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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광대 김덕수, 신명으로 세상을 두드리다
김덕수 지음 / 김영사 / 2007년 9월
평점 :
김덕수의 예인인생 50주년을 맞아 출간된 자서전.
다분히 공적인 문체지만, 자신의 장점을 정확하게 어필하는 대목이 두드러졌다. 자서전이라기 보다는 자기소개서 같은, 패기와 진취성이 느껴졌다. 그 스스로 강조하듯, 어려서부터 몸에 배인 상업적 마인드 혹은 프로 근성 때문일 것이다.
'그의 인생을 보면 풍물굿의 역사가 보인다'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그는 시대에 따라 남사당에서 약장수로, 쇼맨으로, 국산품 선전반으로, 국가 홍보사절로, 사물놀이 창립자로, 음악인으로, 사업가로, 교육자로 적극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그의 직책도 단원, 학생, 단장, 사장, 회장, 교수로 바뀌었다. (그의 명함에는 '사물놀이 예술인 김덕수'로 적혀 있다.) 읽는 사람이 헷갈릴 정도로,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기예와 연희형식, 조직을 바꿔나갔다.
그의 예인인생 50년에는 풍물굿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아이디어가 전시되어 있다. 국제 무대에서의 문굿과 난장, 풍물굿 대중화를 위한 악기개량이라니, 이런 아이디어를 어느 '예술인'이 낼 수 있단 말인가.
"시대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것 뿐이다. 아버지 다음에 내가 있는 것 처럼, 나 다음에 내 아들이 있는 것 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다."
"춥고 배고픈게 두려워서 무대에 남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어느 직종에서든, 편하려고 하면 존재감과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