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 달의 추천 출판사 행사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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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읻다 출판사를 저는 특히 지지합니다.
Aldous Harding - Imagining My Man
6월을 정신없이 보낸 터라 읻다에서 앙리 미쇼 시집이 출간된 거 챙긴다는 걸 깜빡했습니다. 숱한 책에서 인용되었지만 국내에서 그의 책 찾기가 힘들어 얼마나 많은 날들을 애태웠던가!
시인들이 더 좋아하는 시인. 독특한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을 원하는 당신이라면 앙리 미쇼는 꼭 소장해야 합니다!
온라인 책 소개로도 반신반의 중이라면 제가 수집한 자료도 소개합지요.
평화로운 사람
침대 밖으로 손을 뻗으며, 깃털씨는 벽을 만질 수 없어 놀랐다. <이런, 그가 생각했다, 개미들이 벽을 갉아먹은 모양이군...> 그리고 그는 다시 잠들었다.
얼마 후, 깃털씨의 아내가 그를 잡고 흔들었다. 그리고는 <봐요, 그녀가 말했다, 게으름뱅이씨! 자느라고 바쁜 동안에, 우리 집이 강도를 당했어요.> 사실, 맨 하늘이 온 사방을 덮고 있었다. <이럴 수가, 어쨌든 이미 일은 끝났군>, 그가 생각했다.
얼마 후, 어떤 소음이 들렸다. 기차가 전속력으로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저렇게 바쁜 기세를 보니, 그가 생각했다, 정말로 우리 앞까지 오겠는 걸> 그리고 그는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추위에 깨어났다. 그는 온통 피로 젖어 있었다. 부인의 몇몇 조각들이 그 주변에 놓여 있었다. <피를 보면, 그는 생각했다, 항상 너무도 불쾌해진단 말이야, 그런데 이 기차가 지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면, 나는 매우 행복했을 텐데. 기차는 이미 지나갔으니...> 그리고 그는 다시 잠들었다.
- 이봐, 판사가 말했다, 당신 어떻게 설명하겠소? 당신의 아내가 여덟 조각으로 찢어져있는 것을 발견할 정도로 다쳤는데, 곁에 있던 당신은 막아보려는 단 하나의 행동도 할 수 없었으며,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불가사의한데. 모든 사건의 진상은 그 안에 있소.
- 이렇게 된 이상, 나는 그녀를 도울 수 없겠군, 깃털씨가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잠들었다.
- 처형은 내일이오. 피고인, 덧붙일 말 있습니까?
- 죄송합니다만, 그가 말했다, 저는 사건을 이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잠들었다.
빙산
난간도 울타리도 없는 빙산에, 지친 늙은 까마귀들과 요사이 죽은 수부들의 망령들이 북극의 마와 같은 밤에 와서 팔꿈치를 괸다.
빙산, 빙산, 영원한 겨울의 무종교의 대성당, 유성 지구의 머리 위에 씌운 빙모 추위에서 태어난 너의 기슭은 얼마나 고귀하고 또 순결한가.
빙산, 빙산, 북대서양의 등,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바다 위에 얼어붙은 장엄한 불상, 출구 없는 죽음의 번쩍거리는 등대, 침묵의 절규는 수 세기 동안 계속된다.
빙산, 빙산, 필요 없는 고독인, 갇히고 멀고 벌레 없는 나라, 섬들의 가족, 샘물의 가족인 그대들은 보면 볼수록 얼마나 나에게는 친숙한 것이냐......
▣ 앙리 미쇼 (Henri Michaux, 1899~1984)는 때로는 자기의 무의식 속을 파고들어가 존재의 실태와 존재 이유를 찾기도 하고 악의에 찬 세계에 둘러싸인 현대인의 고뇌와 무력을 독특한 풍자와 유머로 나타냄으로써 현대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와 인정을 받고 있다.
그는 원래 프랑스어계의 벨기에 출신으로 1955년에야 프랑스 국적을 얻었다. 어려서부터 극히 고독한 성격으로 부모 형제나 어떠한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자기는 남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브뤼셀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신비 작가의 작품이나 성인들의 전기를 즐겨 읽었고 잠시 의과 대학에 다닌 적도 있었으나 중도에 포기했다. 21세 때 새로운 다른 세계를 동경하여 일개 수부가 되어 약 2년 동안 바다를 떠다니며 방랑 생활을 하기도 했다.
1924년부터 파리에 정착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특히 로트레아몽의 작품을 읽고 큰 감동과 충격을 받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1927년 자아의 분열을 다룬 시집 《지난 날의 나》를 발표하고 계속하여 자신에 대한 거의 과학적, 의학적 관찰 보고서인 《나의 속성》,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박해받는 인물을 풍자적으로 그린 《플륌이라는 자》, 그리고 꿈과 환각, 충동을 조사, 보고한 《밤은 움직인다》 등의 시집을 내어 주목을 끌었다.
아울러 1927년에서 1939년에 이르는 동안 그는 또다시 다른 세계를 찾아 에쿠아도르를 비롯한 남미, 터키, 인도, 중국, 일본 등을 여행하고 두 권의 여행기 《에쿠아도르》와 《아시아의 한 야만인》을 펴냈는데 저자는 이 가운데 각국의 도시, 인물, 풍습, 동식물에 대한 학자적인 정밀한 관찰과 시인으로서의 깊은 성찰을 하여 많은 독자에게 감명을 주었다.
1940년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남 프랑스의 코트다쥐르로 피난했는데 여기서 앙드레 지드를 만났고 지드는 미쇼의 내면적 시가 가지는 현대적 뜻과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앙리 미쇼를 발견하자!"라는 강연을 하여 그의 이름을 높였다. 같은 시기에 그가 전시 중에 쓴 특이한 항전 시가 발표되어 일약 그는 유럽에서 유명해졌다. 뿐만 아니라 그는 30년대부터 아무에게서도 배우지 않은 자기류의 그림을 그려 발표해왔는데 이 특이한 그림이 화단에서도 높이 인정되어 그의 이름은 더욱 널리 퍼졌다.
그는 시인으로 계속하여 《시련, 푸닥거리》, 《유령》등의 환상적인 시집과 《다른 곳에》라는 가공적이며 상상적인 3부작 기행 문집들을 펴냈다.
1955년 경부터 인간의 심층 내부를 철저히 탐색하기 위해 그는 마약인 메스칼린을 복용하여 그 환각과 취기를 이용하여 의식 내부를 탐험하려고 했다. 즉 자신의 마음속 깊이 잠입하여 약의 힘을 빌려 인간의 모든 감각, 꿈, 인상, 이미지, 무의식을 알고 느끼고 경험하려고 했다. 그는 그가 직접 느끼고 본 것을 그의 시로 또는 그림으로 옮겼다. 어느 작가도 그만큼 인간의 희미하고 붙잡기 힘든 내부 세계를 이렇게 철저하게 탐험, 실험하려고 애쓴 작가는 없었다. 약 15년에 걸친 실험에서 얻은 작품으로 '비참한 기적', '소란스러운 무한', '구렁에서 얻은 지식', '정신의 큰 시련' 등이 있다.
미쇼는 만년에도 인간의 내부 세계와 환상 세계에 대한 많은 작품을('잠든 모양, 깬 모양', '사라지는 것과 대면하여' 등) 내놓았으나 점점 글자로 표현하기보다는 형상적인 그림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 그의 그림이란 회화라기보다는 현미경 아래 보는 박테리아의 표본이나 X선 사진과 같이 기이하고 독특한 것이다. 그러나 화가로서 그는 거의 매년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전람회를 열고 있고 그때마다 주목과 논란을 일으켰다.

Henri Michaux - Answering in Riddles

Henri Michaux - Sans Titre (1960)
1965년에는 파리의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그의 총 작품 전시회가 개최되어 그의 예술에 대한 경의를 표하였다. 그러나 같은 해 국가 문학 대상의 수상자로 추대되었으나 그는 이를 사절하였다. 그는 시인으로서 겸손하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엄밀한 뜻에서 문학권 외에 있으면서도 1940년대 이후의 젊은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http://www.france.co.kr 자료)
읻다 출판사에서 나오는 다른 책들도 커버 디자인 포함 선별 작품들 다 멋집니다T^T. 작가 이름 안 보고 척 봐도 예사롭지 않지요? 워크룸 프레스 책처럼 소장하고 싶어지는 책 목록! 보석 같은 출판사! 틈틈이 사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책을 사는데 알라딘 굿즈 쿠키 트레이까지 주다니 더 고마워요!
이번에 에드몽 자베스랑 앙리 미쇼 샀는데 리뷰도 꼭 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