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김다슬 고려대학교 법학과 4년 나우누리 힙합동아리 Dope Soundz 활동)

1.힙합의 개요

I. 힙합의 개요

[1] 글쓰기에 들어가며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아직 생소했던 "힙합"이란 단어가 이제는 음악 그리고 패션을 선두로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많은 가수들이 소위 "정통 힙합"을 표방하며 앨범들을 내놓고 있고, 거리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힙합패션"의 물결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나라에도 힙합이 일개의 문화적 주류로서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불행히도 위의 질문에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아직 힙합이라면 현란한 춤동작만을, 혹은 청소년들의 헐렁한 차림새만을 떠올리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힙합은 하나의 독립된 문화로 인정받기 보다는, 특정 연령층의 사회저항적이고 counter-culture적인 성향을 대변하는 청소년기의 문화적 외도 내지는 유행으로 밖에 인식되지 못한다. 기성세대 속에서 힙합은 그 문화적 가치를 부정당하며, 설사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힙합의 어느 한면만을 바라보고 편협된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현상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 힙합 음악의 잘못된 유입과정을 그 첫번째 원인으로 들 수 있겠다.

처음 힙합이란 장르가 대중들에게 소개될 때, 그 방법은 간접적일 수 밖에 없었다. 즉, 라이센스된 힙합음반이 정식으로 유통되지 않던 상태에서 외국(미국)의 힙합음반을 구하는 방법은 몇 않되는 레코드점에서 직접 수입해 들여온 고가의 시디를 구입하는 수밖에 없었으나, 이는 일반인들에게 손쉽지도 널리 알려져 있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대중은 일부 국내가수들이 배워온 후 이를 한국적으로 변형시켜 내놓은 소위 "힙합"을 진짜 "힙합"으로알고 들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왜곡된 힙합을 듣고 잘못 끼운 첫 단추는 계속하여 옷모양새를 흐트려 놓았고, 이를 유행시켜 상업적으로 이용 하려는 대중매체가 가세함으로서 이러한 현상을 부추겼다.

그 후 한국에서의 힙합은 본토의 힙합과는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로 발전해 갔다. 그러나, 한국적으로 변형된 힙합은 이미 그 순수한 의미의 힙합일 수 없다. 주체적 수용이 반드시 무조건적 변형을 의미할 수는 없듯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제라도 힙합의 진정한 의미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다. 한국화 작업은 그 본질을 이해하고 파악한 후의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이 네티즌들이 힙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미 이러한 작업은 가요계에서도 많은 부분에서 그 성과를 드러내고 있기에 한국에서의 힙합은 그 미래가 어둡지 않다.

[2] 문화로서의 힙합

힙합은 음악만도 춤만도, 그리고 패션만도 아닌 이들 모든 요소를 포괄하는 문화로서의 개념이다. 힙합을 춤으로만, 음악으로만, 또는 패션취향으로만 이해하는 사람은 힙합의 어느 일면만을 바라보는 것이다. 철학가이자 DJ, 또 MC이기도 한 KRS-One은 힙합을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진 유일한 문화"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렇듯, 힙합은 하나의 문화 로서, 그 요소를 모두 나열하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나, 일반적으로 MCing, DJing, Tagging, 그리고 B-boying을 그 대표적 네 요소로 든다. MC는 Mic Checker 또는 Mic Controller의 약자로 말 그대로 관중들 앞에서 랩을 하는 사람을 가르킨다. 그러나 MC는 단순히 랩을 하는 사람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자신이 직접 가사를 쓰고, 그것을 관중들에게 선보이며, 이로써 평가받는 사람을 MC라고 한다. 그래서 유명한 MC인 Rakim은 MC를 "Move the Crowd(관중을 감동시키는 -자-)"라고 하기도 했다. 이 MCing의 요소가 바로 힙합음악에서 가장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DJ는 Disc Jockey의 약자로 MC에게 음악을 제공하는 사람이다. 과거에는 요즘과 같이 디지털음악재생기구가 발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행사가 있으면 DJ들이 두 대의 턴테이블과 믹서로 음악을 틀어주었고 중간중간에 MC가 랩을 함으로서 힙합음악이 발달하게 되었다. 그래서 80년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MC들은 DJ와 함께 팀을 이루곤 했다(Eric B. & Rakim, Salt'n Pepa, RunDMC, GangStarr등). 물론 DAT와 같은 매체의 발달로 최근 DJ의 중요성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 많은 DJ들은 프로듀서로 활동하거나 DJing을 하나의 음악적 장르로 발전시켜 Turntablist란 명칭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Tagging은 Graffiti Artist들이 작품을 완성하고 자신들의 이름이나 별칭(initial)을 그리는 것을 말하며, 이들을 tagger라고 부르기도 한다. Graffiti Art는 벽이나 전철 또는 다리교각 같은 곳에 에어스프레이 페인트로 독특한 모양의 글자라던가 그림, 또는 문구를 그려 넣는 것을 가르키며, "범죄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의 형태이다. 오늘날에 와서는 Graffiti Artist가 더 이상 범죄자가 아닌 예술가로서 명성을 떨치기도 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각 도시마다 대표적인 Graffiti Artist들이 작품전을 열기도 한다.

B-boy(B-girl)에서의 "B"는 breaking (break dance)를 가르키며, 곧 B-boy는 Break Dance를 전문적으로 추는 사람을 일컫는다. DJ들은 간혹 음악을 틀다가 break(노래 중간에 비트만 나오는 구간)부분을 계속하여 들려주는데, b-boying은 이 때 이 break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원래 그 기반은 디스코 댄스이며, 차츰 독자적인 breakin 만의 기술 개발로 80년대 그 전성기를 이루었다. 미국에는 'breakin'을 전문으로 하는 댄스팀(Rock Steady Crew등) 이 구성되어 있으며 매년 패스티발을 열어 서로의 실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90년대 들어서는 힙합스타일이라고 하여, 보다 자유스럽고 즉흥적인 형태의 춤을 선보이기도 한다.

위에서 힙합의 대표적인 네가지 요소를 살펴보았지만, 이 외에도 패션이라든가 언어와 같은 많은 부문이 모두 힙합문화를 구성한다. 그러나 역시 이들 모든 요소를 일축하는 것은 바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DJing과 MCing 모두 힙합음악을 그 대상으로 하고, B-Boying도 음악을 기초로 할 뿐 아니라, 패션등도 모두 음악을 기반으로 발전하였다.

다음 회부터는 힙합음악의 간략한 역사와 분류, 그리고 그 특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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