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김용욱 옮김 / 책갈피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이성" 누구나 한번즈음 들어봤을 법한 경구입니다.
대인관계에서의 잘못이든 사회의 부조리이든 그것을 접하는 첫 감정은 '분노'이기 마련인데, 그 분노가 아무리 정당하다 하더라도, 분노 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뜻일겁니다.

"화가 나면 열을 세라" 는 격언처럼, 분노는 곧 사그러드는 법이니까요.
더군다나 그것이 일회적 일시적이거나 돌발적인 잘못이라면 모르되, 끊임없이 반복되는 잘못이라면 더욱 그렇구요.

무엇이 그로 하여금 혹은 이 사회로 하여금 한번즈음, 아니 두세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겁니다.

이런 태도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대해서도 그대로 드러나느데요,
단순히 전쟁에 대한 반대, 혹은 절차상의 문제 - UN 안보리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거나,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았다거나, 등 - 을 지적했던 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아니, 막연한 평화주의자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대한 관심을 접어두기로 한다 하더라도,
미국으로 하여금 최소한의 명분조차 없는 전쟁을 감행하게 한 '근본적인 원인' 이란 너무나 뿌리깊고 대단한 것이어서, 설사 그것을 올바르게 지적했다고 해도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닐테니까요.

전쟁을 막아내는데 실패했던 평화주의자들이 이점을 배웠을까요?

캘리니코스의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의 뒷배경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전쟁을 분석하는 틀을 점점 확대 심화시켜나가는 방법인데,

총 5장으로 나뉘어져 있는 본문은, 전쟁을 합리화하려는 억지 논리에 대한 (그리 어렵지 않은) 반박을 시작으로 해서, 이 전쟁을 기획하고 실행한 네오콘(neocon, 신보수주의자)이라 불리어진 미국 공화당 우파의 행보에 대한 추적, 그리고 1945년 전후에 제출되었던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 그 전략의 일환인 중동에 대한 정책을 다루고 있고, 마지막으로 미국을 포함한 제국주의의 역사 속에서 미국의 정책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억지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하는건 어려운 일이 아닐겁니다. 그건 기성 언론들에서도 조심스레 던지는 의혹이기도 하죠.
캘리니코스는, 왜 그들이 이런 서푼짜리 억지논리를 내세워가며 전쟁을 감행해야 했었는지 밝힙니다. 억지 논리 뒤에는 그걸 감행했던 공화당 우파들이, 공화당 우파들의 뒤에는 뿌리깊은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이, 한 국가의 국가정책 뒤에 이들을 움직이는 내적인 동학(動學)이 있다는 것을 밝힙니다.

이론과 행동은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캘리니코스가 194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했던 것은 행동의 축적이 곧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론은 행동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끔찍한 침략전쟁을 바라보는 여러분들의 이해는, 분석은 어디까지 나아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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