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휴가가 15일이나 되지만 그걸 다 쓸수는 없다. 것두 연이어 쓰는 일은 거의 불가능.
암튼 그래도 주말을 낀 휴가를 내서 보통 4일 정도 짧게 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당장 결혼을 할 것도 아니고(적금을 들긴했지만 당장 큰 돈이 나가는 건 아니니),
앤이 있는 것도 아니고(며칠 안봐도 그리워할 이가 없으니),
세상을 넓고 갈 곳은 많고(뱅기만 타면 안가는 데 없이 다 가니),
그래서 틈만 나면 할인항공권을 조회하고,
여행동호회를 내집처럼 들낙거리고
결국 나만의 원더랜드를 향해 길을 나섰다.
마감때문에 입술이 부르트고 눈주위가 팬더처럼 되고 뺨이 핼쓱해져도 나는 언제나 즐거울 수 있었다(정말 단순하단 얘기 ㅡ.ㅡ).
많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1년이 두번 이상 외유를 했으니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정말 잘 벌고 여유가 있어서 나가는 줄 안다.
그치만 나는 언제나 여행 예산은 내 연봉의 10% 선을 지켜야 한다는 룰을 엄수한다.
사실 일하다가 너무 괴롭고 질려버려서 여행을 질러본 적도 있다. 나를 위한 선물이라고 자위하면서.
갈 땐 좋았는데 다녀오니 힘들어서 그런 바보짓은 다신 안한다.
여행의 맛을 알게되고부턴
자꾸자꾸 나도 모르게 다음 행선지로 떠날 궁리를 한다.
오늘 후배 S에게 메일을 보냈더니 수요일까지 홍콩출장 중이라고 답이 왔다.
H. K.
다시 또 마음이 들뜨는군...침사추이와 야우마테이의 강렬한 간판들, 소호의 이국적인 거리, 셩완의 딤섬집...
그치만 이제 딱총은 그만 쏴야해. 좀 더 넓은 세상을 봐야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