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의 맑스 - 미셸 푸코, 둣치오 뜨롬바도리와의 대담 디알로고스총서 1
미셸 푸코.둣치오 뜨롬바도리 지음, 이승철 옮김 / 갈무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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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1978년 인터뷰에서 푸코는 몇년 전 그가 규율권력(1975년)과 생명권력(1976년)에 대해서 쓸 때와는 달라져 있는 것 같다. 6장에서 뜨롬바도리는 푸코가 국지적 권력 작동의 문제만큼 국가권력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본인이 제기한 권력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으며, 그 어떤 당적 실천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비판적이다. 푸코는 간단히 응수한다. 그것은 내 관심이 아니라고.


아마도 뜨롬바도리 같은 이들의 질문은 계속될 것이고, 이런 대화를 통해 푸코와 맑스주의 간의 승부도, 양자간의  의미있는 종합도 가능하지 않으리라는 현실 인식이 있지 않았을까?, 그 다음 푸코의 행보는 권력에서 통치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경제위기와 통치위기의 중첩이라는 말이 2022년의 대한민국에서는 더 가까이 들린다. 

그런데 희망은 쉬이 보이지 않고, 반란도 안 보인다.

사람들이 아직은 잘 참고 있나 보다.

... 최근의 경제위기를 통해서, 그리고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 ...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통해서, "통치"의 위기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 것 같습니다. 여기서 "통치"라는 말은, 정부에서부터 교육 등등까지를 모두 포함한, 사람들의 행위를 지도하는 일단의 제도와 실천들을 의미합니다. 기존에 사람들의 "통치"를 보장해 주던 이러한 일단의 과정들, 기술들, 방법들이, 오늘날 사회주의 사회와 서구 사회 모두에서 위기에 봉착한 것 같습니다. 두 세계 모두에서 사람들은 그들이 지도되는 방식에 점점 더 불안해하고, 괴로워하며, 참을 수 없어 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일상생활에서의 분산된 저항형태로, 때로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다른 보편적인 선택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반란의 형태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 P166

내가 보기에, 현대 사회는 중세 말기와 매우 유사합니다. 과거 15세기와 16세기 사이에 사람들에 대한 "통치"의 전면적인 재조직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프로테스탄티즘의 등장과 거대한 국민국가의 형성, 절대왕정의 성립, 각 국가별로의 영토분할, 반-종교개혁 운동, 가톨릭 교회와 세속 사회 간 새로운 존재 양식의 등장 같은 사건들이 발생했지요. 그리고 이러한 사건들은 개인적인 관계들과 사회적, 정치적 관계들 모두에서, 사람들을 통치, 관리하는 방식의 전면적 개편을 가져왔습니다. 내가 보기에, 오늘날 우리는 또 다시 통치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관계들이 의문시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제기를 이끄는 사람들은, (현존하는 어려움을 인식할 수밖에 없는) 관리자나 통치자가 아닙니다. 나는 우리가 "통치"의 문제를 광범위하게 재평가해야 하는 거대한 위기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확신합니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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