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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새벽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무리뭉실한 감상 보다는 명쾌한 주장을 좋아하고, 삶을 회고하기 보다는 진취적으로 계획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동안 시를 가까이 하지 못했던 나름의 이유가 그러했습니다.
행간에 담겨있는 글쓴이의 정황과 심정을 이해하기 위한, 고작 몇분의 시간에 저는 무척이나 인색했었습니다.
시는, 제가 냉정한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에만 잠시 제 곁에 머무르다 이내 떠나곤 했죠.
하지만, 노해의 시 <노동의 새벽>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가 읊는 노동자의 일상은 전문 취재기자의 그것보다 절절하고,
그가 읊는 노동의 소외와 계급의 대립은 마르크스의 그것 만큼이나 가슴을 파고들며,
그가 읊는 노동자의 긍지, 노동계급의 힘은 우리 동지의 그것 만큼이나 따가운 채찍질이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구분했을 법한 분류를 무시하고, 언제든지 쉬이 집어들 수 있도록 다시 분류해 봅니다.
노동자의 햇새벽이 아직 오르지 못한 오늘, 노해의 시는 우리의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1. 노동자의 일상신혼, 어디로 갈거나, 포장마차, 가리봉 시장, 봄, 졸음, 휴일특근, 손무덤, 석양, 천생연분, 이불을 꿰메면서, 썩으러 가는 길
2. 노동의 소외, 노동자의 삶
하늘, 멈출 수 없지, 얼마짜리지, 지문을 부른다, 모를 이야기들, 바겐세일, 어쩌면
3. 노동자의 긍지, 노동계급의 힘
통박, 시다의 꿈, 진짜 노동자, 평온한 저녁을 위하여, 노동의 새벽, 별 볼일 없는 나는
4. 노동자 투쟁, 해고
밥을 찾아, 떠나가는 노래, 떠다니냐, 어머니, 아름다운 고백, 장벽
5. 계급의 대립, 노동계급의 잠재력
당신을 버릴 때, 바람이 돌더러, 어쩔 수 없지, 대결, 허깨비
잠시 곁을 떠난 동지에게 「당신을 버릴 때」를, 차가운 감옥에 갖힌 동지에게 「아름다운 고백」을,
제게는 「별볼일 없는 나는」을 쥐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