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야기를 쓰는 행위에는 단지 기록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들어 있다. 글쓰기를 통한 자기표현은 우선 내면의 깃든 묵은 상처를 치유하는 기능이 있다.
또한, 자기 정체성을 명료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전의 공동체를 잃고 삶의 전통과 단절된 현대인들은 정체성 혼돈과 삶의 의미 없음으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개인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물론 사료 가치도 크다. 요즈음처럼 미시사 일상사에 대한 연구가 두드러진 시기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무엇보다 애도 작업으로서 의미가 크다. 잘 떠나보내는 애도 작업은 경험을 기록하여 객관화시키고, 거기서 교훈과 지혜를 얻고, 그것을 다음 세대까지 기억하게 하는 일로써 가능해진다."

(한겨레, 김형경의 세상읽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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