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KBS1 ‘HD TV 문학관’서 내달 3일 방영…도시빈민의 좌절과 애환 그려
허윤희 기자
소설가 조세희씨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이 드라마로 제작·방영된다. 한국방송 1텔레비전은 다음달 3일 <에이치디(HD) 티브이 문학관-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극본 박진숙, 연출 김형일· 밤 10시20분)을 내보낸다. 연극이나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지만 드라마로 제작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난쏘공>은 주인공 난쟁이네 가족을 통해 1970년대 도시 빈민층의 좌절과 애환을 그린다. 12편의 연작 소설로 이루어진 원작의 네번째 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원작과 달리 난쟁이가 죽은 뒤 가족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가고 큰 아들이 살인죄로 사형 선고를 받는 등 뒷이야기를 덧붙인다. 작가 박진숙씨 “70년대 시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2007년 현재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그 시대 사람들의 얘기를 어떻게 전달할지를 고민했다”며 “노동운동 측면보다는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무력한 가장이 가족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애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고 말했다. 원작 소설에서 단연 백미로 꼽히는, 난쟁이네 가족들이 집이 헐리는데도 식사를 하는 가슴 뭉클한 장면을 보여주는데 공을 들였다고 한다.
드라마는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원작의 분위기를 충실히 담는다. 무엇보다 주인공들이 사는 낙원구 행복동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 김형일 피디는 “원작에 나오는 것처럼 방둑이 있고 공장이 있는 산동네를 찾기 힘들었다”며 “한 공간에 다 담을 수 없어 서울 상도동과 하월곡동, 부산의 물망골 등 세곳을 오가며 촬영했다”고 전했다. 이미 산동네 대부분이 재개발이 된 터라 마지막으로 남은 산동네를 어렵게 찾아 찍은 것이란다. 사실적 묘사보다는 비유적인 표현이 많은 원작의 느낌도 담아냈다. 박 작가는 “난쟁이가 달을 향해 쇠공을 던지는 모습 등 상징적인 의미를 띠는 장면을 살렸다”고 했다.
연극배우 강성해가 주인공 난쟁이 역을, 중견배우 고두심이 난쟁이의 아내 역을 맡았다. 그룹 인디고 출신의 신인배우 서한과 영화 <다세포소녀>에 나온 유주희가 각각 난쟁이의 둘째아들 영호와 막내딸 영희 역으로 출연한다.
<… 티브이 문학관>에서는 <난쏘공> 이외에도 다음달 2일에는 방현석 원작의 <랍스터를 먹는 시간>(밤 10시), 4일에는 박민규 원작의 <카스테라>(밤 10시20분)를 방송한다. <… 티브이 문학관> 100선 프로젝트 홍성덕 팀장은 “9월쯤에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김훈의 <언니의 폐경>, 정미경의 <나의 피투성이 연인>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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