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벤저민(더스틴 호프먼)이 이제 곧 다른 남자와 결혼하려는 일레인(캐서린 로스)을 목청껏 부르자 일레인은 웨딩드레스를 펄럭이며 결혼식장을 뛰쳐나온다. 버스 뒷자리에 둘이 나란히 앉은 영화 <졸업>의 마지막 장면은 내내 흐르던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들과 함께 긴 여운을 남겼다. <졸업>을 비롯해 1960~1970년대 미국 영화의 새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던 이른바 ‘아메리칸 뉴 시네마’를 대표하는 추억의 명작 10편을 22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한다.
이번 특별전은 반전운동, 흑인 민권 운동,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과 자유를 향한 열망 등 역동적 시대상을 담은 영화들을 묶었다. 빈털터리 청년들의 비참한 현실과 그들 사이의 끈끈한 우정이 눅진하게 배어 있는 <미드나잇 카우보이>, 장발과 히피, 록 등올 대표되는 1960년대 미국 청년 문화의 고갱이가 담긴 <이지 라이더>, 백인이 아니라 토착민을 중심에 두고 다시 쓴 서부극 <작은 거인> 등 영화사의 주요작들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권력의 그늘을 날카롭게 비판한 <도청>과 <더티 해리>을 비롯 <맨추리안 캔디데이트>, <황무지> <스위트 스위트백스 배다스 송> <마지막 영화관> 등도 포함됐다. cinematheque.seoul.kr.

여름철 스크린을 도배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공포 영화 이외의 수작을 보고 싶다면 서울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특별히 마련한 영화 3편을 눈여겨볼만하다. ‘미개봉작을 스크린으로’라는 제목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연작을 30일 잇따라 스크린에 올린다. 다음달 7일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과 다큐멘터리 <파산의 기술>을 볼 수 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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