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털털하고 솔직한, 공미연 감독님의 작품. 영화는 이스라엘 점령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자이툰 파병 부대원들을 두 축으로 전개된다. 한 쪽은 분노 속에서 저항하거나 인내하고 있었고, 한 쪽은 경험 속에서 갈등하거나 인정하고 있었다.
- 감독님은 상영 이후 '관객과의 대화' 속에서, 이번 작품이 반전 영화가 아니라고 밝혔다. 제목이 이미 보여주고 있듯이, 영화는 느낌표가 아니라 물음표로 끝을 맺었다. "파병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 라던 감독님은, 제목을 채우지 않은 것이 아니라, 채우지 못한 것일 지도 모른다.
- 이것이 혹 필연적인 귀결은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영화에 등장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나 파병 부대원들에게, 전쟁은 '질문'이 될 수 없다. 그들에게 전쟁은 '조건'이다. 전쟁이 이미 주어진 조건인 이상, 그들에게 강요된 선택의 폭은 너무나 협소하다. (물론, 자이툰 파병은 지원제였지만, 한 발 양보해서.)
인터뷰에 참여한 파병 부대원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대답 중 하나가, "어쩔 수 없다." 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양자택일의 객관식으로 대답자의 생각을 온전히 알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한 팔레스타인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불편함을 감수하며 여기에서 생을 마감하든지, 아니면 난민으로 떠도는 것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 남는 것을 선택했다. 이것이 난민의 삶 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의 파병 부대원은 말한다. "전장에서 인간은 존엄하지 않다."
-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개인이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개인을 압박하는 전쟁이라는 조건 역시, 또 다른 개인들이 만들어 낸 것일테니까. 다만, 책임을 찾는 방식이 문제다. 그것이 오롯이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판단에 따른 결과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전장에서 나는.." 이라는 닫힌 질문 대신, "전쟁을 막기 위해 나는.." 이라는 열린 질문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