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끄만 게 저도 나무라고 향이 났다. 김애란 《바깥은 여름》 사은품으로 온 달력 받침대 얘기다. 나도 그랬겠지. 어머니도 그랬겠지. 사람은 다 그랬겠지. 생물은 어느 시기든 그런 티를 내며 살고 자라고 늙고 사라진다.

어머니가 여름휴가는 당신에게 오라신다. 내가 모셔도 시원찮은데 어머니 눈에 나는 늘 딱한 아이다. 내게 어머니가 늘 안쓰러운 어머니이듯이. 그래서 우리는 애정하고 미워하는 틀 속에서 영영 맴돈다. 멀리 어머니에게는 당신을 ‘어머니‘라 부르는 사람이 또 있다 한다. 부모를 일찍 다 잃고 자신도 딸이 있는 어머니면서 ‘어머니‘가 필요한 거다. 떨어져 사는 불효자식 나 말고 그분을 자식 삼으세요 농을 던지니 그래도 남은 남이라 하신다. 우리를 이토록 유대하게 하는 힘에 먹먹해진다.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얼굴을 몰라도 서로를 찾는 혈육의 정. 당신에게 DNA 얘기며 내 불면증은 유전자 탓이 크다는 말은 상처만 드릴 뿐이다.

‘내게 휴가 오라‘ 유일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사라지기 전에 같이 수박을 많이 먹어야지. 수박은 그러라고 있는 과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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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5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7-07 16:29   좋아요 0 | URL
더워서 애먹고 있습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다락방 2017-07-05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 글이 정말 좋습니다. 내게 휴가 오라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니요. 좋습니다.

AgalmA 2017-07-07 16:33   좋아요 0 | URL
어머니는 제게 이야기거리를 많이 주는 분이죠.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어머니 덕분입니다.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에게 쉬러 오라 말하기는 쉬워도 정말 받아주는 사람은 제겐 어머니밖에 없더라는. 어떤 단점도 덮을 정도로 대단한 장점. 저는 평생 못 배울 능력이고요.

나와같다면 2017-07-06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눈에 나는 늘 딱한 아이..

도대체 자식이 뭐길래.. ㅠㅠ

AgalmA 2017-07-07 16:3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러게요....

겨울호랑이 2017-07-06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어머니는 다 같은 심정이신듯 하네요.. 저희 어머니도 ‘하계 휴가 기획안‘을 올리라 하셔서 삼남매가 기안 중입니다.ㅋㅋ

AgalmA 2017-07-07 16:35   좋아요 1 | URL
삼남매^^ 어쩐지 겨울호랑이님은 둘째 같다 싶은데.... 가족이 모여 휴가를 계획하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7-07 16:37   좋아요 1 | URL
ㅋㅋ 장남이랍니다.ㅋㅋ

AgalmA 2017-07-07 16:39   좋아요 1 | URL
ㅎㅎ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그래서 두루두루 품을 줄 아시는구나....이해가 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