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본주의의 위기
조지 소로스 / 김영사 / 1998년 12월
평점 :
절판


1.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아직 읽어보진 못했습니다만,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지 소로스의 경우는 칼 포퍼에게 수학을 한 사람인데,
그 스스로 칼 포퍼의 철학에서 상당부분 영향을 받았음을 얘기하고 있구요.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인식의 기본틀'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는 '오류성과 반사성' 이 그것이죠.


2.
그런데, 저는 '오류성'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절대적인 진리란 없다. "
" 당신도 충분히 오류를 범할 수 있다. "


는 것은,
맹신적인 사고를 거부하는 옳은 태도입니다만,
자칫, 진리를 쫓는 진지한 논의마저도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소지가 있거든요.


오류성 자체는 옳은 개념인데,
오용될 소지가 있다는거죠.


" 누구도 완벽할 수 없어. " 라고 귀를 막아버리는 것은,
'절대적인 진리를 거부하는 것'을 '절대적인 진리로 믿는' 아이러니(irony) 니까요.


만약, 저라면 이렇게 얘기하겠어요.
" 전 완벽하다고 얘기한적 없는데요. 전 완벽한 것을 얘기한 것이 아니라, 제 생각을 얘기한거에요. 당신도 당신의 생각을 얘기하면 되구요. "


조지 소로스의 오류성은 그렇다고 봅니다.
(이건 선입견이긴 하지만, 냉전시대에 활약했던 칼 포퍼도 그다지.)


아마 그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의견에 대해선 이렇게 얘기하겠죠.
" 흥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니까 "


3.
경제 파트로 넘어오면 좀 더 재밌습니다.


조지 소로스는,
열린사회에서는 기대가 현실에 반영된다고 얼버무렸는데,
제가 보기엔, 기대가 주식값에 반영된다고, 책임질 수 있는 만큼만 얘기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배당금을 보고 주식투자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겁니다. 흔히, 대박 터진다고 해서 주가를 보고 투자를 하죠.
어느날 일어나보니, 500원짜리 주식이 5,000원이 되어있더라느니 뭐라느니. 어제밤 돼지꿈은 높은 연봉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시세평가로 대체되구요.
주식이란 어차피 현재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투자하는 행위니까요.


몇달 전에 한 학자가(이름이 가물가물) 근대 이후 한국사회를 돌아보면서 평가한 논문을 봤는데,
그는 '경제 분야의 주도권만 변화하지 않았다.' 고 평가하더라구요.
이거 학자의 권위를 빌리는 모양새긴 한데, 제 느낌과는 묘하게 맞아떨어집니다.


4.
요즘 대학에선 케인즈 경제학이, 재계에선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득세하는 모양입니다.
(아 물론, 대학에선 이것저것 다 가르켜줍니다만.)


조지 소로스의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란,
재계에서 득세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불안성에 대한 자발적 우려에서 나온거구요.
이는 사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논리 중에서 한 부류를 이루고있습니다. 재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제기되는 문제의식이에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반대논리로 많이 채택되고 있는 <세계화의 덫> 도 그와 비슷한 맥락인데,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의 '한겨레'쯤 되는 독일 언론사의 언론인이죠.


여튼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경제에 대한 정치의 우위를 되찾자'는 겁니다.
쉽게 얘기하면, 과거에는 기업을 국가가 통제했는데, 지금은 기업이 국가의 품을 떠나 세계로 진출했으니,
이제 기업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국가규모가 아니라 세계규모의 통제기구가 필요하다는 논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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