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한국 소설이 역사와 바람났다?!
역사를 소재로 삼은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4월 중순에 나온 김훈씨의 〈남한산성〉이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5월 말에 신경숙씨의 〈리진〉이 출간되어 독자 반응을 타진하고 있으며, 젊은 작가 김경욱(36)씨 역시 신작 〈천년의 왕국〉을 내어 역사소설 바람을 이어갈 참이다.

다음달 초에는 〈미실〉의 작가 김별아씨가 또 하나의 여성 역사소설 〈논개〉를 전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잡지 연재를 마친 김연수씨의 〈밤을 노래한다〉와 연재 중인 이기호씨의 〈올보리 선생 말년 수난기〉까지 더하면 가히 역사소설 바람이라고 할 수 있다.

출판평론가 한기호씨는 〈다빈치 코드〉로 대표되는 ‘팩션’(팩트+픽션) 붐이 한국 소설에도 영향을 끼친 결과라고 해석한다. 그는 “굴절 많은 현대사를 겪은 한국인들은 역사적 가정과 추리를 즐기는 편이라서 역사(추리)물이 독자들에게 먹혀들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여기에다가 디지털 정보시대의 흐름과 맞아떨어지는 팩션이 결합하면서 역사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작가들은 역사 소재 소설이 당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과 별 차이가 없노라고 말한다. 신경숙씨는 〈리진〉을 “현대 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렇지만 최근의 역사 소설 붐은 확실히 나름의 맥락과 까닭을 지니고 있다. 문학평론가 이명원씨는 그것을 △작가들이 현실의 전모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에서 손쉽게 과거에 의존하는 측면 △독자들 또한 이야기 자체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역사 소재 소설로 쏠리는 현상으로 풀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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