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여성들은 수컷들의 후진성이 남근주의에서 비롯된다, 문제다 하면서 정작 거기만큼 남성에게 애지중지한 건 없다는 걸 몰라준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특히나 각질 많은) 남성에겐 그곳만큼 섬세하고 귀한 부위가 없다. 해서 오럴을 향한 파트너의 일그러진 표정(‘불쾌하다’ ‘굴욕적이다’)을 마주할 때 받는 좌절은 상상 이상이다. 불쾌하다, 굴욕적이다.

잘 아는 것 같지 않다. 수컷들은 단순하고 쉽다면서도 그 뻔한 욕정조차 이해하거나 달래지 못한다. 후희가 중요하다 할 때, 왜라고 묻지 않고 남녀의 습성을 어찌 맞춰갈까 함께 고민하자는 게 여자들의 답이라면, 후희만큼 후위도 중요하달 때, 왜냐 묻지 않고 어찌 서로의 기호를 맞춰갈까 함께 고민하자는 것도 여자들의 답이어야 한다. ‘너무 잘한다, 많이 안다’ 오해받을까 그런가? 그럼 또 수컷 탓인가. 영화 속 한 대사가 떠오른다. “너는 문학, 와인 같은 건 아주 좋아하면서 왜 나의 성욕은 이해해주지 못하는 거니.”

(한겨레 ESC, demianis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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