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 김어준, 참 좋죠? ㅎ 명쾌하고 유쾌하고. 한겨레에서 그의 칼럼(한겨레 ESC "그까이거 아나토미")를 꾸준히 읽어왔는데, 책으로 묶어 냈더라구요. 어떤 이는 그의 인생편력을 추어올립니다. 그가 살아온 방식 자체가, 논리를 뒷받침하는 충분한 근거라는 것이죠. 입바른 소리에 질력 나신 분들,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 책은 상담 분야(나, 가족, 친구, 직장, 연인)으로 편집되어 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순차적인 논리 구조가 있습니다.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를 알고, 경험을 통해 지성을 획득하는 1단계. 자신의 삶을 장악하는 2단계.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타인과 관계를 맺는 3단계입니다.

- 이러한 3단계 논리 구조는, 그 특유의 유쾌한 화법을 타고 상담자-피상담자간의 심리를 건넙니다. 어순의 변화와 쉼표로 드러나는 구어체, 어려운 개념어는 쉽게, 쉽지만 상투적인 표현은 개념어로 바꾸는 역설적인 말하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긴장을 놓치지 않게 합니다.

* 아래는 그의 어록. 있는 그대로가 더 나으니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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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단계] 행복함을 감각하라.

-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모르는 당신에게,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캉)", "삶 자체가 인정 투쟁이다. 남의 기대를 저버린다고 당신, 하찮은 사람 되는 거 아니다.", "어른들이 왜 공부 공부 하나. 불안해서. 공부 외에 어떻게 훌륭한 사람 되는 건지 어른들도 모르니까." "30대에 하고 싶은 것의 리스트가 있는데 70대에 하고 싶은 것 리스트가 없으란 법이 어디 있는가."
- 그래서 어떻게? "우리나라엔 대학 졸업하고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원하는 게 뭔지,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그런데 어떻게 한 우물을 파. 그러니 호기심 가고 궁금한 건 뭐든 닥치는 대로 덤벼봐.", "어떤 일이 하고 싶으면 그냥 시작했다.", "20대 되자, 장소가 아니라 행위가 등록되기 시작했다."

[1-2단계] 자기객관화를 통해서 지성을 획득하라.

- 지성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데? "(개에 대한) 거세 행위 자체보다 훨씬 더 무서운 건, 그 행위를 사랑의 소산이라고 정당화한다는 점이다.", "삶의 통증 대부분은 자기만 힘든 줄 알아서 자기가 만드는 거다.", "동방예의지국, 이건 우리 조상들이 공물 상납 잘하고 종주국 예우 잘했다는 중국인들 칭찬이다.", "진정으로 당신을 왜소하게 만드는 건 키 자체가 결코 아니다. 그 키로 인해 위축되는 당신이지.",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갖가지 거짓과 사기는 결국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좀먹는다."
- 지성이 뭔데? "전혀 멋지지 않은 나도 방어기제의 필터링 없이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되는 지점", "특별하지 않다는 게 스스로 못나거나 하찮다는 의미가 아니다."
- 그럼 어떻게? "나와 다른 걸 조우한 분량이 충분히 축적되면, 어느 순간, 그게 된다."

[2단계] 자신의 삶을 장악하라.

- 자신의 삶에 장악력이 없으면, "자신의 무능과 태만과 불안을 '꿈'이란 단어로 포장해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 삶의 장악력이 뭔데? "삶의 불확실성, 제 힘으로 맞서는 순간, 아이는 어른이 된다."
- 그럼 어떻게?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다가 아니라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이 선택을 못 하는 진짜 이유는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에 따르는 비용을 지불하기 싫어서다."

[3단계] 독립적인 개인으로 타인과 관계 맺으라.

- 관계가 비틀린 현실을 보면, "관습, 법률, 윤리의 전방위 보호를 받는 유일한 공식 커플 시스템, 결혼", "우리 사회, 이 과도 사육의 성장 지체를 효와 사랑이라 부른다.", "우리는 관계에서 여러 수위의 협박을 의식, 무의식적으로 활용한다."
- 하지만, "자식이 부모에게 갖춰야 할 건, 효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 그리고 애틋한 연민이다.", "존재를 질식케 하는 그 어떤 윤리도, 비윤리적이다.", "(부모들은) 가족극의 배역이 아니라 구체적인 여자와 남자다. 그들은 숭고한 효의 대상이 아니라 애틋한 관심의 대상이다.", "애인이 남인 걸 인정 않고 어른의 사랑, 못 한다.", "'한 번에 한 넘만' 이데올로기가 이 시대의 주류 규범일 순 있어도 절대 선은 아니다.", "변태는 없다. 취향이 있을 뿐. 그러니 언제나 중요한 건 합의."
- 따라서, "이기심은 존재의 기본 권리다. 문제는 이기적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과연 어디서 그 한계를 긋느냐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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