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은 진화와 유전자가 결정”
20세기 가장 걸출한 과학저술가를 들라고 하면 아마도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을 꼽아야 하지 않을까? 매년 그 해에 미국에서 출판된 책 중에서 가장 뛰어난 저작자에게 부여하는 퓰리처상을 그것도 문학이나 인문학이 아닌, 생물학을 전공하는 과학자가 두 번이나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으니 말이다.
1929년생의 에드워드 윌슨은 소년 시절부터 개미 탐구에 열심이었지만 본격적인 개미 연구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1953년에 이루어졌다. 당시 하버드대학의 대학원생이었던 윌슨은 그즈음 유행하던 동물행동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대다수 쟁쟁한 연구자들이 새와 포유동물의 의사소통에 관심을 가졌던 점에 착안해서 자신은 개미들의 의사소통 방법을 밝혀보고자 노력했다고 자서전에서 밝힌 바 있다.
1955년 윌슨은 하버드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자마자 조교수로 발령을 받는다. 개미들에게서 여러 종류의 페로몬을 발견하고 그것들의 역할을 성실히 규명했던 학문적 업적이 높게 평가된 결과였다. 이후 10여년 동안 윌슨은 개미 연구로, 또 원숭이와 기타 동물의 습성과 사회적 행동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 전 세계를 누볐다.
그런데 1960년대에 이르자 미국 생물학계의 분위기는 점점 더 분자생물학이 각광을 받게 되고 또 그만큼 동물행동학이나 진화생물학 등은 홀대 받는 경향으로 흐르게 되었다. 하버드대학의 젊은 조교수 윌슨은 그런 와중에서 원숭이와 까마귀와 개미의 생활 습성을 대상으로 삼는 자신의 연구 분야가 점차 쇠퇴하는 것에 크게 자극을 받게 된다. 그는 그간의 동물행동학적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고 다듬어서 새로운 이론으로 발전시켜 보고자 하는 강력한 충동에 사로잡힌다.
타고난 종합가라고 할 수 있는 윌슨은 그때까지 동물행동학 연구가 동물행동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데에 치중했던 나머지 어느 누구도 그런 행동의 저변에 깔린 기본적인 요소들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에 먼저 주목하였다. 자연에서는 침팬지들이 사냥에서 획득한 먹이를 집단 내의 다른 침팬지들에게 나누어준다든지, 또는 적의 출현을 처음 발견한 새 한 마리가 경고음을 발산해서 다른 새들을 보호하는 대신 자신은 희생의 제물이 된다든지 하는 이타적인 행동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동물행동학은 기껏해야 그런 행동이 전체 집단를 위한 개별 개체들의 희생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윌슨은 이런 동물들의 이타적인 행동이야말로 오랜 진화의 과정에서 그들의 유전자 속에 각인된 본능적 행동이라고 해석하였다. 요컨대 동물의 행동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진화와 유전자의 영향력에 주목했던 것이다.
홍욱희 세민환경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