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당이 추구해야 할 목표와 기본노선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것이 강령이다. 이런 강령이 있어야만 노동자들은 언제 어떤 시기이든 좌충우돌하지 않고 일관되게 실천할 수 있다. 강령이란 노동자운동이 항해할 때 길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북극성과도 같으며, 각 영역에서 활동하는 노동자들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는 시멘트와 같으며, 아무리 어려운 조건에서도 노동자투사들이 힘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 ‘위대한 꿈’과 같다.

[고타강령 비판]은 마르크스가 독일의 마르크스주의 정당과 기회주의적인 라쌀레 정당이 통합하여 만든 강령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라쌀레파는 ‘(자본가)국가의 협조를 받는 생산협동체 건설’을 강령으로 제시했다. 노동자해방은 노동자계급이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그런데 라쌀레파는 자본가국가의 도움을 받아 생산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곧 ‘노동해방’인 양 사고했다. 이것은 노동자계급을 해방의 길이 아니라 노예의 길로 이끄는 것이었다. 그것은 수십 년간 노동자해방의 한길을 걸어온 마르크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타협할 수 없는 기회주의적 사상이었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아주 강한 톤으로 라쌀레파의 기회주의 강령과 그걸 묵인한, 맑스주의당의 동요하는 지도자들에 대해 비판했다. 앞서 말했듯이 강령이란 노동자계급에게 나침반과도 같은 것이기에 나침반에 문제가 생기면 당과 노동자계급 전체가 길을 잃고 헤매며 결국 자본가계급이 쳐놓은 테두리에서 계속 맴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타강령 비판]은 이런 문제를 포함해 노동자계급이 추구해야 할 기본원칙이 무엇인가를 ‘비판’의 형식을 통해 정확히 배울 수 있게 해 준다. 지금도 남한 노동자운동에는 라쌀레파와 같은 기회주의적 사상을 가진 경향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고타강령 비판]을 제대로 이해하면 이런 기회주의 경향들에 맞서 철저히 싸우면서 노동자계급의 원칙을 굳게, 그리고 풍부하게 세워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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