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샤머니즘 : 한국적 환상과 리얼리티를 찾아서 살림지식총서 166
이종승 지음 / 살림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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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아껴 '얼른' 읽고싶었던 책. 이런 기분은 오랜만이었다.
스스로 충분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고, 논지는 명확할 뿐만 아니라 돋보이는 문장으로 표현되며, 논거가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다.

이런 책들은, 장정일이 말했던 것 처럼, '단숨에' 읽을 수 밖에 없다.
또, 이종승의 문장은 얼마나 단정하고 아름다웠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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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머니즘은 인간의 영혼에 의해 상상된 일종의 정신 체계로서, 사유와 상상의 세계를 시청각적으로 구체화시킨 것이다."

"삶과 현실, 인간에게는 리얼리티로 설명하기에는 벅찬 빈구석이 있다. 판타스틱 영화는 이 빈터에 빛을 투사해서 정체를 밝히려 한다. 샤머니즘이 판타지와 조우하는 지점도 여기서 출발한다."

"알려진 것과 모르는 것, 그 사이에 인식의 문(Doors)이 있다." (윌리엄 블레이크)

"한국의 무(巫)에는 자연과 인간의 포용, 타종교와의 자연스런 융합, 집단과 집단의 조화가 녹아 있다. 그러나, 서양식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세계관이 자리잡는 근대의 과정에서 무의 전통은 함몰됐다."

"굿의 목적은 신을 즐겁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래부터 예술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굿의 예술성은 연극적인 측면과 시각적인 측면으로 구성된다."

"서구 샤머니즘 영화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샤먼적 비전은 '자연이 가진 영혼의 힘'에 중점을 두었다. 이와는 달리 한국영화에서 무당의 비전은 '인간' 그 자체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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