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에 이어 다시 달려간(어젠 갑작스런 급만남도 있었던터라 무지 바쁜 하루 ㅡ.ㅡ) LG아트센터.

필립 헤레베헤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바흐 미사곡 연주공연을 봤다.

지난 2월부터 오매불망 기다리던 필립 할아버지...

과연과연과연!!! 크리스찬이 아니어도, 그저 순수한 음악적 열망만으로도 충분히 감동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오래도록 잘 연마하고 호흡을 맞춰온 합창단과 관현악단원들의 최고의 앙상블에 나도 모르게 '영적인 고양'의 느낌으로 충만. 군더더기없는 정교한 지휘로 과연 거장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았던 필립 헤레베헤.

다미앙 귀용이라는 이름마저 낭만적인 카운터테너가 부른 <아뉴스데이>는 맘 속의 때를 그대로 씻어주는 듯한 궁극의 정갈함과 신실함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열과 성을 다해 연주한 오보에 퍼스트 주자가 인상적이었는데... 수줍은 키아누 리브스처럼 생긴 그야말로 외곬수 아티스트같았다. 솔로 부분에선 너무 열심히 연주한 나머지 귀까지 빨개지더라...ㅎㅎ

1부에서 바리톤과 호흡을 맞춘 호른 주자의 불성실한 자세와 울퉁불퉁한 음정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지난번 명동성당의 칸타타도 그랬고, 어제 미사곡에서도 그렇고 바흐의 종교음악은  놀라운 치유력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아니 바흐의 음악이 대체로 그런것같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어봐도 조금씩 조금씩 내면의 회복력이 상승하는 기분이니까... 

보리스 에이프만에 이어 관람 후 더할나위없는 만족감을 주었던 공연. 연속으로 이런 경험을 하는 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이겠지...

 
 자전거를 타는 소탈한 모습의 헤레베헤. 바흐의 작품에 대해 학구적인 열성과 진지한 호기심으로 접근한 그의 진면목을 이번 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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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6-12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른 분도 이 공연 엄청 칭찬하시던데, 좋은 공연 갔다오셨네요.^^

그림자 2006-06-12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로라님..저도 어제 공연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정도로 감동받았어요^^
CD랑은 또다른 느낌! 오늘도 어제 필 받아서 다시 갑니다^^
보리스 에이프만 공연 패키지로 다녀오고..요즘 엘지에서 사는 느낌...ㅎㅎ

플로라 2006-06-12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네 정말 좋더라구요...^^

그림자님, 님도 보셨군요... 이틀연속 가신다니 대단하십니다...전 이제 자금압박으로 허리가 휘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