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2disc) : 한정판 - 초도출시 양장본
강우석 감독, 안성기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 명절에 TV에서 방영해주는 것을 부러 봤습니다.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의 군사적 압력을 물리치고, 1907년의 경의선 철도 부설권 계약을 전면 무효화, 공식적인 사과 까지 받아낸다는 자위적인(?) 결말 때문에 다소 비아냥을 받았던 영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략 살펴본 관련 기사나 논평이 대략 그러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감독의 인터뷰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구요. 

- 역사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역사가 '영상화' 되는 것 만으로 감지덕지하는 터라,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허구를 보태긴 했지만, 1895년 일본군의 경복궁 난입과 명성황후 살해, 1896년 고종 황제의 아관파천, 1905년 을사조약과 을사 5적, 1907년 경의선 철도 부설권, 1919년 고종 독살, 등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 사실, 공격이냐 방어냐를 떠나서 전쟁이라는 물리적 수단을 문제 해결의 중심에 둔 것도 아니고, 독립적이고 상호협력적인 국제 관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비판할 지점은 못된다고 보여집니다. 오히려, 마지막 장면이었던 대통령과 국무총리와의 논쟁에서, 국무총리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은, 영화 내내 대통령 측에 실려있었던 무게를 덜어내면서 문제제기의 모양새를 갖추려 했던 것은 아닐런지요.

- 1905년 을사조약의 체결 과정과, 영화의 현재적 배경(경의선 철도 부설 철회)를 단순하게 비교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비판이긴 합니다만, 영화 전반을 감싸고 있는 민족주의적 색채를 고려한다면, 좀 너그럽게 보아줄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고종 - 대통령], [어전회의와 을사 5적 - 국무회의와 국무총리 국정원], [일본 차관 - 일본 외상], [고종 독살설 - 대통령의 실신] 이라는 단순한 비교 장면이야 말로, "역사는 반복된다" 라는 '역사의 현재성'을 풀어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 오히려, 영화를 통해서 일제 식민 지배와 일제 부역 문제에 대한 문제가 다루어졌다면 더 좋았을 뻔 했습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 첨예한 대립 구도를 만들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과 (권한대행을 맡았던) 국무총리의 국무회의 장악을 대비시켰던 것이 논쟁을 비껴가게 만든 것이 아닐까요. 대통령을 민족주의에서, 국무총리를 사대주의에서 좀 더 가깝게 배치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마지막으로, <마지막 황제>에 이어서 고종이라는 대한제국의 황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모아 재구성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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