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누리꾼들의 자유로운 글쓰기로 급성장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신뢰성 문제에 부닥치자, 제한적으로 필자 신분을 확인하기로 했다. 위키피디아 창업자 지미 웨일스는 7일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필 참여자가 전문가임을 내세우려 한다면 먼저 신분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익명으로 자유롭게 집필하게 한다는 원칙은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최근 <뉴요커> 등 미국 언론이 “에스제이”라는 필명의 위키피디아 주요 필자가 이력란에 밝힌 것처럼 신학 교수가 아니라 24살의 대학교 중퇴자 라이언 조던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에 대한 대응이다. 위키피디아에 글 수천건을 올린 조던은 편집자 격인 ‘중재자’로도 활약했고, 1월에는 웨일스가 온라인사업으로 돈을 벌려고 만든 회사인 위키아에 고용되기도 했다.

2001년 출발한 위키피디아는 250여개 언어로 500만건 이상의 글을 확보하며 막강한 온라인 지식창고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유에스에이투데이> 초대 편집국장을 지낸 존 시전털러가 존 에프 케네디 전 대통령과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 암살에 연루됐다는 잘못된 내용의 글이 문제를 일으키는 등 말썽이 끊이질 않고 있다.

웨일스 자신도 “얼마 동안 나에 관한 위키피디아의 내용에 ‘그는 여가시간에 친구들과 체스를 즐긴다’고 써 있는 걸 보고 내가 체스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버몬트주 미들베리대 역사학과는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시험이나 과제물에 쓰는 것을 불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웨일스는 그러나 “사람들은 끊임없이 위키피디아 내용을 검증한다”며 누리꾼들의 자정능력이 전반적으로 위키피디아 내용의 신뢰성을 확보해 준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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