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스킨에서도 나는 아웃사이더 취향. 이번 2017년 어린 왕자 시리즈는 내가 좋아하는 플레인은 없고 위클리와 데일리만 출시되었다. 그래서 지름신을 조금 수월하게 잠재울 수 있을지도. 현재 알라딘은 몰스킨 2017년 어린 왕자 시리즈를 갖추고 있지 않아 더 참을 만하다;; 이보시오, Agalma 씨, 지금 가지고 있는 다이어리 처리나 잘 하시오! (못 들은 척한다....)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는 어른 친구 레옹 베르트를 위해 《어린 왕자》를 썼다고 생텍쥐페리가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구했을 때처럼 내 어린 왕자 다이어리 탐심도 여기 어른 친구들이 이해해 주리라 생각한다. 우리 속엔 늘 어린이가 있지 않은가.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 같은 마음이군요, 라고 말하면 나는 좀 슬플 것이다. 보아 뱀이 삼킨 코끼리 심정이 될 지도.
알라딘 달력으로 매년 잘 지내왔는데, Francis Bacon 달력 유혹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너무 좋아서 출퇴근할 때도 이 달력을 들고 다닐 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웃기군! 다이어리가 아니라 벽걸이 달력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얘길 들은 적 있지만 내가 그러리라고는.... 탁상용 캘린더를 들고 다니는 친구를 이길 수 있다!
˝나는 공포보다 고함을 그리기를 원했습니다˝ ㅡ 프란시스 베이컨
˝베이컨에 따르면 베이컨에게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몇몇의 머리들이고, 한두 개의 공중 삼면화이며 남자의 넓은 등 하나이다. 하나의 사과와 한두 개의 꽃병 이상의 전쟁이다˝
ㅡ 질 들뢰즈 《감각의 논리》
Rothko 달력은 하고 많은 그림 중에 왜 다 저런 색감만... 맘에 들지 않아 다행이다...
이런 시시콜콜한 것을 적는 변명.
˝떠오르는 어떠한 생각도 모르게(incognitio) 지나가도록 하지 말 것. 메모장에 노트를 할 때는 관청들이 외국인 등록부를 기록할 때처럼 엄격하게 할 것.˝
ㅡ 발터 벤야민 《일방통행로》, 작가의 기술에 대한 13개의 테제 中
엄격하게 쓰진 못했지만 모르게 지나가도록 두진 않았다. 오늘 하루 모르게 지나간 23000개 중 하날 잡은 건 지도 모른다. 어린 왕자가 무수한 별똥별 중에 하날 잡아(생텍쥐페리는 철새들의 도움일 거라고 추측) 지구로 오는 동안 만난 각각의 인연들처럼. 결국엔 여우도, 장미도 아니었다는 데 이 이야기는 더 큰 울림이 있다.