 기회로부터 박탈당한 이들에게도 희망의 메세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 보태어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의 연애관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답니다.
감정 보다는 이해나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대화의 방법에 대해서 열심히 고민한 흔적들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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