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 시대, 포털과 언론의 바람직한 관계는? 
[기고] 매체의 권위 벗어난 '개방' '분산' '공유'의 정신
 

(출처: 프레시안)

미국의 시사주간지

하지만 이런 현상을 낯설어 하는 이들도 아직은 많다. 이와 함께 블로그, 미니홈피 등을 타고 전파되는 'UCC 열풍'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저작권 문제, 콘텐츠의 신뢰성 문제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은 '웹(Web)'이 처음 등장할 때부터 지적돼 온 것들이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 떼 놓을 수 없는 도구로 자리잡은 '웹'이 세상에 나타난 것은 불과 14년 전의 일이다. '웹'이 없던 시절에는 복잡한 명령어를 사용할 수 있는 소수의 전문가들만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다. 1991년 스위스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소속 물리학자 팀 버너스 리가 인터넷을 이용해 보다 쉽게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www'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리고 2년 뒤인 1993년 4월 '웹'은 첫 모습을 드러냈다.

'웹'의 다양한 부작용에 주목하는 이들조차 지난 14년 간 '웹'을 통해 빚어진 변화의 의미를 통째로 부정하지는 못한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웹'이 큰 변화를 낳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웹'을 만들어 낸 이들이 품었던 '개방', '분산', '공유'의 정신을 이유로 꼽는다. '웹'의 탄생이 소수의 정보 독점을 넘어서려는 시도를 가능하게 했고, 그것이 21세기의 시대정신에 부합했다는 것.

수많은 부작용과 해결되지 않은 과제에도 불구하고 'UCC 열풍'이 전문가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그것이 '웹'을 만들었던 이들이 꿈꾸었던 것과 맞닿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정보의 생산에 참여하고 자유롭게 그것을 나누는 세상'이라는 꿈이다. 'UCC 열풍'은 최초의 '웹' 기술이 가져온 것만큼의 변화를 낳을 수 있을까.

사실 언론이 'UCC 열풍'에 주목하기 전에도 이런 의문을 품었던 이들은 많았다. 그들은 정보기술(IT)의 세계에서 'UCC'로 대표되는 어떤 새로운 흐름이 일고 있다고 여겼고, 그것을 '웹2.0'이라 칭했다.

단지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웹을 처음 만들었던 이들이 꿈꿨던 '대중의 폭넓은 참여와 공유'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가 태동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2.0'이라는 것이다.

'UCC', '웹2.0' 등의 용어가 낯설게 여겨지는 이들이라도 이런 개념에 바탕한 서비스에는 대개 익숙하다. 대표적인 것이 네이버의 '지식인'서비스. 누리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초보적인 '웹2.0' 서비스인 셈이다. 소규모 벤처기업이던 네이버를 거대기업으로 도약하게 된 것도 이런 서비스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네이버는 '웹2.0'의 정신을 절반만 수용했다는 비판을 종종 받았다. 누리꾼들의 참여를 네이버라는 거대 포털의 틀 안에 가뒀다는 것. 언론도 이런 비판에 동참했다. 언론이 제공하는 기사를 네이버가 자의적으로 배치하면서 편집 권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식의 권력 행사는 네이버의 성장을 가능케 했던 누리꾼들의 참여 정신과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초 이런 비판을 부분적으로 수용했다. 그 결과로 나온 것 중 하나가 '아웃링크' 방식의 뉴스 면 개편이다. 포털의 뉴스 면 편집권 일부를 해당 언론사에 넘기고, 누리꾼들이 자유롭게 언론사를 택할 수 있게 한 것. 그리고 뉴스를 클릭할 경우 해당 언론사의 웹 사이트가 열리게 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기존의 언론-포털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그리고 '웹'을 창안한 이들이 품었던 이상에 비춰볼 때 어떤 의미와 한계가 있을까. IT칼럼니스트 김중태 씨가 이런 의문에 관한 글을 보내왔다.

김 씨는 '웹2.0'을 다룬 <시맨틱 웹>을 비롯, IT분야에서 다양한 저서를 집필했으며 IT업체 관계자들이 '웹'이 낳을 변화의 방향에 대해 종종 자문을 청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김 씨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대중에게 낯설던 시절부터 '정보화'가 낳을 변화가 과학기술자들만의 관심사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해 왔다. 인문사회과학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것. 그리고 김 씨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한글 문화운동에도 적극적이다. 그래서 김 씨의 글에는 '클릭'을 대체하는 한글 표현인 '딸깍' 등이 쓰인다. 다음은 김 씨의 기고 전문이다. <편집자>

모든 정보의 연결을 꿈꾸며 세상에 나온 웹

웹을 만든 팀 버너스 리는 '전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상태에서 서로의 자료를 공개하고 이렇게 공개된 자료를 하이퍼텍스트를 이용해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한민국 안에서 정보 유통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포탈 사이트는 웹의 기본정신과 거리를 두었다. 포탈 1위인 네이버의 지식인이나 블로그를 예로 들자면 네티즌이 공개한 자료를 이용해 만든 게시판임에도 외부 웹검색이 불가능하다.

네이버의 정체 자체가 다른 사이트에 공개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검색해서 보여주는 검색 사이트이면서 정작 자기 사이트의 문서는 외부에서 검색할 수 없는 이기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닫힌 인터넷'이라고 비난을 받는 것이다. 물론 이런 문제는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포탈, 신문사 사이트를 비롯해 대형 사이트 상당수가 가지고 있는 문제다. 웹2.0이라는 열풍이 전세계를 휩쓸 때도 그 흐름에 선뜻 참여하기 어려운 이유는 닫힌 구조를 가진 서비스였기 때문인 것이다.

2006년에 인터넷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웹2.0은 쉬운 웹(easyweb)을 향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니홈피나 블로그의 글쓰기를 이용하면 과거와 달리 두꺼운 HTML 문법과 FTP 사용법을 몰라도 글을 쓸 수 있고, 코덱이니 인코딩이니 하는 작업을 몰라도 동영상 파일을 손쉽게 사이트에 올려 공유할 수 있다. 그 결과 2006년 한 해 동안 일반인이 만든 동영상을 뜻한 동영상 UCC가 큰 인기를 끌었다.

쉬운웹을 통해 정보 독점을 벗어나고 공유와 분산 시대로 향하다

이러한 공개와 공유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한국의 포탈도 웹2.0 시대를 준비했다. 네이버는 2006년에 불여우(Firefox) 브라우저 지원을 시작으로 공개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s,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함수들의 집합. 이를 공개할 경우 특정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제공, 네이버 지도의 Ajax(웹에 접속한 PC에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가능케 하는 기술) 변환, 아웃링크(뉴스를 클릭하면 뉴스를 제공한 사이트가 열리는 서비스) 등의 정책을 실시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역시 웹표준 지키기를 비롯해 블로거뉴스, 다음TV팟 등의 다양한 웹2.0 서비스를 실시했다.

폐쇄적인 시스템을 이용한 정보 독점으로 성장한 국내 포탈이 좀더 개방적으로 바뀐 이유는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정보 독점이 가능한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미 정보의 생산과 유통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라는 계층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네이버 지식인에 답변을 다는 대신 자신의 블로그에 지식과 경험을 올린다.

포탈을 거쳐야 검색이 가능하고 유통이 가능했던 정보는 RSS(자주 업데이트되는 웹사이트의 새로운 정보를 자동으로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와 같은 배포도구의 보급을 통해 중앙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유통이 가능한 분산화 시대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신문사나 포탈 등이 장악하던 중앙집중식 정보 독점이 개인에게 점차 분산화되기 시작하면서 중앙기관의 힘은 약해지고 개인의 힘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 결과 좀더 많은 사람에게 성장의 기회가 생겼고, 민주주의의 기반이 되는 정부나 언론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었다. 이 모든 일은 개인용 정보기기의 발달과 쉬운웹의 발달 덕분이다.

이제는 기자가 폭탄 테러 현장으로 향하고 있을 때 동네 사람은 이미 블로그에 현장 사진과 함께 테러 상황을 보고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동네 사람이 찍어 올린 사진과 글은 RSS라는 배포도구를 통해 순식간에 네티즌에게 퍼지게 되고, 올블로그나 플릭커, 유튜브 같은 공유 사이트를 통해 몇 시간이면 전세계에 퍼진다.

평범한 대학생 임정현 씨가 캐논 변주곡을 기타로 연주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유투브에서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까지 포탈이나 언론이 한 일은 없다. 자기 방의 캠으로 찍은 동영상을 웹에 올린 임정현 씨의 노력과 이 동영상을 보고 추천한 네티즌,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가 동영상 UCC 열풍을 가져오고 한 개인을 스타로 만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처럼 웹2.0이라는 낱말로 표현되고 있는 쉬운웹의 물결은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웹사이트와 매체에 새로운 변화를 줄 것이다. 웹을 통해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딴지일보>, <미디어몹> 등과 같은 온라인뉴스가 만들어지고 시민기자가 가능해진 것처럼 쉬운웹을 통해 메타사이트 방식의 새로운 언론이 생길 것이고, 1인기자 시대가 가능해질 것이다.

메타언론의 주요 경쟁력 기준은 개인 정보를 최대한 많이 가져오는 것과 이들 정보에서 대중적 가치가 높은 정보를 가장 효과적으로 뽑아내는 추천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될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살아남으려면 기존 언론 역시 분산하고 개방하고 혼합하는 변화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네티즌이 사이트로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다가서야 하며, 저작권을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2차 생산물을 획득하는 정책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웹에서 출발한 포털이 끊임 없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언론사는 과거의 영화에 사로잡혀 변화에 둔감하다. 그 결과 언론사의 힘은 점차 약해지고 포탈의 힘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애초 포털이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이유는 언론매체로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수 많은 서비스 중 하나로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고, 다른 포탈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존 신문사에 돈을 줘가면서 뉴스를 공급받았던 것이다.

포털로서는 뉴스를 사오는 돈이 일단은 부담이다. 결국 경쟁에서 진 사이트는 추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1세대 포털인 네띠앙 등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누구도 네띠앙이 신문사 때문에 망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네띠앙은 단지 경쟁에서 진 기업이고 경쟁에서 진 기업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문사가 망한다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져서 사라지는 것이지 포탈 때문이 아니다.

신문의 경쟁자는 동종 신문에서 스포츠지, 경제신문, TV, 라디오, 영화, 잡지를 거쳐 케이블TV, 위성방송, 온라인신문, 온라인잡지, DMB, IPTV, 포탈, 무가지까지 확장되고 있다. 신문이 살아남으려면 이 모든 경쟁자와의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포털에 기사를 공급하는 방식 대신 자사의 기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정책을 실시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다음은 블로거들이 올리는 글을 기사로 제공하는 블로거뉴스를 성공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종교방송인 CBS는 인터넷언론과 무가지 시장에 진출하며 영역을 확대했다.

반면 디지털조선이나 조인스닷컴, 동아닷컴은 독자적인 언론으로 운영되는 것도 아니고, 모기업에서 모든 책임과 운영경비를 부담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SBSi, iMBC 등 역시 방송국도 아니면서 인터넷 기업도 아닌 애매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인터넷 기업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지만 기존 매체의 권위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시대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138년 전통의 독일 업체로 1936년에 세계 최초로 컬러 필름을 판매한 아그파가 파산한 이유는 디지털시대를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수십 년 전부터 디지털카메라를 대비해 온 코닥은 여전히 건재하다.

1975년에 코닥의 엔지니어 Steve J. Sasson이 만든 KODAK Ptorotype CCD Digital Camera는 현재까지 알려진 세계 최초의 디지탈 카메라다. 코닥은 이미 1991년에 상업용 제품인 DCS100을 출시하며 디지털카메라 시장과 디지털 인화시장에 대비하지만 아그파는 디지털 시대에 대비하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한 기업은 망하고 한 기업은 살아남았다. 미래를 준비하고 변화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특히 디지털시대에 더욱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다.

남이 마련해준 아웃링크, 내가 마련하는 변화

2006년 12월 1일부터는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에서 제한적인 아웃링크 방식을 시작했다. 아웃링크는 네이버에서 뉴스 제목을 딸깍(클릭)할 경우 해당 뉴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이동시켜주는 방식을 말한다.

예전에는 네이버뉴스 안에서 <프레시안> 기사를 보여줬지만 아웃링크는 <프레시안> 사이트의 해당 기사 화면으로 이동시켜주는 방식이므로 네이버라는 주소를 벗어나게 된다. 단 모든 뉴스에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검색 결과에 나타난 뉴스 등으로 적용 범위에 제한을 두고 있다.

아웃링크는 언론사의 요청을 네이버가 수용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지만 대형 언론사에게 큰 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

모든 뉴스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검색결과 등으로 한정되어 적용되기 때문에 아웃링크로 해당 언론사를 방문하게 될 네티즌의 수는 한정된다. 또한 아웃링크로 해당 언론사를 방문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들 네티즌은 해당 기사만 보고 창을 닫을 확률이 높다.

언론사는 자기 사이트로 방문객을 보내달라고 요구만 했지, 아웃링크로 유입된 네티즌을 붙잡는 방법과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방법은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2007년 초부터 IE7(인터넷 익스플로러 7) 브라우저가 보급되어 탭브라우징이 일상화될 경우 사람들은 아웃링크로 열린 탭을 더욱 쉽게 닫을 것이다. 네이버에서 보고 싶은 기사를 탭으로 주루룩 열어서 본 뒤에 하나씩 닫는 방식으로 탭브라우징을 사용할 것이다. 결국 외부에서 기회를 마련해준다 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준비하고 변화한 언론사만이 그 결과를 얻을 것이다.

더구나 아웃링크를 통해 방문객과 함께 악용(abusing, 음해성 댓글에 대한 책임 등을 가리킨다) 처리비용도 자신들에게 넘어오기 때문에 방문객 증가를 마냥 기뻐할 수 없다. 규모가 작은 사이트일 경우 아웃링크로 유입된 방문객에서 빼내는 수익은 크게 증가하지 않는 반면 트래픽 부담이나 악용 처리비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크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 아웃링크의 득실을 따지려면 아웃링크로 인해 전가되는 비용 문제까지 내다봐야 하는 것이다.

개방, 분산, 공유, 공개가 화두다

지금까지 폐쇄적인 국내 포탈은 점차 개방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다음을 예로 들자면 daum.net이라는 도메인에 서비스를 가두려는 욕심을 포기했다.

다음블로그는 daum.net이라는 도메인을 포기하고 티스토리로 새롭게 태어났다.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는 2007년에 다른 포탈사이트의 블로거나 설치형 블로거들에게도 개방될 것이다. 다음의 각종 서비스는 공개API로 제공되어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것이며, 다음의 TV팟 동영상은 외부의 모든 홈페이지 문서에 삽입될 것이다. daum.net이라는 도메인에 가두고 폐쇄적으로 독점하려는 마음을 버리는 순간 더 큰 땅이 다음의 땅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개방화와 분산화, 공개와 공유는 웹2.0 시대의 중요한 흐름이고 이에 맞추기 위해 포탈은 노력하고 있다. 반면 언론사는 변화에 느리다. 아직도 기사의 저작권을 주장하고 자기 사이트로 와서 보라고 외친다. 언론사의 기사와 사진을 다른 사이트의 문서에 삽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문사가 없고, 공개API를 지원하는 신문사가 없다.

그러나 살아남으려면 변해야 한다. 초창기 웹의 시대에는 신문사로 와서 기사를 보라고 했지만 웹2.0 시대에는 신문사의 기사를 미니홈피나 블로그에서 볼 수 있도록 분산형 도구를 지원해야 한다.

네티즌들이 한 개인의 블로그에 놀러갔다가 A신문사의 기사를 보고 그 자리에서 덧글을 쓰거나 기사를 작성해 송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신문사 사이트가 아닌 곳에서 기사를 검색하고 덧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블로거들이 인용하는 뉴스가 자기 회사의 뉴스가 되도록 최대한 편리한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블로거들이 생산한 각종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해 잘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당장 언론사들이 추구해야 할 단기 과제다.

웹2.0 시대는 기존 매체와 사이트의 변화를 요구한다. 분명한 것은 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똑같은 환경에서 네띠앙은 죽었고, 네이버는 더욱 커졌다. 똑같은 환경에서 온라인 매체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반면 <굿데이>를 비롯한 몇몇 기존 신문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런 역사를 보면서 변화의 주체는 외부가 아닌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포탈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한다고 해서 기존 신문사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신문사 스스로 변화할 때 살아남는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은 '쉬운웹'이며 '공개, 공유, 분산, 수집과 추천'임을 유념하자.

웹2.0 시대는 포탈과 언론사의 경쟁시대가 아니다. 변화하려는 자끼리의 경쟁시대 것이다. 변화하지 않는 자는 경쟁 대열에 서지도 못하고 자멸할 것이다. 언론은 포탈 사이트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자기 변화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웹2.0 시대는 스스로 변하는 자일수록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김중태/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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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7-01-08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군요^^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