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을 기준으로 복제를 막았다가 풀었다가.. 재밌군요. 음반사들은 '저작권'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음악인들은 수익의 공정한 배분을 조건으로 이에 어울리고.
이번 이엠아이의 사례는, 기술을 이용한 기업의 이익 보호(를 전제로 한 저작권 보호) 노력이 얼마나 실효성을 갖는지 질문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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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음반사 이엠아이(EMI)는 2일
디아르엠(DRM·디지털저작권관리)이 없는 고품질 음원을 애플의 콘텐츠 공급 사이트인 아이튠스에서 다른 음원보다 30% 비싼 가격에 팔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5월부터 판매될 이 음원들을 구입하면, 애플의 아이팟뿐 아니라 다른 기기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된다.
디아르엠이란
디지털 콘텐츠의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한 기술을 말한다. 음원판매 사이트들은 각자 암호화된 고유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디아르엠을 채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튠스에서 내려받은 음악은 아이팟이 아닌 다른 기기에서는 들을 수 없다. 디아르엠이 구매 음원의 자유로운 사용을 침해하고 애플 같은 기업의 시장 독점에 기여한다는 비판을 받은 것은 이 때문이다. 디아르엠을 삭제하거나, 업체마다 다른 디아르엠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이엠아이의 결정은 음반 판매가 줄어드는 데 대응해, 디지털 시장을 공세적으로 개척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몇 해 동안 음반사들은 음악파일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별 소득을 얻지 못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엔피디(NPD)그룹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미국 온라인에서 5억900만곡이 합법적으로 판매됐으나 50억곡이 불법 복제됐다. 이엠아이는 시험 판매를 통해 누리꾼들이 가격이 비싸도 디아르엠이 없는 음원을 구매하는 성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디아르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다른 거대 음반사들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현재 다른 음반사들은 디아르엠이 없는 음원 판매를 시험 중이지만 즉각적인 디아르엠 삭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음반사들은 디아르엠 삭제가 더욱 빈번한 저작권 침해 행위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올해 말까지 아이튠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500만곡 중 절반에서 디아르엠이 제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