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뉴턴 제2법칙 F=ma(힘은 질량과 가속도의 곱과 같다)를 들여다보다가, 물체가 현재의 운동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인 ‘관성(inertia)‘에서 물체 자리에 인간을 대입해 보면 스피노자가 말한 ‘자기 보존 능력-코나투스(conatus)‘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중력질량 M과 관성질량 m이 1퍼센트 오차 이내로 같다는 것은 나와 타인/외부가 개별성에서 같음을 시사한다.
˝M은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행사하는 중력의 세기를 좌우하는 양˝이고, ˝m은 물체에 힘이 가해졌을 때 힘에 저항하는 정도인 ‘관성‘을 가늠하는 양˝이다.
2. 물체에 작용하는 힘이 중력인 경우는 또 어떤가? 물체의 운동은 수평방향으로는 똑같은 중력을 받기 때문에 등속운동을 한다. 그러나 수직방향으로는 힘이 달라지면서 공은 기하학적인 포물선을 그린다. 이것은 통시적인 방향성을 지닌 인간의 삶과 역사가 굴곡이 많을 수밖에 없는 논리적 설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질량이 큰 이를테면 권력이 컸던 박근혜 씨의 추락은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성립된다.
˝공의 궤적은 운동이 시작되는 순간의 빠르기와 진행방향, 즉 초기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에 따르면, 최순실 씨는 박근혜 씨가 대통령에서 출발하는 중요한 초기 조건이었다. 뉴턴은 초기 조건을 모두 알고 있고 작용하는 힘도 알고 있다면, 이 운동 즉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탄핵까지 성사될 수 있었던 건 그 초기 조건과 힘들이 드러났을 때 가능했다. 박근혜 씨는 그렇고, 우리에게는 다른 초기조건이 있었다. 이화여대 정유라 특혜 의혹 진상 규명 운동,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 발견 그것은 아주 우연적 사건이었다. 다시 한 번 토마스 쿤의 이 말을 떠올리게 된다. ˝사람들은 어떤 것을 지각할 수 있게 해주는 적절한 은유를 갖기 전에는 그것을 보지 못한다.˝
3. 뉴턴의 세 번째 법칙 ˝작용(action)과 반작용(reaction)은 방향이 반대면서 크기가 같다.˝는 박근혜 씨 일파 권력과 국민과의 탄핵 힘겨루기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질량을 가지고 존재하는 한 F(힘)은 작용할 것이고, 우리는 작용과 반작용 씨름을 계속할 것이다. 박근혜 씨의 ‘잘못 중력‘(작용)이 우리를 이토록 끌어당기지 않았다면 박근혜 씨도 우리의 ‘탄핵 중력‘(반작용)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이 관계를 인력과 척력으로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전기력 설명에 해당하고, 여기서는 뉴턴의 중력 법칙에 따라 ‘잘못 중력‘으로 표현하는 게 더 재밌어서 저렇게 말했다.
4. 힘에는 방향이 있고, 지구의 중력은 항상 아래쪽을 향한다. 권력은 사람을 잡아당기고 누르는 중력 속성과 닮았다. 그러나 더 강한 힘이 있다. 뉴턴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힘 중 ‘전기력‘이 있다. 물체뿐 아니라 바람, 물 등 많은 것들의 밀고 당기는 힘이 모두 전자기력이라는 걸 뉴턴은 몰랐다. 전기력은 ‘위‘로 향하는 모든 힘의 원천이다. ˝원자를 단단하게 결합시키고 물체의 견고함을 유지하는˝ 힘이기도 하다. 이것은 관성처럼 ‘나‘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원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내부는 대부분 텅빈 물질˝이 전기력으로 자신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은 나이면서 나를 모르는 ‘자아‘ 상태와 매우 흡사하다.
인간이 형성하는 앎과 관습과 시스템과 체계들이 우리를 이 땅에 끌어매는 중력인 것처럼.
즉 우리의 상부는 자아라는 전기력이 잡아당기고 우리의 하부는 인간의 생활기반이라는 중력이 잡아당기고 있는 형국.
전기력이 중력보다 10의 41배쯤 강하다고 하니 우리가 자아에 강력하게 이끌리는 것도 설명됨직하다. 그러나 지구에 사는 한 우리는 인간이라는 중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 일전에 겨울호랑이님이 재미난 질문을 하셨다. ‘빛의 속도가 더 빠를까, 생각의 속도가 더 빠를까‘였다. 그때 나는 처음에는 빛의 속도가 더 빠르지 않을까 생각했다가 갈릴레오의 증명에 따라 같은 조건에서는 모든 물질의 속도는 같을 것이기에 생각과 빛이 같은 조건이라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오늘 또 <신의 입자>를 읽다가 전자기파의 속도를 알아낸 맥스웰의 파동방정식 설명을 읽으며 그 문제에 해답을 발견했다. ˝전자기파의 속도가 빛의 속도와 정확하게 같다는 것은 이들이 본질적으로 같다는 뜻˝이란 대목에서 우리 신경세포가 전기적인 방법으로 신호를 전달한다는 걸 생각할 때 ‘빛과 생각‘은 성질상 속도가 같을 것이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생각의 속도는 엄청나다는-ㄷ-)˝
그런데 이렇게 대단한 속도를 지닌 생각을 지니고도 나는 왜 재치 발랄 유머가 안 나오는가ㅜㅜ무슨 회로가 잘못된 거야!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도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양자이론으로 넘어가면 에너지가 파장에 따라 달라진다. 즉 빛과 생각이 어떤 파장을 지니는가에 따라 에너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난 이것을 실험하거나 증명할 능력이 없다; 무한한 공부 굴레만...
* 이렇게 중간중간에 생각이 많아서야 이 책 언제 다 읽지ㅜㅜ하지만 재밌다!
** 저 웬만하면 지적 안 하는데, 이렇게 좋은 책에 오타들 너무 많습니다^^; 무엇이 그토록 급했단 말인가...
˝나무(☞너무) 많다˝는 애교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