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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로 간 사람들 - 파독 광부와 간호사에 관한 기록
박찬경.클라우스 펠링 글, 박찬경 사진 / 눈빛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감독 박찬욱의 동생이자 끊임없는 문제작을 만들어내는 미술작가 박찬경.
그가 이번에는 우리 역사의 또다른 한 부분인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에 대한 사진집을 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
인간의 정신 움직임은 언제나 육체 움직임보다 자유롭다.
미래의 일을 상상할 때 정신은 미래로 날아가지만
몸은 현재에 머물러있게 된다.
과거를 추억할 때도 과거로 달려가는 것은 정신 뿐이다."
이 사진집의 서두에 나오는 소설가 조세희 말이다.
머나먼 이국땅에서의 30여년, 고된 이주노동자로서의 삶이
어찌 한 장의 사진 속에 다 담겨질 수 있을까?
하지만 놀랍게도 이 사진집의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버린 파독 광부들과 간호사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과거와 그리고 현재가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30여년전의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사진과 함께 오버랩되는 이들이 있다.
네팔, 필리핀, 몽골, 스리랑카 등지에서 온 이들. 이제는 더 이상 한국인들이 하지 않는
더럽고 힘들고 거친 일들을 하기 위해 한국땅을 찾은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