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노동자운동은 주로 노조운동의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노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활동가(또는 노동자 정치조직)가 노조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는 남한 노동자운동의 전진에서 사활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노조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개입 없이 노동자운동의 전진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점에서 트로츠키의 [노동조합 투쟁론]은 현장에서 노동자운동을 계급적으로 밀어가고자 하는 활동가에서 아주 귀중한 실천의 무기가 될 것이다.

트로츠키는 자본주의의 위기가 심화되는 쇠퇴기 자본주의에서 노조는 자본가계급의 노무관리기구가 될 것인가 아니면 계급투쟁과 해방의 무기가 될 것인가의 선택을 강요받는다고 분명하게 지적한다. 날로 격화되는 세계 자본 간의 경쟁, 만성적인 불황과 세계대공황의 위협, 거대한 실업, 半실업자군의 존재 등은 조합주의적 노조 지도자들을 순식간에 회사살리기, 나라살리기에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노사협조주의자, 아래로부터의 분노와 투쟁의지를 억누르는 관료로 전락시켜 버린다. 이것은 정규직 노조운동에서 극명하게 입증되었으며, 최근 비정규직 노조 지도자 일부의 심각한 동요와 관료적 행태들에서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현장활동가는 자본주의를 폐지하고 노동자해방을 쟁취하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가질 때만, 그리고 노동조합과는 질적으로 다른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정치조직(당) 및 그 현장소조(현장분회)와 결합하여 노조 운동을 밀어갈 때만 동요와 타협으로 빠져드는 것을 원천봉쇄할 수 있으며, 심각한 위기에 처한 노동자운동을 일관되게 노동해방의 길로 이끌어갈 수 있다.

이 책은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미국, 중국 등 세계 노동자운동, 혁명운동의 중대한 경험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기에 남한의 현장활동가들에게 넓은 시야와 함께 살아움직이는 원칙을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남한 노동자운동의 역사와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진단할 수 있는 이론적 능력을 갖게 해 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장활동, 노조활동, 현장조직활동 등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골치아픈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소중한 영감과 시사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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