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 존 스타인벡 지음 / 민음사 |
카인과 아벨, 팜므파탈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지만, 존 스타인벡의 <에덴의 동쪽>은 역시 대가의 작품답다. 1권만 해도 505쪽 분량, 3대에 걸친 가족사, 원죄와 인간 등에 대한 심오한 고찰... 하지만 한번 잡으면 손에서 떼어놓기 어렵다. (2권이 없어서 따로 주문하고 어쩌고 하며 손을 놓았다가 아직 못 읽고 있지만 ;;) 내가 생각하는 1권의 클라이막스는 캐시가 애덤의 어깨에 총을 쏘고 갓 태어난 쌍둥이를 버려둔 채 떠난 후, 새뮤얼(실제 존 스타인벡의 외조부를 바탕으로 한 인물로 살리나스로 이주해 온 애덤의 정착을 돕는 이웃사촌이랄까)과 애덤의 요리사 리가 실의에 빠진 애덤을 위로하며 쌍둥이의 이름을 지어주는 장면이다. 새뮤얼과 리가 벌이는 카인과 아벨, 원죄에 대한 대화는 만들다 손 놓아버린 애덤의 정원(에덴동산) 한 구석에서 끝도 없이 이어지고,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면 왠지모를 아쉬움에, 종교가 없는 나도 성경을 한번쯤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 |
친구가 되기 5분 전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 푸른숲 |
친구 사이란 책이나 영화에서처럼 극적이거나 운명적이지 않다. 어쩌다 짝이 되어 친해지거나, 친구의 친구와 다같이 어울리거나, 사소한 오해로 아예 멀어져 버리기도 한다. 어떤 이는 한 두명의 친구로 만족하지만, 또 어떤 이는 알고 지내는 모든 사람과 친해져야만 한다. 이 책에는 학창 시절의 모든 것(?)이랄 수도 있는 친구 사이, 그 관계의 미묘함과 주인공들의 성장이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다양하게 녹아있다. 겉으로 보이는 친구 사이의 우정, 해맑음 이런 것 말고 그 관계들 속의 처절함과 복잡미묘함이 우리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어쨌든 십년 이십년 이어지는 우정도 작은 사건, 사소한 시간과 함께 시작되고 '친구가 되기 5분 전'의 어색함과 설레임은 참 좋은 기억으로 평생 남는다. 오늘은 오랫만에 먼저 전화를 걸어보고 싶어진다. |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헤티 판 더 레이트.프란스 X. 프로에이 지음 / 북폴리오 |
이 책의 부제는 이렇다. '0~20개월까지, 꼬마 아인슈타인을 위한 두뇌육아법'. 그래서 살까말까 고민했다. 나는 아이를 천재로 키우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말 못하는 우리 아가의 마음을 좀 알고 싶었을 뿐이니까. 그런데, 좋은부모 분야의 베스트셀러를 장바구니에 쓸어 담으면서 함께 산 이 책이 내 마음을 가장 달래 주었다. 부제만 빼면 최고다! - '천사처럼 잠든 아가'라는 말은 한 시간마다 한번씩 깨서 운다든지, 엄마 품에서 내려놓으면 칭얼대서 엄마를 불면에 빠지게 한다는 뜻이예요, 아기들은 항상 똑같지 않아서요, 어제는 정말 천사가 따로 없었지만 오늘은 어디 아픈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엄마를 힘들게 한답니다. 오늘 하루종일 우는 아가를 보면 화도 나고 걱정도 되시죠? 나만 왜 힘든가, 나는 엄마 자격이 없나 우울하시죠? 아가들은요.. 엄마를 괴롭히려고 그러는게 아니예요, 아가들은 매일 매일 세상에 적응하고 눈부시게 자라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 힘차게 도약하느라 그러는 거니 엄마들이 조금 더 따듯하게 안아주세요. 내일 아가는 몸도 마음도 한뼘씩 쑥쑥 자라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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