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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제국 ㅣ 당대총서 14
하워드 진 지음, 이아정 옮김 / 당대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0. 하워드 진
- 미국의 역사학자, 정치학자, 사회비평가, 작가.
- 21세에 2차 세계대전에 공군 폭격수로 참전.
- 34세에 스펠만 대학에 교수로 부임. 대학생들의 학습권, 흑인들의 투표권을 위해 활동하다 해임.
- 42세에 보스턴 대학에 교수로 부임. 베트남전 반대운동, 이라크전 반대운동에서 활동.
- 현재 보스턴 대학 명예교수
- 저서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 스펠만 대학 교수시절 참여했던 흑인 시민권 운동에 대한 자전적 에세이.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 : 마르크스가 뉴욕 한 복판에 나타나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는 내용. 희곡.
<미국 민중사> : 주류 역사를 뒤집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진 미국 민중의 역사를 다룸.
<오만한 제국, 미국 이데올로기로부터의 독립>
그 외 <불복종의 이유>, <살아 있는 미국 역사>, <전쟁에 반대한다>, <하워드 진, 세상을 어떻게 통찰할 것인가>
1. 들어가며
- 일부 친미 인사들을 제외한다면, 노골적으로 미국이라는 일개 국가를 ‘절대선‘으로 찬양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판들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우월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본적으로 옳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궁극적 동의. 하워드 진이 다루는 것은 이 지점이다. 그는 이것을 ‘현실주의’라고 지칭한다.
- 그는 이러한 현실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은폐된 역사적 사실들을 제대로 아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식의 일환으로, 외교, 전쟁, 법 정의, 경제 정의, 언론 자유, 반공주의, 등 미국이 선점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들의 실상을 구체적인 역사적 사례를 들어 비판한다.
- 그는 역사학자로서 자신이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편견을 가지게 되었는지 자신의 행적(어린 시절, 전쟁 참전)을 들어가며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모든 역사는 사료를 취사선택하는 순간부터 본질적으로 중립적일 수 없으며, 모든 역사적 왜곡은 사료를 위조하는 것이 아닌, 사료를 수집, 편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역사학자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편견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는 것이다. 그는 공산주의를 지지하며, 더 많은 자유와 평등, 그리고 민주주의를 원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책의 모든 내용은 이러한 자신의 견해를 독자들에게 설득하기 위해 쓰여졌다고 선명하게 밝히고 있다. 마지막 11장 [궁극적인 힘]에서 이것을 위한 수단으로 ‘비폭력직접행동’을 주장한다.
2. 내용
2-1. 경제
(1) “열심히 일하면 얼마든지 잘살 수 있다. 가난하다면 스스로를 원망하라.”
- 오늘날의 생산 방식은 과거와 달리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시장의 결정(임금)만으로 생산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시장논리가 아닌 이성과 도덕에 기초해서 판단해야 한다.
[사례] 무기생산자와 교사의 임금 차이, 예술가들의 생활임금, 가사노동
- 이윤을 동기로 한 생산은 때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윤이 아닌, 사회적 필요에 맞게 생산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오직 이윤만이 생산의 동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례] 코카인 금지와 담배 허용(미국 내 2천 명과 39만 명), 아편전쟁과 군수산업, 환경오염과 과잉생산(2억 5천만 인구에 1억 대 자동차)
(2) “정부의 개입 보다는, 시장에 자유방임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 빈곤층에게만 자유방임을 주장할 뿐, 실제 부유층에게는 끊임없이 정부가 개입되어 왔다.
[사례] 영국 식민지하 토지불하, 기업에 대한 채권보증과 보조금, 대륙횡단철도?해운?고속도로 등 국가기반산업 개발시의 정경유착, 해외 다국적 기업의 재산보호를 위한 군대 동원(콰테말라와 유나이티드 프루트, 칠레와 IT&T), 항공사에 대한 정부수주계약(록히드, 노스아메리카, 에어로젯), 흑인노예/소작인/노동자에 대한 통제법안(반지대운동, 8시간노동제 요구파업)
(3) “빈곤층에 대한 복지는, 생산의욕을 감소시킨다.”
- 부유층에 대한 감세정책과 달리, 빈곤층에 대해서만 인센티브가 생산의욕을 떨어뜨린다는 것은 일관되지 못하다.
“이 땅에서 나가.”
“왜?”
“내 것이니까.”
“너는 그걸 어디서 얻었지?”
“우리 아버지한테서”
“그는 그걸 어디서 얻었지?”
“싸워서 얻으셨지.”
“그래, 그렇다면 나도 그것을 위해 너와 싸울 테다.”
(p289, Carl Sandburg의 <the people, yes>)
2-2. 법
(1) “헌법은 우리의 자유와 정의에 대한 최고의 보증이다.”
- 법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라는 믿음과 달리, 특정한 이해관계를 가진 입법가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또한, 법은 사람(사법가)들에 의해 해석되고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의 조항만으로 언론의 자유를 말할 수는 없으며, 실제 생활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가 진정으로 중요하다.
- 실제 사법가들은 단순한 법 위반 유무로 판단할 수 없는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까지 판단하면서 사건을 왜곡해왔다. 정치적인 사안은 선출직 공무원들에 의해 판단되어져야 한다.
[사례] 사전검열의 금지와 사후처벌의 용인
(2) “법 위반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명분이 아무리 좋아도 일단 법을 어기면 기꺼이 처벌받아야 한다.”
- 시민불복종 운동은 사회적인 목적을 가지고 행하는 고의적인 법률 위반이다. 그것은 무정부적인 불복종이 아니라, 맹목적인 복종에 대한 적극적인 거부행위이다. 이것은 법보다 정의가 우선하며, 법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에 기반한다. 실제 대규모적인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인한 혼란은 일시적일 뿐, 더 합리적인 법 제도를 구현하는 데에 기여한 바 있다. 실로 끔찍한 사회혼란은, 불복종이 아닌 복종에서 기인하였다.
- 우리는 국가와 정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를 내세우지만, 정부 역시 특정한 이해관계 집단에 불과하다.
[사례] 베트남전쟁과 오브라이언 사건, 콘트라 사건과 위누스키의 44인
인류 역사에서 반역이란 단지 이따금 일어나는 고통에 대한 반작용일 뿐이었고, 권력에 맞서 반항하기보다는 복종해 온 사례가 훨씬 더 많다.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그 자연스런 추세상 격렬한 폭동으로 치달은 몇몇 경우가 아니라, 사람들이 불가항력적인 부당한 상황에 직면하여 갖게 되는 복종적 성향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끔찍한 일들, 예컨대 전쟁, 대량학살, 노예제 따위는 불복종이 아니라 복종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p230)
2-3. 언론
(1) “사전검열은 존재하지 않으며, 누구나 마음껏 말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어 있다.”
- 사전검열은 없지만, 사후처벌 조항이 있어 스스로 사전검열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계약으로 이루어진 거의 대부분의 사회집단(직장, 학교, 군대, 심지어 법정)에서 실질적인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지 못하다. 언론의 자유는 오로지 의회에만 존재한다.
(2) “언론의 자유는 바람직하지만, 국가의 안전을 위협할 때는 그렇지 않다.”
- 국가안보, 전쟁과 같이 중대한 사안이야말로, 언론의 자유가 필요한 곳이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이 아닌 정치적이고 정책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비밀리에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근거는 없다.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언론의 자유는 무의미하다.
(3) “가르치거나 뉴스를 쓰고 보도하는 사람들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자신의 견해를 내세워서는 안 된다.”
- 사실의 왜곡이 아닌 이상, 객관적이라는 것은 절대적이고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과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것은 양립할 수 있는 태도이다. 감추는 것이야 말로 객관적이지 못한 태도이다.
[사례] 록펠러와 러들로학살, 탐험자 콜럼버스와 침략자 콜럼버스, 혁신의 시대와 노동자계급의 시대
우리는 국가의 상태를 주식시장의 숫자로 가늠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얼마나 많은 어린아이가 영양장애로 죽어가는지보다 말이다. 우리가 커다란 사건에 붙이는 바로 그 이름표 때문에, 우리는 어떤 사건은 흘려버리고 또 어떤 사건은 집중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러들로 학살은 미국의 많은 역사책들이 ‘혁신의 시대’라 이름붙인 그 시기에 일어났다. (p109)
2-4. 외교&전쟁
(1) “인간의 파괴적 본성 때문에 전쟁은 계속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정정도의 군사력이 필수적이다.”
- 인류학, 심리학, 생물학, 동물행동학 등 어떤 학문에서도 전쟁이 전적으로 인간의 파괴적 본능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였다. 인간의 파괴적인 본능보다 더 위험한 것은, 문화적 가치관에 따른 감정적인 충성과 복종이다. 우리는 반복되어 온 전쟁의 역사만큼이나, 용기 있게 전쟁을 반대해온 역사에도 주목해야 한다.
[사례] 밀그램 실험, 원시부족에 대한 연구, 동물행동에 대한 연구
(2) “부당한 전쟁도 있지만, 정당한 전쟁도 있다. 미국은 공산주의를 막고 민주주의를 촉진시키기 위해 때때로 전세계적으로 군사력을 행사해야 한다.”
- 민족 자결에서도, 파시즘과 인종주의에 대한 반대에서도, 민간인에 대한 태도에서도 미국은 일관적인 태도를 보였던 적이 없다.
[사례] 미국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내쫓고, 멕시코(1846)?니카라과?베트남?이라크의 영토를 직접적으로 침략했고,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와 일본의 식민지들을 인정했다. 파시스트 무솔리니에게 군수물자를 지원하고, 파시스트 프랑코의 쿠데타에 맞서 싸운 스페인 정부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적국 도시(드레스덴, 도쿄, 로이앙), 자국 점령지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폭격을 퍼부었고, 승전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원자폭탄 투하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재미 일본인들을 영장 없이 구금하고 격리했다. 전시의 빈부격차는 늘어났다. (군사개입: 1798년 이해 127건)
(3) “전쟁을 막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
- 군비경쟁을 통한 전쟁억지력은 증명되지 않았다. 그것은 핵물질 유출, 컴퓨터 오작동에 의한 오폭과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전쟁 발발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피해를 낳을 뿐이다.
[사례] 비전투원에 대한 학살(독가스, 도시폭격, 원자폭탄, 네이팜, 화학전)
나는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서 생명을 바쳤다.”고 떠드는 것을 증오합니다. 그 뭔가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칠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가 그애들의 생명을 훔치는 겁니다. 우리가요. (p184, 해군 제독 Gene Larocque 인터뷰)
2-5. 비폭력직접행동
“세상에는 부당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지만, 부와 권력을 가지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 폭력은 또다른 폭력을 낳는다. 폭력 없이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군사무기 개발을 거부한 과학자들, 미국 정부의 내부 고발자들(보좌진, 군인), 징병 거부 운동, 등 / 뉴딜과 전국 노동관계 법, 사회보장법, 국방부 문서와 비망록 / Gene Sharp <The politics of non-violent action> : 비폭력 행동의 사례와 실천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