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문화방송 국제시사 프로그램 〈더블유>(W)가 13일 밤 11시50분 방송하는 ‘인류의 재앙 말라리아’ 편으로 100회를 맞는다. 2005년 4월29일 ‘카슈미르 평화버스’ 편으로 첫 방송을 한 지 2년2개월 만이다. 그동안 70여개 나라의 전쟁, 인권, 환경, 사회문화 현상 등을 짚어왔다. 특히 평소 접하기 어려운 아프리카(23번)와 중남미(22번)를 집중적으로 다뤄왔다. 2년여 동안 피디 22명이 〈더블유〉를 거쳐갔으며, 지난해 8월부터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 의혹을 파헤쳐 유명세를 탔던 〈피디수첩〉의 최승호 책임피디와 한학수 피디가 제작진(사진)에 합류했다.

서구의 시각이 아닌 우리만의 시각과 감성으로 국제 문제를 들여다보자는 기획의도로 출발한 〈더블유〉는 미국·유럽 중심의 정치·시사 보도에서 벗어나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제3세계의 빈곤·환경·분쟁·인권 등을 깊이 있게 다루며 심야시간대 프로그램치고는 꽤 높은 평균 시청률(6.6%·수도권 기준·티엔에스미디어코리아 집계)을 기록했다.

최 책임피디는 “초기에는 분쟁·인권·정치 문제를 많이 다뤘는데, 이제는 가급적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에 접근하려 애쓴다”며 “다른 나라의 여러 모습을 접할수록 우리 사회 내부가 더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의 저체중 모델 축출, 인도의 카스트 벽 허문 결혼 바람, 쓰레기 더미에서 음식을 찾아 먹는 새로운 환경운동 ‘프리건’ 등을 예로 들었다.

한 피디는 “캄보디아 봉제공장,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블랙파워 등 아이템을 잡고 현장에 가보면, 영국 비비시(BBC)가 직전에 취재하고 간 경우가 많더라”며 “‘세계를 보는 창’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비비시보다 시기는 뒤져도 프로그램은 더 잘 만드려 애썼고, 실제 영상은 더 뛰어나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첫 방송부터 줄곧 진행을 맡아온 최윤영 아나운서는 “〈더블유〉는 가장 애정이 가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라며 “진행하다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분을 묻는 질문에 ‘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 잔혹사’ 편을 꼽았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로도 만들어졌는데, 우리가 앞서 다뤘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껴요.”

100회 특집에선 피디 세명이 말라리아가 기승을 부리는 우간다(박정남), 미얀마(연왕모), 아마존(한학수) 지역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었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홍보대사인 연기자 조민기도 우간다 취재에 동행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우간다를 3차례나 찾아 현지 실상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해왔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1만원이면 살 수 있는 모기장이 없어 말라리아에 걸려 죽는 일, 이젠 우리가 막을 수 있습니다.” 조민기의 말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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