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배우는 사물놀이
이형영 지음 / 학민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사물놀이가 풍물굿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무대에서의 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의 진정한 공로는, 사람들이 사물놀이를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배우고 따라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에 있다. 김덕수, 김용배와 같은 사물놀이 1세대들은 사물놀이를 공연하기 위해, 전국의 풍물굿 장단과 가락을 녹취하고 채보했다. 그리고, 그것을 구음, 오선지, 정간보,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정리하고 체계화했다.
이렇게 탄생한 최초의 풍물굿 교본은, 전근대적 전수 형식에 머물러 있던 풍물굿 교육을 근대화시킬 수 있었다. (물론, '예술 교육의 근대화'라는 것이 어느 정도 어폐가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물놀이를 접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일부 사물노리안들이 자신들의 대중적 영향력에 취해 풍물굿판의 대표인 양 행세하는 경우다. 이 책, <쉽게 배우는 사물놀이>에서 이형영이 집필한 풍물굿 이론을 보면, 80년대 이후 풍물굿의 역사는 사물놀이와 탈춤부흥운동 밖에 쓰여 있지 않다. 2004년에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80년대 사회패의 출연도, 90년대 마을굿 운동과 지역농악보존회 활동에 대해서도 일언반구가 없다. 사물놀이가 출연하면서 가져온 숱한 논쟁들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대놓고 무심하기도 쉽지 않을텐데..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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