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존 나이스비트의 ‘메가트렌드’
현대사회의 주요한 흐름 10가지 제시

우리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말대로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모든 것이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변한다고 보면 불확실성의 정도와 범위 또한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사실 사람들에게 가장 싫어하는 단어를 꼽으라면 그 중에 불확실성은 반드시 들어갈 것이다. 이에 따라 누구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그 같은 노력에 성공하는 개인과 기업이 남보다 앞서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때 불확실성을 줄이는 노력 중의 하나가 트렌드를 찾아내고 그에 맞춰 나가는 일이다. 따라서 트렌드, 그것도 메가트렌드를 잘 읽고 있다면 남들보다 크게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메가트렌드(Megatrends)라는 말은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 1929~)가 1982년에 내놓은 책의 제목에서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가 선정하는 베스트셀러에 2년 동안 오르면서 전 세계 57개국에서 800만부 이상이 팔려 나갔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엄청나게 유익하다(triumphantly useful)”, 댈러스타임스헤럴드는 “1980년대에 가장 중요한 책 중의 하나”라고 평했다. 이와 함께 메가트렌드는 사회적·문화적 또는 경제적 흐름, 그 중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을 가리키는 단어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당시까지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나이스비트는 단번에 세계적인 미래학자로 떠올랐다.

왜 메가트렌드를 읽는 것이 당시의 메가트렌드가 된 것일까. 책에서 나이스비트는 1980년대를 이끌어 갈 메가트렌드로 10가지를 들었다. 이를 통해 대다수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미래의 트렌드를 명확하게 짚어냄으로써 불확실성을 크게 줄여줬다. 한마디로 평범한 사람이나 뛰어난 사람 모두가 가려워하는 부분을 잘 긁어주는 책이었다. 그럼 1982년에 나이스비트가 본 10가지 메가트렌드는 무엇인가.

①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②기계 위주의 단순기술에서 인간 위주의 첨단기술로
③국가 경제에서 글로벌 경제로
④단기 위주에서 장기 위주 시각으로
⑤집중화에서 분산화로
⑥정부와 같은 제도의 지원에서 자조(自助·self-help)로
⑦대표를 통한 간접 민주주의에서 직접 참여 민주주의로
⑧피라미드형 관료주의에서 네트워크형으로
⑨미국의 북동지역 위주에서 남서지역 위주로
⑩양자택일형에서 다양한 선택으로

나이스비트의 메가트렌드가 아직까지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20여년 전에 읽은 흐름이면서도 대다수가 지금도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국가 경제에서 글로벌 경제로, 피라미드형 관료주의에서 네트워크형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은 정보화, 글로벌화, 네트워크화와 같은 말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나이스비트의 ‘메가트렌드’가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 대니얼 벨의 ‘후기산업사회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생명력 때문일 것이다.

20여년 전에 정보사회를 내다본 나이스비트가 자신의 다른 책이나 강연에서 우리에게 던진 정보와 관련된 메시지를 한번 살펴보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정보를 주요 자원(key resource)으로 하는 경제가 펼쳐지고 있다. 정보는 재생이 가능할 뿐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현대사회는 정보의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홍수가 문제다.” 정보가 중요한 정보사회라지만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진다면 과연 어떤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나이스비트 자신의 해답은 다음과 같다.

최성환 대한생명 경제연구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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