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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새벽, 앞서 걸어가던 이가 내 인기척에 놀라 뒤돌아볼 때 속수무책 슬프다. 우리는 늘 두려워하지. 얄팍한 자신감도 빛 속에서나 가능했다
 
새들이 깨어나 노래하는 순간은 이상한 시작이다. 자신을 알리기 시작하는 때 창 너머 더 큰 신호가 어울렁거린다. 나는 건너편에서 아프게 본다. 이 몸으로 이 정신으로 건널 수 없는데 세상은 감당하기 어렵게 펼쳐져 있다. 왜 신을 육화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지를 생각한다.

 


 

5분도 되지 않아 그 풍경은 사라진다.  누군가에겐 시작이고 누군가에겐 끝이었으며 누군가에겐 아무 소용 없는  풍경. 그러나 바늘도 들어갈 수 없는 순간이었다. 내 기억은 너무 흔해서 구별되지 않아서 곧 가짜가 된다. 이해해 달라는 말은 비참하다는 말이다.

 

 

 

 

 

 "오늘 아침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하다"

 - 「얼음처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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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6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07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6-06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에서 「캐리비안 해적」의 ‘세상의 끝에서‘를 연상하게 되네요.^^: 제 수준이 디즈니 수준인 것 같습니다.

AgalmA 2017-06-07 19:24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은 글은 심각한 거 쓰시믄서 댓글은 개그ㅎ 반전매력입니까ㅋ

희선 2017-06-07 0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멋진 풍경을 보셨군요 그 짧은 순간을 만나서 기분 좋았겠습니다 밤도 아니고 새벽인데 무서워하다니... 어두운 밤에 길을 걷는다면 차라리 아무도 없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니... 좋게 생각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선

AgalmA 2017-06-07 19:26   좋아요 1 | URL
밤이든 새벽이든 늘 겪게 돼요. 그래서 밤엔 앞에 여성이 걸어가면 일부로 발걸음 쿵쿵대며 걸어요ㅎ; 세상이 점점 살벌해져서 안타까운 일이죠.

cyrus 2017-06-07 0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휴일은 영원이 아니라서 슬픕니다... 시간이 지나면 휴일이 다시 찾아오지만요.. ㅎㅎㅎ

AgalmA 2017-06-07 19:27   좋아요 0 | URL
cyrus님은 휴일있어도 책 파고 계실 거니까 큰 상관없지 않나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