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아시아 관련 다큐멘터리로 한류 붐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한국방송(1TV)은 외국시장 판매를 겨냥해 만든 〈유교, 2500년의 여행〉4편을 26일부터 2주간(토·일 저녁 8시) 방송한다.
한국방송이 국제 공동제작 유치 및 콘텐츠 국외 수출을 목표로 시작한 ‘인사이트 아시아’ 프로젝트의 첫번째 결과물이다. 〈유교 …〉는 유교의 4대 핵심가치라 할 수 있는 ‘인의예지’를 편당 주제로 삼아 아시아인들의 삶 속에서 유교란 무엇인가를 살펴본다.
유교문명의 탄생과 부활, 경직된 해석으로 국가 통치 이데올로기로 사용되며 유교가 낳은 폐단, 국가에 대한 맹목적 복종, 남존여비 등을 짚으면서 현대사회에서도 실현 가능한 유교적 자본주의와 교육의 의미 등을 찾는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유교 문명권을 폭넓게 취재하면서 1년6개월 동안 제작비 6억원을 투입했다. 김무관 책임피디는 “한류를 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도 유럽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동에서 멈췄다”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아시아를 다룬 소재로 세계 어디서나 공감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공영방송의 위상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왜 유교일까? 김 피디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관련 아이템이 국외 방송시장에서 입도선매되는 경향이 있다. 현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교와 마오쩌둥주의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서구에서도 충분히 소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공자 2.0’이란 내용을 표지기사로 다루며 중국에서의 유교 부활운동을 특집으로 다뤘다. 문화대혁명 당시 유교를 봉건적 전제주의의 주축으로 매도했던 중국이 경제발전에 따른 빈부격차와 지역갈등을 무마하는 수단으로 유교를 되살려 21세기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내용이다. 실제로 2003년 국가 주석이 된 후진타오는 공자 탄생일을 국가 주관으로 챙기고 인민대학에 공자연구원을 설립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출을 맡은 한창록 피디는 “복고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유교에 대한 오해와 본질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25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전통적 가치를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송과 때맞춰 책 〈유교, 아시아의 힘〉도 동시 출간한다. 지난 4월에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영상 프로그램 견본시장(MIPTV)에서 브로슈어를 통해 프로그램을 홍보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제작진은 “9월에 방송 예정인 〈차마고도〉가 이미 대만, 스페인, 일본 등에 선판매됐다”면서 ‘인사이트 아시아’ 기획이 다양한 사업 구상으로 한류 붐을 이어갈 장기적인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한국방송은 내년에는 〈인간의 땅〉과 〈누들로드〉를 ‘인사이트 아시아’ 기획으로 방영할 계획이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